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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태민 관계, 21년 전 TV드라마에서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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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6년 박정희 대통령(왼쪽)이 대한구국선교단 야간진료센터를 방문해 최태민 총재(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박근혜 당시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 (사진=자료사진)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전방위적인 국정 농단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 일가의 40여 년에 걸친 부당 결탁이 드러난 가운데, 순실 씨의 부친 최태민 씨와 박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21년 전 방영됐던 TV 드라마에서도 그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지난 1995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0부작으로 방영된 MBC 정치 드라마 '제4공화국'의 한 부분을 담은 1분 30여 초짜리 영상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1972년 10월 유신부터 긴급조치 제9호, 요정정치, 부마민주항쟁, 10·26 사건, 12·12 쿠데타, 광주민주화운동, 제5공화국 건설까지 박정희 정권이 무너지고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제4공화국' 동영상에는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박근형 분)이 박정희 대통령(이창환 분)을 독대하는 장면이 담겼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김재규: 큰 영애(윗사람의 딸을 높여 부르는 말로 박근혜를 가리킨다) 문제입니다.

박정희: 그 최뭣(최태민)인가 하는 목사 얘기요?

김재규: 예, 그렇습니다. 그 사람이 큰 영애의 후광을 업고 지나친 짓을 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아니, 무슨….

김재규: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것은 허울뿐이고 업체에서 찬조금 챙기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여자 문제까지…. 저 여기 보고 내용입니다. (보고서를 탁자 위에 올려둔다.)

박정희: (보고서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내 그 문제는 대충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근혜 말은 그게 아니던데…. 오늘 이쯤에서 그만둡시다. 가보세요.

김재규: 네(일어나서 자리를 뜬다).

MBC 정치드라마 '제4공화국'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오른쪽·박근형 분)이 박정희 대통령(이창환 분)에게 최태민을 조사한 보고서를 건네고 있다. (사진=방송 화면 갈무리)

 

이어 장면이 바뀌면서 김재규 부장이 차지철 대통령 경호실장(이대근 분)의 방에 들어선 뒤 벌어지는 일이 그려진다.

차지철: 아니, 김 부장. 영애·영식(윗사람의 아들을 높여 부르는 말)에 대한 문제는 잘 매듭이 지어졌습니까? 앉으시죠.

김재규: 차 실장, 정말 이러기요! 왜 매사에 시시콜콜 나서면서 정작 나서야 할 일에는 빠지는 거요!

차지철: 아니, 빠지다니요. 저야 뭐 정보력이 있습니까? 김 부장처럼 충성심이 강한 분들이 지도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김재규: 각하(박정희)를 정말 잘 보위하려면 진심으로 하세요. 각하가 듣기 싫어하는 직언도 필요할 때는 해야 되지 않겠어요?

차지철: 그래서 김 부장처럼 충성심이 강한 분이 직언을 하셨지 않습니까. 나야 뭐 둔해서….

김재규: 아니, 정말 이렇게 나오기요.

해당 동영상의 내용은 여기까지다. 실제로 청와대 면담일지에 따르면, 김재규는 1977년 9월 12일 오전 검사 출신 중정 수사국장 백광현과 함께 보고를 위해 1시간가량 박정희를 면담했으며, 백광현을 내보내고 10분간 독대한 것으로 나온다. 이는 최태민 문제를 보고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0·26 사건 뒤 김재규의 항소이유서에도 박정희 대통령을 총으로 쏜 '간접적인' 이유에 대해 "최태민이 여성봉사단을 조종하면서 이권개입을 하는 등 부당한 짓을 하는데도, 박(정희) 대통령은 김 피고인의 '큰 영애(박근혜)도 구국여성봉사단에서 손 떼는 게 좋습니다. 회계장부도 똑똑히 하게 해야 합니다'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일도 있어서, 대통령 주변의 비위에 대하여 아무도 문제 삼지 못하고 또 대통령 자신 그에 대한 판단을 그르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돼 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최태민에 대한) 친국까지 시행했고 최태민의 부정행위를 정확하게 파악했으면서도 근혜 양을 그 단체에서 손 떼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근혜 양을 총재로 하고, 최태민을 명예총재로 올려놓아 결과적으로 개악을 시킨 일이 있었다"라는 대목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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