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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LCT), 2차 최순실 게이트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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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복 '입' 열까 흉흉한 정치권, 친박‧비박 8~9명 실명 거론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로 서울에서 체포된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 회장이 11일 오전 부산지검에 도착했다. (사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의혹이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리게 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엘시티 시행사의 실질적 소유주인 이영복(66) 회장이 특혜성 건축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1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있고, 대상자에 여권 핵심 실세들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에선 이 회장이 최순실씨와 같은 계(契) 회원이었다는 증언을 근거로 로비 대상자에 최순실 게이트의 등장인물을 포함시키고 있다. 사건의 전개에 따라 미르‧K스포츠 의혹을 중심으로 했던 게이트의 새로운 줄거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로비 대상에 대해 여의도에서 거론되는 여권 인사는 8~9명 선이다. 부산 지역 전‧현직 의원들과 부산시 및 해운대구 관계자가 중심에 있고, 청와대 수석 출신과 수도권 여당 의원도 포함돼 있다.

심지어 부산 지역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 회장의 비리 의혹에 전부 연루돼 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돈다.

이들은 각각 이 회장이 허가가 나지 않았던 땅에 대해 규제 완화를 이뤄낸 뒤 시중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시공사(포스코건설)를 참여시키는 등의 일련의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되는 대목은 검찰이 엘시티 비리 수사에 본격 나선 뒤부터다. 이 회장이 수사 무마를 위해 평소 계를 통해 알고 지냈던 최씨에게 청탁을 했고, 청탁 내용이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에 전달됐다는 의혹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엘시티 문제는 최순실씨와도 관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 부산시당위원장인 김현옥 비대위원은 "이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의 천만원계의 회원"이라며 "반드시 이 회장과 최 씨의 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에 대해선 부산지역을 거쳐 간 검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리스트를 갖고 있어 수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실제 이 회장은 소환 통보를 받은 뒤 서울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100일 넘게 잠적이 가능했기 때문에 정치권과 사정당국의 '봐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의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에 포진해 있어 두 계파 간 ‘폭탄 떠넘기기’ 기류도 감지된다.

여권 관계자는 "엘시티 의혹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전인 7월부터 사건을 예의주시했었다"며 수도권 친박 의원과 부산 지역 비박 의원 1명씩의 연루 가능성을 거론했다.

비박계는 엘시티 사건에 주도적으로 연루된 인물이 과거 친박계 실세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과 이정현 대표 퇴진 명분을 강화하는 근거로 활용할 태세다.

하지만 여권에선 이 회장이 입이 무거워 청와대에게든 친박·비박에게든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1997년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특혜의혹 때와 같이 정‧관계로 불똥이 튀지 않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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