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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래퍼, MC스나이퍼·이센스를 떠올리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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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사진=스나이퍼사운드 제공)

 

송래퍼의 첫 번째 미니앨범 ‘더 락커(The Locker)’를 들어보면 떠오르는 래퍼가 두 명 있다. 그중 한 명은 이센스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지난해 힙합 마니아들을 열광시킨 이센스의 앨범 ‘디 에넥도트(The Anecdote)’가 떠오른다. 자전적 이야기가 주를 이뤘지만, 감정 이입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앨범이었다.

‘더 락커’에도 그런 힘이 있다. 마치 사물함 속 물건처럼 흥미로운 트랙들이 앨범에 담겼다. “이센스에게 영감을 받아 이번 앨범을 작업했다”는 송래퍼는 인간 송승민과 힙합뮤지션 송래퍼의 속내를 담백하고 솔직하게 풀었다. 1번 트랙 ‘문을 열다’와 2번 트랙 ‘백 인 더 데이(Back In The Day)’ 등이 대표적. 또, 쉽게 꺼내기 힘들었던 동생의 이야기를 3번 트랙 ‘방파제’에 담았고, 5번 트랙 ‘바지내려’를 통해 음악적 소신을 당당하게 밝혔다.

“제가 귀가 얇아요. 그동안 ‘요즘 트렌드는 이거다’ ‘이렇게 해야 뜰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정작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지 못했죠. 결국에는 저도 안 듣게 되는 음악이 나왔고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송래퍼의 정체성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앨범 작업을 시작했어요.

이센스 앨범에서 영감을 받았고, 저도 자전적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어요. 콘셉트는 사물함으로 잡았어요. 사물함에는 애정이 깃든 물건도 있고, 사용기간이 지난 낡은 물건들 있잖아요. 사연이 있는 물건들도 있고요. ‘더 락커’ 사물함 같은 다채로운 앨범이라고 할 수 있죠.”

 

나머지 한 명은 MC스나이퍼다. 송래퍼는 2012년 ‘쇼미더머니’를 통해 얼굴을 알린 뒤 스나이퍼사운드에 둥지를 틀었다. 특유의 시적인 가사로 진한 울림을 주는 MC스나이퍼의 영향을 받아서 인지, 한국 나이로 스물셋인 송래퍼의 가사는 또래 래퍼들 보다 깊이가 있다. 특히 외로움, 공허함 등을 주제로 한 타이틀곡 ‘제발’ 등에서 MC스나이퍼가 많이 떠오른다.

“사장님(MC스나이퍼)이 떠오를 만해요. 회사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앨범을 작업했고, 사장님과 매일 밤 술을 마시면서 음악에 대한 고민을 나눴으니까요. 스나이퍼사운드에 들어온 지 어느덧 4년이 됐어요. 진정성 있는 음악을 추구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저와 잘 맞는다는 생각해요.”

이센스, MC스나이퍼 등이 떠오르지만 ‘더 락커’를 곱씹어 들으면 뇌리에 강하게 남는 건 결국 송래퍼다. “한번 듣고 잊히는 게 아니라 머리와 가슴에 남는 가사를 쓰고 싶어요.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며 많은 사람을 공감하게 만드는 16마디를 쓰려고 노력 중이죠. 아마 제 또래 래퍼들이 추구하는 방향성과는 확실히 다를 거예요. 당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뚝심으로 나아가려고 해요. 그게 진짜 멋있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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