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에서 '유금비' 역을 맡은 허정은 (사진=KBS 제공)
한결 같이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오 마이 금비'에서 니만피크(아동치매)병을 앓는 '유금비' 역을 맡은 아역배우 허정은에 대한 찬사다.
29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KBS '오 마이 금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정성효 드라마센터장, 이건준 CP, 김영조 PD, 배우 오지호와 허정은이 참석한 이날,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사람은 놀라운 연기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허정은이었다.
'오 마이 금비'는 결핍된 아이와 결핍된 어른들이 만나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핏줄보다 진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오지호가 철없는 아빠 모휘철 역을, 허정은이 니만피크병을 앓는 유금비 역을 맡았다.
이건준 CP는 "우리의 보배"라는 짧지만 강렬한 한 마디로 '금비'를 칭찬했다.
김영조 PD는 "연기 잘하는 아역은 많다"면서도 "연기 잘하는 것과 사람의 분위기는 다른 것 같다. (정은이는) 가만 있을 때도 되게 좋다. 계속 연기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나. 가만 있을 대 그 사람(의 분위기)이 전달되는 건데, 오디션장 문을 열자마자 1초 만에 '정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제 느낌이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녀 케미를 선보이고 있는 오지호는 "대사 대부분이 어른들의 말이지 않나. 아직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그런데 막상 대사를 하게 되면 정말 (그 뜻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대사를 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게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은이에게 가장 높게 평가하는 건 얼굴 근육이다. 눈, 코, 입, 볼 다 움직인다. 이런 것들이 시처자들에게 가장 큰 반응을 일으키는 것 아닐까"라며 이내 허정은에게 "잘했지?"라고 되물었다.
오지호는 자신의 '연기'에도 허정은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는 상대방 대사에 받아서 리액션이 나오는데 정말로 이 친구는 그렇게(실감나게) 대사를 쳐서 저도 거기에 걸맞게 리액션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오지호는 허정은이 "기존(에 호흡을 맞췄던) 여배우와는 많이 다르다"며 "연기하다 보면 성인 연기자 같을 때가 있다. 그만큼 감정이 매우 풍부하다"고 치켜세웠다.
KBS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에서 '모휘철' 역을 맡은 오지호와 '유금비' 역을 맡은 허정은 (사진=KBS 제공)
"이런 곳에 앉아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되게 좋고 신기하다"는 소감을 전한 허정은은 기자들의 질문에도 곧잘 막힘없이 대답했다. 철없는 아빠 휘철에게 훈계하는 대사를 할 때, 그걸 다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이해를 하긴 하는데 감정을 다 알지는 못하니까 어렵긴 하다. 그래도 지호 삼촌이 잘 가르쳐주셔서 그나마 괜찮은 것 같다"고 웃었다.
허정은은 또한 '눈물연기'가 어렵다는 비밀(?)도 밝혔다. 허정은은 "제가 우는 연기를 잘 못하는데 감독님이 시간을 오래 주시니까 그래도 잘 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아픈 연기를 할 때는 어떤 마음이냐고 묻자 "그냥, 나라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똘망똘망하고 분명하게 대답하고, 능숙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허정은은 아직 10살 소녀다. 그래서 촬영장에서도 허정은을 위한 크고 작은 배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운 직후에는 금비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것, 최대한 일정을 조정해 저녁 11시 이전에는 촬영을 마칠 수 있게 하는 것, 중간에 낮잠 시간을 주는 것 등이다. 촬영 일정 조정은 '학교 가기'를 좋아하는 허정은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