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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1 "부모님 사랑해요, 내일 잘 보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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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수능예비소집일, 학생들 '긴장'·'초조' 분위기

수능예비소집일인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 운동장은 시험실을 확인하려는 수험생들로 북적였다. (사진=김기용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예비소집일인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 운동장은 '결전의 날'을 앞둔 여고생들의 이야기소리로 가득했다.

도수 높은 검정색 안경을 쓴 한 여고생이 운동장 게시판에 붙은 숫자와 자신의 수험표를 번갈아 쳐다보며 "여기 있다"를 연신 외쳤다.

친구의 수험표를 가로채 손가락으로 능숙하게 시험실을 짚어주는 학생도 보였다.

학교 정문 모퉁이에서는 감정이 벅차올랐는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는 학생들도 있었다.

서울 배화여고 3학년 정 모(18) 양은 "최근 마지막 수시까지 떨어지고 절벽 앞까지 오게 됐다"면서 "내일 일생일대의 승부를 겨뤄야한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고 떨린다"고 말했다.

옆에서 친구의 팔짱을 끼고 있던 최 모(18) 양은 "오늘따라 유독 부모님 얼굴이 떠오른다"면서 "부모님 사랑해요, 잘 보고 올게요"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수능 당일(17일)이 생일이라는 김 모(18) 양은 "그동안 유독 엄마한테 투정부리고 화를 많이 냈다"면서 "내일 생일에 좋은 성적표를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생일인데 미역국도 먹고 나오라는 주변 친구들의 말에 김 양은 "미끄러질 순 없지 않겠느냐"고 답해 학교 운동장은 한동안 웃음바다가 됐다.

이날 오전, 종로구 중앙고에는 교복차림으로 여드름 자국을 뜯으며 자신의 시험실을 확인하는 남학생들로 북새통이었다.

서울 경복고 3학년 이 모(18) 군은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날이 막상 내일로 다가와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현실 같지 않다"면서 "내일도 11월 모의고사를 보러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얼굴에 여드름 꽃이 핀 지 모(18) 군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밤늦게 학원에서 돌아오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간식을 차려주신 어머니께 내일 꼭 '수능 잘 봤어요'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한 뒤 고개를 푹 숙였다.

올해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2만5200명이 감소한 60만5987명이 지원했으며, 시험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3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서울 종로구 풍문여자고등학교 정문에 놓인 현수막. (사진=김기용 기자)

 

시험 당일 1교시를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이라도 오전 8시 10분까지 지정된 시험실에 입실해야 한다. 1교시 국어영역은 8시 40분부터 시작된다.

시험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 물품도 지난해보다 많아졌다.

휴대전화기,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통신이 가능한 기기는 물론, LCD나 LED 등 전자식 표시가 있는 시계도 시험실에 반입할 수 없다. 시침과 분침이 있는 아날로그시계는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당일 사용할 컴퓨터용 사인펜과 샤프는 시험실에서 일괄 지급한다. 투명종이나 연습장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또, 올해부터 필수로 지정된 4교시 한국사 시험을 치르지 않으면 시험 자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 통지표도 제공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7일 수험생의 교통편의를 위해 지하철을 증편하고 버스 배차간격을 최소화하는 등 특별교통대책을 마련했다.

수능예비소집일인 16일 오전,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 풍경. (사진=김기용 기자)

 

수능 당일 출근시간에 지하철 집중 배차시간을 기존 오전 7시~9시에서 오전 6시~10시로 2시간 늘린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도 오전 6시∼8시 10분 사이 최소 배차간격으로 운행하고, 오전 4시부터 정오까지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해 택시 1만3000여 대가 추가로 대기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수험생수송지원차량' 안내문을 부착한 민·관용 차량 800여 대가 수험장 인근 지하철역, 버스정류소 등에서 대기해 수험생이 승차를 요청하면 수험장까지 무료로 데려다 준다.

몸이 불편한 교통약자 수험생을 위해 장애인콜택시는 수험생에게 우선 배차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아침 최저기온은 1도에서 10도 분포를 보이며 '입시한파'는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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