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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의 수상한 무리수…'최순실 의혹'에도 신규 면세점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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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외국인 관광객 30만명 이상 증가' 규정 무시

관세청 로고 (사진=관세청 홈페이지 캡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제주도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면세점이 있다. 제주공항과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 국제 및 국내여객터미널 등 3개가 있다.

이들 면세점의 매출액은 2013년 2903억 원에서 2015년에는 4075억 원으로 2년 사이에 40.4%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는 매출 목표액을 4420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이처럼 제주 면세점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이 2013년 1085만 명에서 2015년에는 1366만 명으로 25.9%나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262만 명으로 2013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한 것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액 증가율과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율이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관세청이 발표한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사업자 선정 계획은 이런 기본적인 통계 연관성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면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검찰이 면세점 추가 허가와 관련해 최근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기재부·관세청을 압수수색하는 등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관세청이 거듭 강행 의지를 밝혀 특혜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 관세청, 법규정 무시하고 '신규 면세점 특허권' 강행

관세청은 지난해 7월,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권 2장을 허가했다. HDC신라면세점과 한화 갤러리아타임월드가 신규 특허권을 획득했다.

이어, 11월에도 롯데와 신세계, 두산에 면세점 특허권 3장을 내줬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는 처지가 됐다.

그런데, 관세청은 불과 5개월만인 지난 4월 29일 '서울 시내 4개 면세점 특허권 추가 계획'을 발표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탈락한 기업들을 위한 특혜성 허가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런 의혹의 근거가 바로 법에서 정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 규정이다.

현행법은 신규 면세점 허가를 내주기 위해선 ‘광역자치단체별 외국인 관광객이 30만 명 이상 증가한 경우’를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5월 24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5년도 서울의 외국인 관광객은 2014년보다 무려 100만 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관광객이 30만 명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었는데도 관세청이 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발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특혜의혹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지난 4월 추가 결정할 당시에는 2015년 서울의 외국인 관광객 통계가 없었기 때문에 2014년 통계를 근거로 3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구구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관세청은 이미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 면세점 특허권을 내주면서 2014년 외국인 관광객 통계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정부가 규정을 어겨가며 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정부가 데이터 숫자를 확인하지 않고 신규면세점을 내주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관광 관련 연차보고서는 보통 7~8월에 나오는데 그걸 보고 9~10월에 판단해도 되는데 이걸 보지도 않고 신규 추가 면세점을 공개한 것"이라며 "신규 면세점 절차는 즉각 중단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3월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2015년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 외국 관광객들이 88만 명이나 늘었다’고 발표해 관광객 수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 "면세점사업 최순실 게이트 의혹"…신규사업 즉각 중단해야

그렇다면, 관세청이 이처럼 특혜성 허가 논란이 제기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무리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게다가, 이미 신규 면세점 특허권을 받은 5개 사업장 가운데 4곳이 적자인 상태에서 또 다시 신규 면세점 4개를 추가하는 것은 공멸을 자초하는 것이라는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밀어붙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바로 이 부분에 대해 검찰이 최순실씨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최근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기재부·관세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김현미 의원은 "2015년 연말에 정부가 신규면세점 허가를 내주고 이듬해 4월에 추가로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과정에 지난 2월 18일 박대통령과 최태원 SK회장이 독대했고, 이어서 3월 14일에는 롯데 신동빈 회장과 독대했다"고 밝혔다.

'직권남용'으로 구속된 최순실씨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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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처럼 박대통령과 그룹 총수 2명이 잇따라 독대를 하고 곧바로 4월에 신규면세점을 지정하겠다고 공고했다"며 "독대와 면세점 추가공고 간에 뭔가 있다는 의심이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5월말에 롯데가 70억 원을 K스포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하고 이후에 롯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자 돈을 반환했고 SK에 대해서도 80억 원을 요구했는데 이런 요구가 이행되지 않은 정황이 나타난다"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데 수사결과를 보고 추가면세점 사업자를 공고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은 면세점 사업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돼 있을 것을 의심하고 믿는 상황에서, 관세청이 서둘러 다음 달 초에 신규 면세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며 "신규 면세점 추가 선정 계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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