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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여당 추락에도 야권 지지율 제자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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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이탈자들 야권 지지로 가지 않고 무당층에서 정국 관망"

한국갤럽 제공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11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여전히 5%에 불과했다.

이달 첫주부터 3주 연속 조금의 반등도 없이 5%에 머문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지 못한다는 평가는 2주 연속 90%를 유지했다.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례조사에서도 박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9.9%에 그치면서 리얼미터 정례조사에서 처음으로 한 자릿수대로 내려갔다.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과 동반 추락하고 있다.

갤럽 조사에서 이달 셋째 주 새누리당 정당 지지도는 15%로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14%를 기록한 국민의당에 역전을 당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동반 추락세 뚜렷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새누리당 정당지지도는 18.2%로, 17%인 국민의당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런데 야권 특히 제1야당인 민주당과 야권 대선 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대거 이탈 현상이 뚜렷한 여권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갤럽의 이달 셋째 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 31%로 새누리당의 두 배를 넘지만, 주목할 점은 민주당 지지도가 수 주째 제자리 걸음 상태라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도는 지난달 넷째 주 29%에서 이달 첫 주 31%로 소폭 상승한 뒤 3주째 31%에서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지난달 넷째 주 31.2%로, 25.7%의 새누리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뒤 그 다음 주 33%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달 둘째 주와 셋째 주 각각 32.0%와 30.5%로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제자리걸음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여권 지지층 대거 이탈에 따른 '반사이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달 둘째 주 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19%로, 21%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2위였다.

지난달 둘째 주 조사와 비교하면 반기문 총장은 27%에서 6%포인트나 빠졌지만, 문 전 대표는 18%에서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사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 9월 둘째 주 조사 때도 문 전 대표 지지율이 18%였던 점을 고려하면 문 전 대표 지지율은 제자리걸음 상태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는 이달 첫 주 20.9%로, 17.2%의 반 총장을 제친 이후 3주 연속 1위를 고수했지만, 지지율은 20% 수준에 고착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동반 폭락에도 민주당이나 문 전 대표 지지율이 그에 상응하는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는 현상과 관련해 주목할 부분이 '무당층' 비율이다.

◇ 여권 이탈자 야권 가지 않고 '무당층' 체류

은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거나 지지 정당이 없다고 하는 응답자군을 뜻한다.

갤럽 조사의 경우 무당층 비율은 지난달 넷째 주 27%에서 이달 첫 주 33%로, 6%포인트 급증한 이후 2주 연속 32%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계속 5%로 바닥에 머무는 동안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무당층 비율이 3주 연속 민주당 지지도에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무당층 비율이 한 달째 평균 21%가량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 정국 본격화 이전 리얼미터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은 15~16% 정도였다.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정당 지지도에서 5~6%포인트 변화는 상당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높은 무당층 비율은 결국 여권에서 이탈한 지지층들이 야권으로 흡수되지 않고 정국 관망 상태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 여권 지지층에 대통령은 유한, 보수정당은 영원

"이들 여권 이탈 무당층은 이후 정국 흐름에 따라 여당 지지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권순정 실장은 전망했다.

그러나 권 실장은 박 대통령 지지를 철회한 여권 지지자들이 다시 박 대통령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다.

권 실장 분석에 따르면 민심이 완전히 등을 돌린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거나 도중에 물러나면 그만이어서 보수적인 여권 지지층이 굳이 집착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름이 무엇이 됐든간에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보수 정당은 시간에 관계없이 꼭 필요하므로 여권에서 이탈한 무당층의 지속적 관심 대상이 된다.

보수층에게 대통령은 유한하지만, 보수정당은 영원하다는 설명이다.

반기문 총장에서 빠진 지지율이 문재인 전 대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는 또 다른 야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 변수가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문재인 제자리 걸음에는 이재명 변수도

권순정 실장은 "반기문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막연한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기대 때문에 의외로 중도층과 진보층도 지지층에 분포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최근 반 총장에서 이탈한 중도층과 진보층이 문 전 대표에게 흡수되지 않고 이재명 시장 쪽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 총장 지지율이 한 달 사이 6%포인트나 빠졌던 갤럽 조사에서 문 전 대표 지지율 상승은 1%포인트에 그쳤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은 3%포인트 상승한 8%를 기록하며 6%의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치고 10%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이재명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이달 셋째 주 10.5%를 기록해, 리얼미터 조사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권순정 실장은 "촛불 민심 정국에서 이 시장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문 전 대표와 달리 일찌감치 탄핵과 하야를 주장하는 등 뚜렷한 선명성을 드러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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