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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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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지 못했던 진짜 트럼프 이야기

 

트럼프는 현실 공간에서 억눌린 미국인의 그림자를 대변할 수 있는 존재로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듯하다. 여성차별,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고도 표를 끌어올 수 있는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공개석상에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것은 자신의 고결하고, 성숙하고, 사람들에게 따뜻한 것으로 포장해왔던 자신의 가면을 벗어던지는 일이다. 하지만 익명의 공간에서는 트럼프를 얼마든지 지지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는 극단적이고 얼룩진 트럼프의 발언을 비난하면서도, 막상 투표장에 들어가면 아무도 모르게 트럼프에게 표를 던지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인기 열풍에는 수치로 집계되지 않는 플러스알파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장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의 <트럼프가 구스타프="" 융의="" 신봉자인="" 이유는=""> 중에서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우리가 알지 못했던 진자 트럼프 이야기'는 왜 미국인 상당수가 트럼프를 지지하는지, 트럼프가 집권하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예측하고 대응해보려는 노력으로 쓰여졌다. 트럼프는 여러모로 기존 미국 정치권에서 허용되지 않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표피만 봤을 때는 미치광이의 생각없는 돌발발언으로 비칠 수 있지만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를 축으로 전 세계에서 행사하던 미국 패권을 줄이겠다는 큰 틀에서 그의 발언은 나름대로 논리가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그의 발언 뒤편에 숨어있는 논리와 프로세스, 그리고 그것에 반응하는 미국인의 심리를 심도 깊게 담아 냈다. 또한 그로 인해 바뀔 수 있는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고민했다.

'트럼프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트럼프에 쏟아지는 탄탄한 지지 계층은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고립주의 기조가 언제든지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트럼프가 힐러리에 패하더라도 제2·제3의 트럼프가 비슷한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다만 제2의 트럼프는 트럼프보다 훨씬 말쑥하고, '좀 더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람일 것이다. 트럼프가 가진 인격적 약점을 상쇄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각도에서 트럼프가 주장하는 고립주의적 정책의 파장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따라 달라질 세상을 내다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극우 바람'이 거세다. 설마설마하던 브렉시트가 현실화됐다. 어수선한 시대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하나만 꼽자면 단연 '각자도생(各自圖生)'일 것이다. 우리도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책 속으로

공화당 지도부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혐오하지만 그를 좋아하는 대중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식인으로 불렸던 대다수 계층은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다. 배웠다는 사람치고 트럼프에 호의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주류 계층의 트럼프 멸시가 트럼프의 기를 더 올리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트럼프 인기는 잘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나온 미국 퀴니피액대학 조사가 이런 경향을 일부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미국 특유의 정체성이 실종되고 있는 것에 불안해하고 있다. 미국의 가치가 공격받고 있다고 그들은 느낀다. 미국인으로 느꼈던 긍지와 자긍심은 실종됐다. 남은 것은 궁핍한 생활과 퇴색한 미국의 슈퍼 파워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미국 정치인들은 미국 대중의 생각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
- 1장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의 <불가사의한 트럼프="" 인기의="" 비결은=""> 중에서

극단적인 발언이 표로 연결되는 건 미국과 필리핀만이 아니다. 2016년 9월 독일에서 벌어진 선거가 이를 보여준다.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의회 선거에서 극우당이 표를 대대적으로 끌어모으며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을 누르고 2당 지위에 올랐다. (중략) 한마디로 누가 더 오른쪽으로 선명한 색깔을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 2장 <누가 트럼프에="" 열광하는가="">의 <극우 열풍에="" 빠진="" 전="" 세계=""> 중에서

대북정책도 상당 부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서 미국이 빠지는 만큼 한국은 중국에 더 기대야 한다. 중국은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지구상에 몇 안 되는 나라다. 중국은 한국과 북한을 중재할 수 있는 유일한 연결고리라는 점을 살려 상당한 이득을 취하려 할 것이다. 주한미군이 철수돼 대북 억제력이 약화되면 한국은 좋든 싫든 중국의 북한 네트워크에 일정 부분 의존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다.
물론 트럼프가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이 주판알을 열심히 튕겨본 결과 결국 미국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트럼프는 확신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주한미군 철수가 한반도에서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얘기다. 노련한 비즈니스맨 트럼프가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앞세우면서 뒤로는 치밀한 계획을 짜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3장 <트럼프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의 <한국 방위비="" 인상="" 받아들여야="" 하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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