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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매일 대통령 보고자료 받아"…짙어지는 국정농단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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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최순실이 대통령에 이래라저래라 시키는 구조"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도 불구하고, 국정논단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선실세로 거론되는 최순실 씨가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대통령 보고자료를 거의 매일 받아 검토했고, 대통령 단독으로 결정할수 없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25일 최 씨와 가까웠던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증언을 통해,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받아 국정 전반을 논의하는 '비선 모임'을 운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보고자료를 최 씨에게 건넨 것은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자료는 주로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한테 보고한 것들로 거의 매일 밤 청와대의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 사무실로 들고왔다"고 말했다. 정호성 제1부속실장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비서관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최 씨는 주로 자신의 논현동 사무실에서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 대통령의 향후 스케줄이나 국가적 정책 사안을 논의했다"며 "최 씨는 이런 모임을 주제별로 여러 개 운영했는데, 일종의 대통령을 위한 자문회의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선 모임'의 참석자와 관련해서는 "적을 때는 2명, 많을 때는 5명까지 모였다. 나도 몇 번 참여한 적이 있다"며 "모임에 오는 사람은 회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지만 차은택 씨는 거의 항상 있었고 고영태 씨도 자주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차씨는 미르재단 운영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이며, 고씨는 최씨와 반말을 하는 막역한 사이로 그가 만든 가방을 박 대통령이 들고 다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또한 이 모임에서 "최씨가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자료를 던져주고 읽어보게 하고는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며 "최씨의 말을 듣고 우리가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 올리면 그게 나중에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청와대 문건이 돼 거꾸로 우리한테 전달됐다"고 말했다.

비선 모임의 논의 주제와 관련해서는 "한 10%는 미르, K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일이지만 나머지 90%는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게 대부분으로 최순실 씨는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임에서는 인사 문제도 논의됐는데 장관을 만들고 안 만들고가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얘기는 통념을 무너뜨리는 건데, 사실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최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도 사실 다들 최씨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했다.

'한겨레'는 상식을 뛰어넘는 이 전 사무총장의 증언을 보도를 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지난 두 달가량 취재한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데다, 'JTBC'가 전날 방영한 '최순실 씨가 연설문을 미리 열람하고 수정까지 했다'는 내용과도 부합하는 것이어서 보도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최순실 씨 관련 문건 유출 의혹을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취임 후에도 일정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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