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
국정 농단 파문을 일으킨 최순실 씨가 지난 2013년 상주 승마대회에 특혜 판정 민원을 넣어 경찰 수사를 지시하게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순실 게이트 특검을 통해 '승마대회 청부수사' 의혹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이다.
지난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제42회 KRA컵 전국승마대회에는 최 씨의 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 씨가 출전해 준우승을 한 경기다.
이 대회 우승은 정 씨와 국가대표 선발 경쟁을 벌이던 김혁(창원 신월고) 씨가 차지했다.
그러나 김 씨의 우승을 두고 특혜 판정 시비가 일었고 승마협회 관계자와 심판진 등이 경찰 조사까지 받는 일이 벌어졌다.
협회 차원에서 판정 이의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상주경찰서가 직접 수사에 착수한 것.
상주경찰서 정보과가 김 씨 우승을 둘러싼 승부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첩보를 수집해 이를 보고 받은 경북지방경찰청이 내사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CBS 취재결과 당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심판위원장 A 씨는 당시 논란이 제기된 직후 "경찰이 승마 대회를 수사한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특정 선수의 점수 채점과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승부 조작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고 사건은 내사 종결됐다.
이후 2개월 뒤 승마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부터 특별감사까지 받았다.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 중 미미한 승마협회를 지목해 청와대가 감사 지시를 내린 것 역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사진=이한형 기자)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감사 결과 문체부가 '최순실 씨가 연루된 내부 파벌 문제'를 보고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문체부 국장과 과장을 '나쁜 사람들'로 지목해 경질을 내리기도 했다.
의혹이 제기된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경찰은 "정윤회·최순실 씨의 딸이 경기에 출전한 사실은 알지 못했고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며 선을 그었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는 내사 사안이기 때문에 수사 배경 등 구체적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며 "당시 내사는 우승 선수에 초점이 맞춰졌고 그쪽(최순실 씨 모녀)과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최 씨가 청와대 내부 문서까지 손을 댄 비선 실세라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최 씨가 승마대회와 관련된 수사 역시 충분히 지시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당시 승부 조작 수사에 착수한 경위를 명백히 밝히는 것은 물론 이번 특검에서 최 씨의 청부 수사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