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버스 기사가 통행료 명목으로 조폭에게 돈을 건내는 모습.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셔틀버스 기사들에게 일명 '보안관'으로 불리며 통행료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챙긴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공동공갈 혐의로 안양지역 폭력조직원 홍모(39)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승합차 내부를 개조하거나 신호위반과 난폭운전을 일삼으며 대리기사들을 상대로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 영업을 한 셔틀버스 기사 심모(50)씨 등 24명도 여객자동차 운수 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홍씨 등은 대리기사들로부터 요금을 받고 승합차를 운행하는 셔틀버스 기사들에게 정차를 방해하거나 자가용 불법 운송 영업을 관할 관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 통행료 명목으로 경기 안산지역에서 셔틀버스 기사 43명으로부터 1억19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홍씨 등은 불법으로 운행되는 셔틀버스 기사들이 수사기관에 쉽게 신고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이용해 2008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매일 셔틀버스 기사 1인당 5000원씩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2008년 이전에 통행료 명목으로 셔틀버스 기사들에게 돈을 걷어오던 다른 조직폭력배들로부터 인계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심씨 등은 더 많은 대리기사들을 태우기 위해 차량 내부를 개조, 15인승 차량에 20명이 넘는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면서 운행 횟수를 늘리기 위해 새벽시간대 신호를 위반하거나 과속·난폭 운전을 일삼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셔틀버스의 경우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셔틀버스 기사들은 폭력배들에게 갈취를 당하면서도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수원, 부천, 서울 등 각 노선별 셔틀버스 대수를 제한하며 시장을 독점했다.
또 1천만원~2500만원까지 권리금을 만들어 셔틀 영업을 양도·양수하는 등 기득권을 유지했다.
경찰은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