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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실력, 부자 엄마가 스펙"… '김사부'에 담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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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갑질'과 '가짜 사망진단서', 낯설지 않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12일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1.6%) 월화드라마의 '강자'로 군림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가 결코 낯설지 않은 현실을 담아내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줬다.

◇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려는 '안하무인' 부자 엄마… 혹시?

12일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혈중 알콩농도 0.18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6중 추돌사고를 낸 음주운전 가해자와, 돈과 지위를 믿고 갑질을 서슴지 않는 가해자의 엄마가 등장했다.

사람이 죽고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둘은 다리를 잃는 등 대형 사고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그의 엄마는 별달리 미안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건강 상태보다 아들의 해장을 더 급히 여기는가 하면, 최소한의 미안함도 없느냐는 윤서정(서현진 분)의 일갈에 "젊은애가 어쩌다 술도 마실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운전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12일 방송된 SBS '낭만닥터 김사부' 11회 (사진='낭만닥터 김사부' 캡처)

 

가해자 엄마는 오히려 윤서정에게 "피해자들이야 뭐 변호사들이랑 알아서 보상하면 되는 거고. 어디서 되도 않는 의사 나부랭이가 나타나가지고 누구 앞에서 훈계질이냐"라고 반문했다. 병원을 나서면 경찰서에 가야 하기에 둘 사이의 싸움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가해자에게 그의 엄마는 "엄마가 알아서 해결할 거야"라고 말하며 안심시켰다.

윤서정은 가해자에게 다리를 잃은 피해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똑바로 봐,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저게 돈으로 보상한다고 끝날 문제 같니?"라고 말했다. 그러곤 "돈이 실력이고 부자 엄마가 스펙이고 다 좋아. 다 좋은데 그래도 최소한 양심이 뭔지는 알아야 되지 않겠니?"라고 덧붙였다.

자기 때문에 다친 피해자들을 보고 눈물 짓는 아들을 본 가해자 엄마는 "어쩔 거야. 맞고소라도 할 거야? 이게 어디서 남의 아들을 울리고 앉았어?"라며 윤서정의 뺨을 때렸다. 윤서정은 "미안함도 모르고 수치심도 모르고 어쩌다 당신 같은 사람들이 큰소리치는 세상이 됐을까요?"라고 쏘아붙이며 '합의'나 '타협' 없이 맞고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뒤 안 가리고 무례하게 군 것은 가해자 엄마 쪽이었지만, 윤서정은 송현철 외과과장(장혁진 분)으로부터 사과를 강요받았다. 윤서정이 사과하지 않자 가해자 엄마는 "정말 병원 기강이 말이 아니"라며 빈정댔고, 외과과장 역시 가해자 엄마가 강원도지사 최측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렇게 현실감각이 없어서야 원. 좀 비위 상하더라도 대충 사과하고 덮"으라고 말했다.

자신과 자기 자식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갑질'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돈이 실력이고 부자 엄마가 스펙"이라는 대사가 더해짐으로써,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특정 인물을 연상할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는 자신의 SNS에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는 글을 올렸고,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큰 파장이 인 바 있다.

◇ 집단 구타 흔적이 보이는데 사인이 '병사'?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가짜 사망진단서'가 나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강동주(유연석 분)는 응급실에 있다 헌병을 피해 도망간 후 의식을 잃고 다시 돌아온 탈영병을 만나게 됐다.

처음 응급실에 왔을 때부터 탈영병 몸 곳곳에서 멍을 발견했던 강동주는 수술을 집도하면서 '구타에 의한 상처'라는 확신을 더했다. 강동주는 탈영병이 현재 패혈성 쇼크가 진행됐고 혈압이 계속 떨어질 경우 장기 손상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고 보았고, 헌병에게 "환자 부상 원인이 아무래도 외부 충격에 의한 것 같다"는 소견을 전했다.

12일 방송된 SBS '낭만닥터 김사부' 11회 (사진='낭만닥터 김사부' 캡처)

 

심정지와 함께 뇌사로 갈 확률이 높아질 정도로 탈영병의 병세가 악화됐을 때, 갑자기 거대병원 원장 도윤완(최진호 분)이 강동주를 찾아왔다. 도윤완은 헌병과 송현철 외과과장도 동석한 진료실에서 강동주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며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그 서류는 '사망진단서'였다. 강동주가 주치의로 돼 있는 이 진단서에는 사망 원인이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돼 있었다. 구타로 인한 죽음이었다는 점을 은폐하고자 한 '가짜 사망진단서'였던 것이다. 강동주는 해당 서류를 구겨버렸지만, '가짜 사망진단서'를 받아들였는지 거부했는지는 자세히 드러나지 않았다.

사인이 '병사'인지 '외인사'인지를 두고 권력층이 '병사'라고 할 것을 종용하는 장면 역시 낯설지 않다. 지난해 11월 14일 경찰의 물대포 직사를 맞고 사경을 헤매다 결국 올해 9월 25일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사인' 논란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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