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몇몇 교사 탓"…최순실 교육농단 꼬리자르기?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검찰 특별수사팀과 사전교감, 감사 결과 넘기겠다" 해명

(사진=자료사진)

 

최순실(60) 씨의 딸 정유라(20) 씨가 고교시절 받았던 출결·성적 등의 특혜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일부 교사'의 책임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청와대 비선실세의 '교육농단' 파문이라 불릴 정도로 전방위적 비위가 드러났음에도 교육부나 교육청 등 배후나 윗선에 대해서는 뒷짐 지고 현장 교사들에게만 책임을 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 촌지 30만원으로 전방위적 교육농단?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정씨의 고등학교 3학년 1년 중 실제 출석일은 17일에 불과했다"며 "심각한 교육농단을 바로잡기 위해 졸업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11.16 CBS노컷뉴스 정유라, 국내대회 나간다며 해외출국…졸업취소 검토)

교육청 측은 다만 "금품제공이나 외압 등은 몇몇 일정한 역할을 하는 선생님들에게 작용했고 (그들이) 이런 일을 만들었을 거라고 추측한다"며 "이외에는 확인이 안 된 상태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전방위적인 이른바 '교육농단' 사태는 촌지 30만원이나 협박, 특정 스포츠협회의 공문만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칼끝은 결국 현장의 말단 교사들로 향하게 됐다.

교육청은 권한에 한계가 있다며 윗선 개입이나 배후 의혹에 대한 조사는 애초부터 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수사기관에서 확인해야 한다"며 "검찰 특별수사팀에 감사결과를 그대로 들고 가겠다고 사전 교감을 했다"고 설명했다.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는 "최씨 및 특혜 제공자와 금품수수 관련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발표할 뿐이었다.

◇ "박창호 전 교장은 퇴직한 분…조사에 한계"

학생지도의 1차적 책임을 지고있는 박창호 전 청담고 교장에 대한 부실 조사 의혹도 제기된다.

박 전 교장은 이번 파문의 핵심적 연결고리로 지목된 책임자 가운데 한 명이다.

교육청 측은 이에 대해 "(박 전 교장은) 학사관리 문제나 특혜를 준 의혹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퇴직을 하셨기 때문에 직접 소환해 조사할 수 없어 유선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기자들의 지적이 나온 뒤에야 "필요하다면 법적인 검토를 해서 박 전 교장을 포함해 관련자 전원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교장은 앞서 승마협회 공문도 받기 전 내부결재로 정씨를 공결 처리한 부분에 대해 "학사 관리에 소홀했던 점은 인정하나 특혜는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 교육 현장 "윗선 개입 있을 것"

이에 대해 일선 교사들은 교육 현장에서 특정인에게 대놓고 특혜를 주는 일은 교사 개인의 재량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 A 씨는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출결관리 등은 담당교사에게 재량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재량도 근거자료가 다 필요하고 항상 감사를 받는다"면서 "학부모 한명이 막말을 하거나 촌지를 준다고 특혜를 줄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교사 B 씨는 "강남아줌마가 얼마나 위세가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윗선에서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담당 교사가 자기가 잘릴 수도 있는 특혜를 마음대로 줬겠냐"고 말했다.

다시말해 최씨가 학교에 찾아가 교사를 향해 막말을 하고 30만원짜리 돈봉투를 돌렸다는 이유만으로 교사가 학사 규정까지 어겨가며 특혜를 줬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선 교사들조차 교육부나 서울시교육청 등 윗선에서 정씨에게 특혜를 줄 것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씨는 청담고를 찾아가 교육부 장관을 들먹이기도 했으며, 실제로 장차관 인사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조희연 교육감은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무사하게 적용돼야 할 학사·출결관리가 유독 이 학생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며 "무너진 폐허에 주저앉아 엉엉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가 어떤 권력과 자금력도 흔들지 못하는 공정함과 평등의 현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절대다수의 성실한 선생님들과 학교에 대해 무차별적 불신을 품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