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그룹 제공)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동시다발로 소환하고 있다.
검찰은 13일 LG·SK·CJ·한진그룹 회장을, 전날에는 현대차·한화·SK수펙스 총수를 소환조사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 조사를 목전에 두고 박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과의 독대 내용을 파악해 재단 모금의 강제성이나 대가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3일 오후 이재용 부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각각 125억 원과 79억 원씩 대기업 중 가장 많은 기금을 출연한 기업이다.
또 최순실(60) 씨와 딸 정유라(20) 씨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에 280만 달러(한화 약 35억원)를 '직접' 전달한 의혹도 있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직접 독일로 건너가 돈을 건넸다는 의혹으로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9시 30분까지 밤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기금 출연 과정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와 최 씨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캐물을 전망이다.
검찰은 또 지난해 7월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것으로 지목된 대기업 총수들을 차례로 소환했다.
모두 참고인 신분이지만 대기업 총수들이 검찰청사에 줄줄이 소환된 것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차떼기' 사건으로 알려진 2002년 대선자금 수사가 본격화 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불렀고, 전날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김창근 SK수펙스 의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실제 독대가 있었는지, 박 대통령이 두 재단 기금 모금을 강제했는지, 총수들이 낸 기금에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처럼 검찰은 대기업 총수 수사에 속도를 내는 이유를 박 대통령 조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제일 급한 것은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인데, 지금 시간이 없어서 대기업 총수들을 어제와 오늘 한 번에 부르게 됐다"며 "대통령 조사 전 단계로 양해해 달라"고 비공개 소환 이유를 설명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한편 검찰은 이날 최 씨의 압박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을 상대로도 미르재단에 10억 원의 기금을 낸 경위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