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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대포폰 소굴된 청와대, 조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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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범죄 필수 수단 대포폰 중독 됐었다니…

-청와대 사용 대포폰 20여대
-대통령도 대포폰 사용한 듯
-정호성, 대포폰 치밀히 노출?
-최순실, 대포폰 업계 홍보대사
-朴정부, 앞에선 대포폰과 전쟁
-뒤에선 대포폰으로 범행 모의
-대포폰, 朴정권 권위 무너뜨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뉴스의 이면을 훅 파고드는 '훅!뉴스', 오늘도 권민철 기자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오늘 훅뉴스 주제 뭔가요?

◆ 권민철> 오늘도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된 내용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제가 주목한 거 가운데 하나가 최순실씨 핸드폰입니다. 국정농단의 핵심수단이었죠. 최 씨 핸드폰으로 제가 전화를 걸어봤는데, 구치소에 있는 최씨와 제가 통화에 성공했을까요? 한번 들어보시죠.

(음향)

◇ 김현정> 최 씨의 개인폰으로 한 거죠? 그런데 외국인이 전화를 받네요?

◆ 권민철> 최 씨의 핸드폰이 바로 대포폰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 있죠. 이 사람이 쓰고 있는 핸드폰을 확보해 뒤져보면 최 씨의 범행이 모두 기록돼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핸드폰은 대포폰이기 때문에 사용자를 검찰이 추적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오늘 훅뉴스 주제가 뭔가요?

◆ 권민철> 바로 대포폰 이야기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최 씨 뿐 아니라, 놀랍게도 청와대에서, 그것도 대통령 최측근들이 대포폰을 상습적으로 이용했다고 해서 더욱 충격을 줬죠. 오늘 훅뉴스는 대포폰에 중독된 청와대의 민낯을 벗겨보려 합니다.

◇ 김현정>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등장한 대포폰은 모두 몇 대나 됩니까?

◆ 권민철> 숫자는 검찰이 정확하게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된 내용을 가지고 파악해 보면, 안종범 전 수석 5~6대, 정호성 비서관 최소 2대 가지고 있었고. 안봉근, 이재만 비서관도 대포폰 썼던 정황이 나왔습니다. 이들과 통화한 최순실씨도 최소 4대, 장시호(최순실 조카)씨 5~6대 가지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여기서 최순실씨가 어떻게 대포폰을 이용했는지, K스포츠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두세 달 후에 전화를 바꾸라고 그래가지고, 밑에 직원이 전화기 하나 만들어 오고, 최순실씨도 자기 전화기 바꾼 걸로 또 하나 만들고, 앞으로는 이 전화로만 통화합시다, 이렇게 해서 전용전화로, 최순실씨와 통화할 때는 새로 만든 전화로, 그래서 두 개 전화를 가지고 다녔죠."

◇ 김현정> 새로 만들어 준 전화기가 바로 대포폰이다?

안종범 전 수석이 대포폰으로 K스포츠 재단 정현식 전 사무총장 부인에게 접촉 시도한 문자메시지 내역. (사진=한겨레 제공)

 

◆ 권민철> 그렇죠. 대포폰, 다른 사람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죠. 타인 명의라 차명폰이라고 하지만 같은 말입니다. 대포폰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이스피싱이나 인터넷사기 범죄자들입니다. 또 성매매 업소나 고리대금업자, 주가조작 세력 등도 주요 이용자들입니다.

◇ 김현정> 전부 불법행위를 하는 사람들인데, 그 불법행위를 감추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하는 거죠?

◆ 권민철> 그렇죠. 휴대폰은 언제 어디서 누구랑 통화했는지 발자국(기록)이 남는데, 대포폰은 내 명의가 아니기 때문에 내 발자국이 남지 않고 다른 사람의 발자국이 남는 거죠. 다시말해 수사기관 추적 따돌리고, 불법행위의 증거를 은닉 또는 인멸위해서 대포폰을 사용하는 겁니다.

◇ 김현정> 모르는 분들 위해, 대포폰이 어떤 과정 통해 만들어지는지 알려줘 보세요.

◆ 권민철> 보통 타인의 명의를 훔쳐서 만듭니다. 노숙자, 사망자, 아니면 외국인 관광객 명의를 도용한다고 합니다. 여행 가이드가 회수한 여권 사진을 찍어 대포폰 유통업자들에게 판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주한미군들 명의도 대포폰 개통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서울의 한 경찰관 이야기 들어보시죠.

"미군들은 국내 출입국 내역이 확인이 안돼. 우리 민간 항공기 아닌 군 항공기 통해 출입국하니까 출입국 내역 확인할 수 없고, 또 미군들은 휴대폰 신청서 작성할 때 사인 하잖아요. 그런데 미군은 사인하지 않아도 개통이 되는 거죠."

◇ 김현정> 별의별 명의까지 다 도용이 되네요. 그러면 본격적으로 청와대의 대포폰으로 넘어가 보죠. 대포폰 사용이 청와대에서 진짜 많았습니까?

◆ 권민철> 정호성 전 비서관의 대포폰에 통화 녹음된 파일에는, 정 비서관이 최순실씨와 통화한 내용이 녹음돼 있고, 이재만 비서관과 통화한 내용, 심지어 대통령과도 통화한 내용도 녹음돼 있었습니다. 거의 일상적으로 사용했다고 봐야할 거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박 대통령까지도 대포폰을 사용했을까요?

◆ 권민철> 그건 정확히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은 비서관들이 대포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소한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보십니까?

◆ 권민철> 청와대 비서관들은 업무용 폰이 제공됩니다. 보통 공용폰이라고도 하는데, 청와대에서 쓰는 공용폰의 국번은 010-4770-**** 입니다. 당연히 비서관들이 전화를 걸어왔을 때 대통령은 발신번호가 공용폰도, 개인폰도 아니라는 점을 알았을 겁니다. 이렇게 출처 불명의 전화기는 사용부터가 이상할 뿐 아니라, 업무시간에는 공용폰을 사용한다는 원칙과도 배치되는 겁니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박범계 의원 이야기 들어보시죠.

"보안사고가 발생했을 때 공용폰은 개인 게 아니니까 수거해서 보안 유출의 책임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나눠준 것입니다. 그런데 공용폰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업무 불법적, 숨기거나, 보안 점검 때 걸리지 않기 위해 쓰는 거라고 봐야겠죠."

◇ 김현정> 그런데 정호성 비서관 대포폰에는 대통령과 정 비서관이 나눈 통화 녹음이 들어있다는 건데, 정 비서관은 대포폰을, 대통령은 공용폰을 썼다고 하면 대통령의 공용폰에는 다 그 기록이 남아있을 거고,

◆ 권민철> 대포폰과 연결된 지점이 나오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숨기고자 했던 애초 목적이 어긋나는 거잖아요. 그럼 감추고자 했다면 대통령도 대포폰을 써야 맞잖아요.

◆ 권민철> 그렇게 의심을 해보는 게 결코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최순실 게이트 연루자들이 하나같이 대통령의 지시대로 움직였다고 실토했죠. 대통령과 공범관계 아니냐는 건데, 그런데 대통령만 빼고 전부 대포폰을 썼다? 좀 이상하죠. 물론 형사소추이 아닌 대통령까지 굳이 대포폰 쓸 필요까지 있었겠냐는 반론도 가능하겠습니다. 하지만 대통령까지 검찰 수사를 앞둔 지금의 상황을 볼 때,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했는지도 모르는 일이죠.

◇ 김현정> 또 한 가지 짚어야 할 것은, 대포폰을 한 대도 아니고 여러 대를 사용했다는 점이예요?

◆ 권민철> 대포폰이 여러 대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동시에 여러 대를 썼기 때문이겠죠. 가령 동시에 대포폰 2대를 썼다면, 1대는 특정인과만 통화하는 폰, 다른 한 대는 나머지 사람들과 통화하는 폰, 이런 식으로 썼던 거 같습니다. 실제로 최순실씨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할 때 사용했던 전용 대포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다른 이유는요?

◆ 권민철> 하나씩 순차적으로 쓰는 경우죠. 한대의 대포폰을 얼마간 쓰고 난 뒤 다른 대포폰으로 바꾸는 경우. 검찰이 정호성 비서관 집에서 찾아낸 대포폰 2대도, 과거에 썼던 대포폰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왜 이미 쓴 대포폰을 처분하지 않고 가지고 있었을까? 정호성 비서관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권민철> 그러게요. 뻔히 검찰 수사가 예정돼 있던 상황에서 대포폰을 압수수색 당한 거가 잘 이해가 되지 않죠. 그래서 정 비서관이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결정적인 증거를 노출한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데 검찰이 정 비서관의 대포폰에서 녹음파일을 찾았다고 말하는 순간 정 비서관 표정이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고 하거든요. 그걸 보면 정 비서관이 너무 많은 걸 숨기려다 미처 대포폰을 숨길 생각을 못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녹음파일을 복원한 건데, 그 복원 가능성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요. 좌우간 청와대는 이 대포폰을 처음에 어떻게 확보했는지도 궁금합니다.

◆ 권민철>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대포폰을 수중에 넣기가 생각보다 아주 쉬웠습니다. 대포폰을 직접 개설할 필요 없이 대포폰 판매업자를 찾기만 하면 됩니다. 저도 대포폰 판매업자에게 전화로 구매 의사를 타진해 봤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가격은 20만원 드려요. 명의자 정보 포함해서. 이름 주민번호. 퀵으로 보내 드려요. 그러면 퀵 기사에게 핸드폰 받고 확인하고 대금 보내주면 된다. 거래 남지 않고. 정보 남지 않게. 최순실씨가 쓴 핸드폰이 저희가 쓰는 핸드폰하고 똑같이 쓰는 거다."

◇ 김현정> 최순실씨가 썼던 핸드폰이다? 최순실씨가 대포폰 홍보 대사가 됐군요. 생각보다 대포폰 사용하기가 쉽고 빠르네요. 청와대도 이 같은 방법을 이용했겠죠?

◆ 권민철> 그랬을 겁니다. 직접 구매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군가 구매를 대행해서 구매과정까지 세탁했을 수도 있겠고요.

◇ 김현정> 대포폰을 만드는 건 분명히 불법행위인데, 이용하는 것도 불법행위인가요?

◆ 권민철> 이용도 불법입니다.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실제로 올해 8월 서울중앙지법은 대포폰 이용자에게 실형 1년 2개월 선고했습니다. 상당히 중형이죠. 이렇게 대포폰 이용도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정부 역시 그 동안 대포폰과 전쟁을 벌여왔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박근혜 정부에서도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2014년 2월 검찰, 미래부, 금융위, 금감원까지 동원해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대포폰과의 전쟁을 선포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 방송음 들어보시죠.

"정부는 최근 청와대 주재로 '3대 대포악' 근절을 위한 회의를 열어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통장·대포차·대포폰 근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대포폰을 이용한 범죄 단속을 강화하고, 적발시에는 강력하게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폐 청산을 외쳤는데, 어떻게 보면 대포폰도 적폐아니겠습니까. 모든 범죄의 필수적 수단이니까. 그런데 청와대가 대포폰의 주요 고객이었던 셈이네요.

◆ 권민철> 결국 청와대 자신이 범죄 척결의 대상이었던 겁니다. 지금 청와대나 박근혜 대통령이 통치자의 존엄, 권위를 이미 상실했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이인재 변호사의 이야기 들어보죠.

"일반인이 대포폰 쓰면 형사 처벌받잖아요. 대통령이라고 초법적 존재 아니니까. 조폭집단 그거랑 무슨 차이 있나요 똑 같잖아요. 지금 대포폰 쓰는 사람들에게 뭐라 그러겠나. 대통령도 청와대도 쓰는데, 기강이 무너지는 거죠. 기강이."

◆ 권민철> 어떻게 보면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관들이 대포폰에 중독돼 있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정권의 도덕성은 끝장 난 거라고 봐야할 텐데요. 워낙 충격적인 일들이 최순실 게이트로 넘쳐나니가 대포폰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돼 버린 겁니다.

◇ 김현정> 청와대를 무대로 한 거대한 아주 복잡한 범죄드라마를 보는 거 같은 느낌입니다. 요즘. 여러분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권민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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