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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비서들' … 흑수저 비서들이 꾸미는 부의 재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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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반짝반짝 안경' 등 신간 소설 2권

 

<도둑비서들>은 전 세계 미디어 산업을 거머쥐고 있는 재벌그룹의 비서들이 벌이는 “어쩌다 사회운동”이 된 기발한 도둑질을 다룬 작품이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발랄한 뉘앙스로 현실을 풍자하고, 마지막엔 이 답답한 세상에 통쾌한 어퍼컷을 날린다. 쥐꼬리만 한 월급 받아 학자금 대출과 월세 갚느라 허리 휘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깔깔깔 웃다, 울다 공감하게 되는 소설이다. 우연히 시작된 ‘작은 횡령’이 어떻게 수백만 여성들의 대출금을 상환하는 희망의 연대로 성장하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 우울한 세상에 상처받고 지쳐 있는 이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

티나 폰타나는 세계 굴지의 언론사 회장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의 비서다. 나름 명문대인 뉴욕대 영문과를 나왔지만 6년째 ‘발전 가능성 없는 단순 업무’만 반복하고 있다. 10년째 갚고 있는 학자금 대출과 좁아터진 원룸 월세를 생각하면 연애는 사치. 퇴근 후 인터넷으로 드라마나 보던 그녀 인생에 어느 날, 눈먼 회삿돈 2만 달러가 굴러들어온다.
소심한 원칙주의자 티나는 몇 날 며칠 고민하다, 순간의 유혹에 못 이겨 학자금 대출을 갚아버린다. 하지만 이내 경비 처리부서의 비서 에밀리 년에게 들켜, 그녀의 학자금 대출 7만 달러도 갚아달라는 강요를 받는다. 상류층 출신의 금발미녀인 줄 알았던 에밀리는 사실 집도 없는 신세. 은근슬쩍 티나의 원룸에 기어들어와 기숙하게 되면서 둘은 참 안 어울리는 베프가 되고, 티나는 결국 로버트의 영수증을 위조해 에밀리의 빚을 처리해준다.
그런데 회계팀장 마지가 이들의 범죄를 눈치채고 협박하면서 티나가 갚아주어야 할 비서들의 학자금 대출은 점점 늘어난다. 눈덩이처럼 커져버린 ‘회장님 돈 횡령하기’는 묘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책 속으로

"예를 들면 이런 식이지. 내가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나도 상사의 경비를 관리하잖아. 그래서 내가 이 네트워크에 합류해서 그쪽하고 에밀리가 했던 것처럼 상사의 지출내역서를 날조하면, 거기서 나온 돈으로 다른 회원들의 대출금을 갚아줄 수 있다, 이거지."
"그러니까 지출내역서를 이용한 계략이라는 거네요. 알겠어요. 내가 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대로 이해한 거 맞죠?"
웬디는 노트북을 바닥에 내려놓고 탁자 대용으로 뒤집어놓은 우유 상자에 군화를 척 올렸다.
"계략이라니. 그 잠재력을 생각해보라고, 티나. 우리는 그냥 평범한 99%가 아니야. 우리는 상위 1퍼센트의 비서잖아. 거기서 힘이 나오는 거라고." -본문 168~169쪽

카밀 페리 지음 |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368쪽 | 13,000원

 

<반짝반짝 안경="">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따뜻한 감동을 주는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최신작이다. 기적 같은 남녀의 만남이 가져오는 설렘, 삶에 주어지는 고된 일상을 묵묵히 극복해 나가는 젊은이들의 애잔함, 그리고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도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연애 소설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네 명의 주인공 아케미, 아카네, 유지, 야요이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아픈 사랑을 하면서도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성숙한 사랑을 보여 준다.

이들이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견뎌 낼 수 있었던 것은 “이 세상은 기적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특별하다!”라고 여기며 긍정적인 눈으로 즉 ‘반짝반짝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줄거리

어린 시절 친구들의 따돌림을 당한 뒤로 내성적인 성격을 갖게 된 아케미는 사랑하는 고양이 페로가 죽자 큰 상실감에 빠졌다. 그러다 그는 우연히 헌책방에서 <죽음을 빛나게="" 하는="" 삶="">이라는 책을 사게 되었고, 가장 인상 깊은 구절에 밑줄이 그어진 것을 보고 운명에 이끌리듯 책갈피에서 발견한 명함 주소로 메일을 보내 아카네를 만난다.
아카네를 보고 첫눈에 운명임을 느꼈지만 결코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는 없는 아케미, 시한부 선고를 받고 연인 아케미를 보내 주려는 유지, 짝사랑보다는 사랑이 하고 싶지만 거절만 당하는 야요이, 점점 죽음을 향해 가는 연인을 지켜보면서도 ‘행복’을 찾아내려는 아카네…….

<반짝반짝 안경="">에 등장하는 네 명의 젊은이들은 엇갈린 사랑과 이별에 아파하며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가슴 깊은 곳에는 저마다의 상처를 끌어안고 괴로워하고 있다. 네 사람의 모습을 보면 가슴 깊은 곳에 묻고 살았던 우리의 상처를 꺼내보게 된다.

사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거나 극복되지 않지만 이 책은 자신의 상처에 갇혀 고통스러워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타인에게 다가가 위로를 전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성장하는 방법이자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힘이라고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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