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저녁 수석비서관들에게 일괄사표 제출을 지시하면서, 청와대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저녁 수석비서관들에게 일괄사표 제출을 지시했다"며 "박 대통령은 조만간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이원종 비서실장도 26일 박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김재원 정무수석이 국회 예결위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청와대 참모진의 교체기반이 마련됐다. 경질 대상자가 선별될 가능성도 있지만, 직접 수석 전원의 사표를 받은 만큼 박 대통령은 수석 이상 전원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개인비리 의혹으로 우병우 민정수석,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으로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이같은 상황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으로 이 실장에 대해 각각 거취 논란이 제기돼왔다.
당초 전원 교체시 국정 공백 우려에 따라 일부 참모만 교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박 대통령이 쇄신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쪽으로 후속조치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결정은 이날 낮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청와대 회동을 통한 건의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 대표는 회동 뒤 브리핑에서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빨리 추진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국민 사과 이후 이날까지 3일간 특별한 후속조치 없이 '심사숙고'만 거듭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된 점도 박 대통령의 판단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말인 29일 전국적으로 대규모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가 예정돼 있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정지지도 17%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는 등 민심이반이 급가속되는 데 대한 부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적쇄신 대상에 수석비서관 이하 참모도 포함될 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역시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돼 있는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은 비서관 신분이다. 이밖에 청와대 개편 뒤 개각 등 추가 조치가 뒤따를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