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 박태환.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박태환 선수에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포기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종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4일 박태환 측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출석한 박태환 측 관계자는 박태환의 매형 김모씨로 알려졌다.
김씨는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씨가 대표인 매니지먼트사에서 일했으며, 김 전 차관과 올해 5월 만난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환 측은 김 전 차관이 지난 5월 박태환 소속사, 대한체육회 관계자들과 있는 자리에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와 연결해주겠지만, 출전을 고집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언을 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김 전 차관이 "(기업 스폰서) 그런 것은 내가 약속해줄 수 있다"며 "단국대학교 교수 해야할 것 아니냐. 교수가 최고야. 교수가 돼야 뭔가 할 수 있어"라고 올림픽 출전 포기를 전제로 박태환을 회유한 내용이 포함됐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또 김 전 차관이 "금메달 땄으니까 광고 달라 그러면 광고가 들어와? 대한체육회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어느 광고주가 태환이한테 붙겠느냐"며 "(박태환과 정부 사이에) 앙금이 생기면 단국대학이 부담 안 가질 것 같아? 기업이 부담 안 가질 것 같아? 대한체육회하고 싸워서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라는 말로 압박을 가한 내용도 있었다.
박태환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에 오른 뒤 지난 21일 일본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엔 (김 전 차관이) 너무 높으신 분이라서 무서웠지만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박태환 소속사는 이튿날 "녹취파일을 공개하려고 했으나 검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수사 대상의 증거물 성격으로 제출하기로 해 녹취파일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여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다.
한편, 검찰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이대 교수 2명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