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자유투' 영웅이 승현에서 정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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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하이파이브 할 수 있었는데...' 오리온 이승현(가운데)이 7일 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아쉽게 역전패한 뒤 동료들과 함께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고양=KBL)

 

자유투 1개에 영웅이 바뀌었다. 성공했다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을 텐데 실패하면서 상대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지켜봐야 했다.

고양 오리온 간판 이승현(24 · 197cm) 얘기다. 애매한 판정으로 인해 자칫 이상하게 흐를 뻔한 경기의 중심을 잡고 경기 막판 통렬한 역전골을 넣었지만 자유투 1개 때문에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승현은 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17점 6리바운드 3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팀은 99-101 아쉬운 역전패를 안으면서 3연승이 무산돼 12승4패로 서울 삼성(13승4패)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어느 팀이 이겼어도 수긍할 명승부였다. 이날 오리온은 전반을 기분좋게 마쳤다. 1쿼터를 21-24로 뒤졌지만 2쿼터 32-24로 압도하면서 전반을 53-48로 역전한 채 후반을 맞았다. 오데리언 바셋이 2쿼터만 9점 3도움을 올리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잘 나가던 오리온은 3쿼터 다소 흔들렸다. 인삼공사 단신 외인 키퍼 사익스가 8점을 몰아넣었고, 이정현이 4도움을 올리며 데이비드 사이먼의 9점을 이끌며 승부를 뒤집었다.

특히 오리온은 3쿼터 종료 1분께 석연찮은 파울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허일영이 공격 리바운드 뒤 골밑슛을 넣는 과정에서 상대 오세근에 대한 공격자 파울이 불린 것. 오리온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자유투를 내줘 68-76까지 끌려갔다.

'3점슛은 넣었는데...' 오리온 이승현이 7일 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3쿼터 막판 버저비터 3점슛을 시도하는 모습.(고양=KBL)

 

자칫 분위기를 내줄 상황에서 힘을 낸 게 이승현이었다. 다음 공격에서 이승현은 작심한 듯 오세근을 상대로 힘있는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파울 자유투까지 이끌어냈다. 3점 플레이로 분위기를 다시 되살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승현은 3쿼터 종료 직전 3점 버저비터까지 꽂았다. 시간에 쫓겼지만 침착하게 오른쪽 사이드에서 백보드를 맞춰 림을 갈랐다. 74-76, 무려 6점을 집중시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현의 분전에 오리온은 정상 분위기를 되찾았다. 이승현은 4쿼터 시작과 함께 정재홍의 3점슛을 어시스트하며 77-76 역전까지 이끌었다. 이후 이승현은 골밑슛을 넣고 헤인즈의 득점을 돕는 등 제 역할을 해내며 시소 게임을 지탱했다.

특히 종료 직전 엄청난 존재감을 뽐냈다. 인삼공사가 이정현의 폭발적인 득점으로 98-97으로 역전한 종료 17초 전 오리온의 공격. 이승현은 헤인즈에 더블팀 수비가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골밑을 파고들었고, 헤인즈의 송곳 패스를 받아 슛은 얹어넣었다. 종료 7.2초 전 터진 역전골이자 상대 파울 자유투까지 이끌어낸 천금의 활약이었다. 99-98, 자유투 1개면 승리를 굳힐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승현의 자유투는 림을 맞고 튀었다. 하필이면 이게 길게 튀어 인삼공사의 볼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사익스의 돌파를 김강선이 막은 게 U파울로 선언돼 오리온은 자유투 2개와 공격권까지 내주게 됐다. 다행히 사익스의 자유투가 1개만 들어갔지만 3.5초 전 시작된 인삼공사의 마지막 공격에서 이정현의 버저비터 슛이 들어가 오리온의 패배가 결정됐다.

오리온으로서는 너무나도 허무한 패배였다. 더욱이 이정현은 위닝샷 과정에서 트래블링 반칙을 범했지만 심판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승현의 자유투 1개가 들어갔다면 오리온은 속공을 내주지 않아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낮았다. 이승현은 팀 간판다운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경기에서 승리 뒤 폭죽에 맞은 액땜이었을까, 승리의 여신은 이번에는 일단 살짝 이승현을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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