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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모금' 안종범 영장 심문...'靑 문건 유출' 정호성은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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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구속 여부 밤늦게 결정될 듯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4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한형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5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2시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안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안 전 수석은 오후 1시 35분쯤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호송차를 타고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검찰 출석 당시 입었던 검은 양복 차림에 두 손은 허리 뒤 포승줄로 묶인 모습이었다.

안 전 수석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담박 홍기채·김선규 변호사는 '법원에서 어떤 취지로 소명할 예정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를 비롯한 검사 3명도 뒤이어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안 전 수석 측이 주요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심문은 1시간 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안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강제모금, 인사개입 의혹'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이 2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재직하면서 비선실세 최순실(60·최서원 개명)씨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이 800억원 상당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강제 모금하는 과정에 개입한(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과 SK, 포스코, 부영 등에 추가 출연을 요구하는 과정에도 깊이 관여하고 최씨 소유의 더블루케이의 각종 이권 사업을 지원한 혐의도 있다.

CBS노컷뉴스가 보도한 K스포츠재단 회의록을 보면, 안 전 수석은 지난 2월 재단 측 관계자들과 이중근 부영 회장이 만나는 자리에 동석했고, 70~80억원 지원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기금 지원을 하겠다면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이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기금 출연을 강요한 정황도 잇따르고 있다.

안 전 수석은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기업 A사에게 'B사에게 지분의 80%를 넘겨라'고 협박한 과정에 개입한(강요미수)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검찰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로 안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 도중 긴급체포했다.

그는 차 전 단장과 그의 측근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광고주들을 세무조사 할 수 있다'며 A사를 협박하는 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더블루케이가 1천억원대 평창올림픽 시설 공사 수주를 노리고 스위스 누슬리사와 업무협약을 맺는 자리에 동석한 정황,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더블루케이를 대행사로 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황 등도 포착됐다.

'직권남용'으로 구속된 최순실씨가 4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이한형기자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최순실씨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승계적 공동정범'으로 보고 있다.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해당되는 범죄 혐의다.

검찰은 서로 안면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직접 범죄 의사를 저지르지 않아도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 제 3자 등을 통해 의사가 전달된다면 승계적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최씨가 지난 3일 안 전 수석과 공모해 두 재단 설립 명목으로 강제모금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만큼, 안 전 수석의 구속영장도 무난히 발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찰이 최씨에 이어 안 전 수석까지 신병을 확보하고 나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수사의 시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통령 조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단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와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참고인 신분으로 방문 조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다.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체포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4일 오전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한형기자

 

한편 검찰은 3일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체포한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이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안 전 수석과 동일한 시각인 오후 2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검찰을 통해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정 전 비서관의 변호인도 출석하지 않기로 해 법원은 검찰의 증거자료를 토대로 서면심리를 진행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전후로 최순실씨에게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경제 관련 대외비 문건을 다수 전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관련 정황이 담긴 태블릿 PC의 소유주가 최씨라는 사실과, 저장돼 있던 청와대 문건 파일 일부의 최종 작성자 아이디가 정 전 비서관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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