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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硏 "국방부의 '박정희 광복군' 경력세탁은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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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의 광복군 지원은 8.15 광복후
- 朴 친일경력은 상식, 국방부도 안다
- 국정역사교과서 사전포석 우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45년 광복군에서 활동을 했다.' 국방부 공식 보도자료가 온라인을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친일문제를 연구해왔던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이 보도자료를 둘러싼 상황을 두고 '이건 역사왜곡이다, 심각한 문제다'라고 지적을 합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교육홍보실장을 맡고 있는 박한용 실장을 연결해 보죠. 박 실장님.

◆ 박한용> 안녕하세요.

◇ 변상욱> 국방부의 보도자료가 논란인데 어떤 점이 문제라고 보시는 겁니까?

◆ 박한용> 어렵게 이야기하자면 미필적 고의라고 할까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역사 왜곡과 미화’, 즉 ‘박정희 미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러니까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내버려뒀다, 이 뜻이 됩니까?

◆ 박한용> 네. 이 보도자료는 국방부가 박정희 대통령 37주기 추모식에 맞춰서 나온 보도자료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생전 업적이라든지 또는 행적에 대해서 내놓은 것이겠죠. 그런데 이 내용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인 1944년에 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사관학교인 만주군관학교를 마친 다음에 1945년 광복군에 들어가서 활동했다’ 이렇게 돼 있어요. 이 부분 자체가 심각한 역사왜곡과 역사미화가 되어서 논란이 되고 있고, 또 사실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변상욱> 혹시 예전에도 학도병으로 끌려갔다 탈출해서 독립군으로 간 사람도 있으니까 만주군관학교, 즉 일본 육사를 나왔지만 독립군으로 뛰어들어간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건데 그렇지는 않습니까?

◆ 박한용> 그러니까 한마디로 제2의 지청천 장군이 나오신 거죠. 누가 봐도 그렇게밖에 읽을 수밖에 없고요. 교묘하게 보도자료에 1944년도에도 만주군관학교를 졸업한 달이 안 나와 있고 광복군에 들어간 1945년도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전인지 이후인지도 안 밝혀놓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해방 전과 해방 후가 천지 차이 아니겠습니까?

◇ 변상욱> 그렇죠.

◆ 박한용> 아예 다 빼버리고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작위에 의한 역사왜곡이네요.

◇ 변상욱>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이 정말 광복군에 발을 디딘 흔적이나 소문 같은 게 있었습니까?

◆ 박한용> 해방 이후에도 한참 뒤입니다. 1945년 9월 중하순경이죠. 그러니까 한마디로 일제강점기에 독립군으로서의 광복군, 즉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무장조직으로써의 광복군하고 아무 관계가 없이 해방이 될 때까지도 박정희 대통령은 만주군관학교를 마친 이후에 만주국 제8단, 지금으로 치면 제8연대에서 장교로 복무하였습니다.

1945년 8월 17일, 해방 지나고 이틀 뒤에도 만주 일대에서는 해방이 된 줄도 몰랐어요. 모르고 있다가 제8단에 있는 중국인 군인들에 의해서 무장해제가 당합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박정희 대통령 경우에는 1945년 8월 17일까지는 적국 장교였습니다. 왜냐하면 1941년 12월에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을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에 대해서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선전포고가 있었을 때 박정희 대통령은 만주군 안에 들어가 있었고 적국 장교로서 활동하다가 1945년 8월 17일에 해방 지나고 이틀 뒤에 해방을 맞이한 게 아니라, 패전을 맞이한 적국 장교였을 뿐입니다.

(사진=자료사진)

 

◇ 변상욱> 그러면 나중에도 군인 신분을 유지하면서 광복군에 발을 디딘 모양인데요. 그때 광복군 소속은 어디인지 나와 있습니까?

◆ 박한용> 그건 북경입니다. 그 당시에는 북평이라고 불렀는데요. 즉 1945년 8월 17일 패전되고 난 다음에 보니까 중국 군대가 박정희 대통령 같은 조선인들에게 ‘고향에 가라’ 이렇게 말한 겁니다. 그렇게 해서 북경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왔더니 이때 북경에 광복군 추모소가 있었던 거예요.

고향은 가야 되는데 적국 장교 출신들이 갈 데가 있습니까? 이리저리 경력이야 속였겠죠. 그렇게 해 가지고 광복군에 들어갔으니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광복동지하고는 관계가 없습니다. 즉 독립운동을 한 광복군하고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에 실제 포상 대상도 아니고 오히려 경력 세탁 아니겠어요? 그렇게 보는 게 정확합니다.

◇ 변상욱> 그렇죠. 일단 해방이 된 뒤에도 일본군 군정을 유지하고 있다가 중국군에 의해서 무장해제를 당하다 보니까 광복군을 만나게 되고 거기에 합류하게 됐다, 그걸 갖고 어떻게 광복군에 복무했다고 할 수 있느냐? 이 문제군요.

◆ 박한용> 그렇죠. 한마디 하면 8. 15 해방까지 친일파도 아니고 적국 장교였죠. 그때 교전 중이었습니다. 어찌됐건 임시정부가 선전포고를 했으니까요.

◇ 변상욱> 아까 국방부의 미필적 고의라고 말씀하셨는데 의도성이 분명하다고 보십니까?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십니까?

◆ 박한용> 미필적 고의라기보다 상당히 사기에 가까운 거예요. 국방부에 전사편찬연구소도 있지 않습니까? 박정희 대통령의 행적조차 모를 리가 없으며 박정희 대통령의 혈서 지원 보도 기사도 언론에서 다 다루지 않았습니까? 박정희 대통령의 만주군관학교 지원과 장교로서 복무했다는 건 군부가 다 알고 있었던 사실 아닙니까?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국방부가 모르고 그 경력을 뺐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 변상욱> 글쎄요. 어제도 기자들이 ‘군관학교 입교하면서 혈서로 일본제국에 충성하겠다고 맹세한 게 만주신보에도 다 실려 있는데 이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이런 질문을 하니까 국방부에서 ‘그런가요?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습니다’라고 한 걸 보면 글쎄요... 기자들이 다 아는 걸 갖다가 국방부가 몰랐을 것 같지는 않네요.

◆ 박한용> 상식이죠. 이 부분은 정말로 우려될 만한 역사 왜곡이고 광복군에 대한 모독입니다. 정말로 항일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었던 생존한 광복군들의 마음이 무너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거기에다가 국군의 정체성마저도 흔들리게 하는 일이죠.

◇ 변상욱> ‘박정희 전 대통령이 광복군에서 활동했다는 걸 도대체 어디서 발견했느냐?’라고 질문을 했을 때 국방부는 ‘민족중흥회라는 단체에서 보낸 자료에 바탕을 두고 있소’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 민족중흥회는 어떻게 성격 규정을 할 수 있습니까?

◆ 박한용> 듣도 보도 못한 단체예요. 박정희 대통령의 경력에 대해서 특히 군 경력에 대해서 국방부 같은 권위 있는 곳이 어째서 민족중흥회라는 저희가 모르는 단체인데 어떤 근거로 자료를 받아올 수 있습니까? 국방부가 빌려왔다는 거 자체가 대단히 궁색하고요. 빌려왔다 하더라도 책임이 없죠.

◇ 변상욱> 광복군 경력 말고는 국방부 보도자료에서 또 다른 문제점, 혹시 지적하실 게 있습니까?

◆ 박한용>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논란이 친일경력하고 독재 문제 아니겠습니까? 현 국방부가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 문제를 직접 건드린다고 하는 것은 현 박근혜 대통령을 봐서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하더라도요. 역사 자체를 바꾸는 건 안 되겠죠. 게다가 친일했던 경력은 대단히 한국사에서 부끄러운 이야기고요.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고 또 군부 쿠테타를 통해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역사 사실 자체가 우리한테는 대단히 중요한 화두인데 이러한 부분은 왜곡했을 뿐만 아니라 미화까지 한 거 아니겠습니까?

◇ 변상욱> 알겠습니다. 아무튼 현 정부 들어서서 역사문제는 상당히 심각합니다. 국정교과서 문제로 한창 홍역을 치렀고 또 다음 달이면 나온다고 하는데요. 현 정부 들어서서 좀 심각하다고 싶을 정도로 지적하시고 싶은 역사왜곡 사례는 또 어떤 게 있습니까?

◆ 박한용> 내년에 이른바 박정희 탄생일이 100년이 됩니다.

◇ 변상욱> 내년이 100년이죠.

◆ 박한용> 이런 것에 대한 국방부의 보조 맞추기로 보이고요. 무엇보다도 국방부의 일제시대 역사에 대한 의도적인 왜곡과 미화는 11월 말에 나올 국정교과서 자체가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라든지 친일 경력을 미화하거나 삭제하려는 그런 의도로까지 보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사전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박한용> 네, 고맙습니다.

◇ 변상욱>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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