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25일 검찰 수사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준법 및 사회적 책임 경영, 호텔롯데 상장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등 강도높은 개혁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검찰 수사로 다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해 8월 11일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사과 이후 두 번째이며, 지난 19일 검찰 수사 종료 이후 엿새 만이다.
이날 회견장에는 롯데 계열사 대표들도 나와 신 회장과 함께 머리를 숙였다.
신 회장은 이어 그룹의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는 ▲준법경영 체계 확립 ▲사회적 책임 우선 질적성장 추구 ▲순환출자 완전 해소 및 지주회사 전환 등 투명 지배구조 확립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정책본부 축소 재편 등 전면쇄신 ▲투자‧고용 확대를 통한 국민경제 기여 등 여섯 가지가 담겼다.
신 회장은 "도덕성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회장 직속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준법경영 위원회를 구축해 변화된 사업 환경과 사회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며 그룹의 계열사의 준법경영 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 "그룹의 경영철학과 전략의 방향을 큰 틀에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고 아시아 톱10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외형 확대 위주의 목표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쪽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성장전략을 양적 성장 방식에서 사회와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이 되는데 주력하겠다"며 "사회공헌과 동반성장의 토대 마련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서는 "관련 법규와 정부 정책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그룹을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면서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하고 복잡한 구조를 정리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말로 예정했다가 검찰 수사로 무산된 호텔롯데 상장을 조속히 재추진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공개해 주주 구성을 다양화해 글로벌 기업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호텔과 면세 사업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해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권 분쟁의 조속한 해결과 함께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업보국' 정신을 이어가 국민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하는 한편, 3년간 1만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그룹 정책본부를 계열사 지원 역할 중심으로 축소 재편하는 등 전면 쇄신해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