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 철회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일 전격 발탁된 '참여정부 출신' 총리내정자는 6일만에 야인으로 돌아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13분간 국회의장실에서 정 의장을 만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수습을 위한 해법으로 이같은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저의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해서 오늘 이렇게 의장님을 만나뵈러 왔다. 고견을 부탁드린다"면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여전히 어렵다"며 "어려운 경제 여건을 극복해서 경제를 살리고 또 서민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여야가 힘을 모으고 국회가 적극 나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박 대통령에게 "어려운 걸음 하셨다. 아마 요즘에 힘든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의 위기는 국정의 위기이고, 국가적인 위기이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때일수록 민심을 잘 받들어야 한다"면서 "지난 주말에도 국민들이 보여준 촛불 민심을 잘 수용해서 이 위기를 극복해서 다시 전화위복의 계기로 꼭 삼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박근혜 대토령이 8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났다. 10시30분에 국회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15분 뒤인 10시45분 국회를 떠났다. 박 대통령이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은 이후 8분 가량 비공개 회동을 갖고 정국 수습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김 내정자를 발탁한 것은 6일 전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야당과의 아무런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계속돼왔다. 야권은 '불통개각'이라고 비판해왔다.
또 김 내정자가 기자회견을 열어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는 등 책임총리로서의 포부를 밝혔지만, 박 대통령은 내정 이틀 뒤 대국민 담화에서 김 내정자에 대해 아무런 신임 표시를 하지 않았다. 이 탓에 '권한 이양' 의지에도 의문이 제기돼왔다.
이번 조치는 대통령 2선 후퇴, 김 내정자 지명철회 등 그동안 야권이 제기해온 요구조건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일부를 수용한 게 된다. 향후 청와대가 '영수회담' 등 관철을 위한 대야 압박에 나설 명분이 생긴 셈이다. 야권이 계속 반대하는 경우 '대화에 나서는 청와대' 대 '대화를 피하는 야권'의 대립구도를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날 회동에 청와대는 야당 대표들도 함께 참석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사전 조율 미비 탓에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