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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선생이 세상과 소통했던 '다산길' 다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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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을 걸으신다면 현 세태에 가슴 아파하며 엄히 꾸짖었을 듯

다산길 탐사대가 다산길을 직접 발굴하고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강원한문고전연구소)

 

언제부턴가 걷는 길에 대해 주목하면서 각 지역마다 다양한 걷는 길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실학자이자 개혁가인 정약용 선생이 다녔던 길이 새롭게 조명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사)한강생명포럼과 강원한문고전연구소 등은 5일과 6일 북한강 일대에서 한강생명문화제를 갖고 정약용 선생의 '다산길'을 소개하고 탐방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산길은 정약용 선생이 생가인 경기도 남양주시 능내리를 출발해 대성리와 청평댐, 홍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관천리를 지나 남이섬, 가평, 춘천의 강촌을 거쳐 춘천시내 봉의산 소양정까지 왔다가 화천 사창리 곡운구곡에 이르는 길'.

다산 선생이 남양주에서 춘천 소양정까지 왔던 뱃길을 육로 길로 새롭게 발굴한 것이 바로 다산길이다.

다산길을 발굴해 세상에 알리고 있는, 한강생명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강원한문고전연구소 권혁진 소장은 3일 강원CBS 시사프로그램, '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진행 박윤경 아나운서, 제작 최원순PD, 방송 오후 5시30분- 6시)에 출연해 "화천 곡운구곡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다산 선생의 시나 글들이 많이 남아 있었고, 춘천 청평사 등 춘천지역에서도 여러 편의 다산 선생 글들이 확인돼 다선 선생이 춘천과 화천을 다녀가신 길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다산길 발굴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다산 선생이 강진 유배생활을 마치고 1820년과 1823년 조카와 손주의 결혼을 계기로 두 차례 배를 타고 남양주 능내리에서 춘천을 찾았는데 첫 여행이후 시집인 '천우기행'을, 두 번째 여행을 가진 뒤에는 북한강 유람기인 '산행일기'와 북한강 발원지와 지류 등을 소개한 '산수심원기'를 남겼다"고 전했다.

권 소장은 "다산길은 다산 선생의 작품과 춘천방문 일정을 바탕으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2주에 한번씩 한강생명포럼과 함께 발굴에 나서 육로 길로 완성한 것으로 다산 선생의 삶과 예술의 흔적을 짚어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가운데 권 소장은 "관천리에서 남이섬 구간은 아직 비포장 구간이 남아 옛날 길 걷는 듯한 분위기가 나고 가평 경강대교에서 강촌까지 구간은 봄, 가을 온갖 꽃들이 피고 수려한 북한강 경관과 어우러져 제일 인상에 남는다"고 소개했다.

강원한문고전연구소 권혁진 소장이 '강원CBS 시시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 출연해 다산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원CBS)

 

그렇다면 실학가이자 개혁가인 다산 선생이 최순실 게이트로 어수선한 요즘, 이때에 이 길을 걷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며 걸으셨을까?

이에 대해 권 소장은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하며 "현실을 아파하고 시를 통해 엄히 꾸짖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다산선생이 소양정 밑 북한강(현재는 의암호)에 배로 도착해 머무르셨는데, 그때도 나라가 매우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벼슬아치들이 착취를 하고 아전들은 참지 못해 도망가고 하는 현실이었는데, 다산 선생이 이런 상황에 대해 가슴 아파하면서 지은 시들이 있다. 또한 화천 곡운구곡에서도 실학자다운 면모가 들어나는 시들을 지으셨다. 만약 오늘과 같은 현장을 본다면 더 심한 시를 지으면서 후손을 꾸짖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권 소장은 이에 따라 "다산길을 걸을 때 건강뿐만 아니라 시대를 아파한 실학자인 다산 선생의 심정, 그리고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하면서 걷는다면 의미가 더 배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강생명문화제는 5일 강원도 춘천시 소양정 인근 춘천스카이워크 앞에서 열리는 다산길 선포식과 주요 구간을 이틀에 걸쳐 한 곳씩 도보로 걷는 탐사와 다산과 북한강 길을 주제로한 강연 등으로 꾸며진다.

다음은 강원한문고전연구소 권혁진 소장과의 일문 일답.

▼ 요즘 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왜인가?
보편적인 이유는 건강때문이 아니겠는가? 다른 이유를 들자면 빠름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 조금 벗어나서 느림을 맛보고 싶은 욕망 때문에, 또한 주변 사소한 것들에 대한 관심, 그리고 고민, 스트레스에 대한 자연적인 힐링 때문에 걷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다산길 발굴해서 알리고 있는데, 인연은?
다산 정약용 선생에 대해서는 한시를 통해 알아보기 전까지는 조선 정조시대 수원성을 쌓거나 실학 집대성, 강진에서의 유배생활 정도만 알았다. 하지만 화천 곡운구곡을 연구하다 보니 다산선생의 시나 글들이 많이 남아있었고, 춘천 청평사 등 춘천에도 여러편이 있었다. 그러면서 이동 경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다산길 탐사대가 다산길을 직접 발굴하고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강원한문고전연구소)

 


▼ 다산길의 경로는?
다산 선생이 북한강을 따라 배를 타고 여행한 뱃길인데, 북한강 일대를 2번 여행하고 나서 지은 '산행일기'가 있다. 다산 선생은 생가인 경기도 남양주 양수리 건너편인 능내리를 출발해 대성리와 청평댐, 홍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관천리를 지나 남이섬을 통과해 가평, 강원도 춘천의 강촌을 지나 의암댐 위인 춘천 소양정까지 오게된다. 소양정 밑에 배를 정박해 놓고 첫 번째는 청평사까지, 두 번째 여행에서는 화천 사창리 곡운구곡까지 갔다 오셨다.

▼ 다산 선생이 춘천을 유람한 이유?
다산 선생은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마치고 1820년 큰형의 아들이 춘천 샘밭의 경주이씨 집안과 결혼을 해서 처음으로 춘천을 오게됐고 1823년에는 친손주가 춘천 신북읍 지내리의 최씨 집안과 결혼하면서 두 번째로 춘천을 찾게 됐다.

▼ 춘천여행을 기록한 작품은?
첫 여행에서는 시집인 '천우기행'을 남기셨고 두 번째 여행에서 북한강 유람기인 '산행일기'와 북한강 발원지, 지류 등을 종합한 '산수심원기'를 남기셨다. 산행일기가 가장 방대하다.

▼ 다산길에서 추천 구간은?
관천리에서 남이섬 구간에는 비포장 구간이 아직 남아있어 옛날 길 걷는 듯한 분위기가 절로 난다. 또한 가평 경강대교에서 강촌까지 구간은 가을에는 갈대가 춤을 추고 봄, 여름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등 경관이 수려해 제일 인상에 남는다.

▼실학가이자 개혁가인신 다산선생이 최순실 게이트로 어수선한 요즘, 이 길을 걸으셨다면?
다산 선생이 소양정 밑에 정박한 배에 머무르셨을 때도 나라가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벼슬아치들이 착취를 해서 아전들이 참지 못하고 도망가는 현실에 대해 가슴 아파하면서 지으신 시들이 있다. 곡운구곡에서도 실학자다운 면모가 들어나는 시들을 지으셨다. 다산 선생이 오늘과 같은 현장을 본다면 더 심한 시를 지으면서 꾸짖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다산길 탐사하는 일정?
한강생명포럼과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2주에 한번씩 다산길을 탐사했는데 총 결산하는 행사가 5일과 6일 이틀동안 북한강 일대에서 열린다. 5일 오전 11시 춘천의 소양정 인근인 춘천스카이워크 앞에서 다산길 선포식이 열리고 주요 구간을 이틀에 걸쳐 한 곳씩 도보로 걷는 탐사행사와 '다산과 북한강 길'을 주제로 한 강연 등이 마련된다.

▼ 앞으로 다산길은?
다산길은 건강뿐만 아니라 시대를 아파한 실학자인 다산 선생의 심정,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하면서 걷는 그런 길이 된다면 의미가 배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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