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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LG 타격, '디펜스' 승부수가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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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소사 (자료사진 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의 타선은 마치 변비에 걸린 것처럼 꽉 막혔다. 득점이 어려우면 어떻게든 실점을 막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 버티기 위해 던진 승부수가 효과를 보면서 LG는 간신히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LG 트윈스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번의 만루 기회를 잡아 1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1회에 두차례 만루 기회를 잡아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올렸다. 2회, 4회, 6회, 8회에도 만루 기회가 찾아왔으나 결정적인 한방이 터지지 않았다. 김준완과 나성범의 호수비가 LG의 적시타를 막았다.

LG는 연장 11회말 1사 2,3루에서 양석환이 때린 행운의 내야안타로 2-1 승리를 결정지었다. 양석환의 안타는 LG가 플레이오프 3경기를 통해 처음으로 기록한 득점권 안타였다.

LG는 박민우, 이종욱, 나성범, 테임즈 등 NC 왼손타자들이 줄지어 나오는 7회초 좌완 진해수를 투입했다. 스코어는 1-1. 정규이닝 마지막 이닝으로 가는 길목에서 찾아온 중요한 고비였다.

진해수는 자기 역할을 해냈다. 이종욱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박민우와 나성범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런데 테임즈의 타석 때 양상문 감독은 진해수를 내리고 1차전 선발투수였던 헨리 소사를 마운드에 올렸다. 소사는 98개의 공을 던지고 이틀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승부수였다.

양상문 LG 감독은 "원래는 소사를 4차전에 기용하려고 했다. 테임즈가 3차전을 포함해 2경기밖에 하지 않아 확실히 빠른 공에 배트가 밀리는 감이 있었다. 소사의 빠른 공이면 승부가 되겠다 생각해 투입했다"고 말했다.

테임즈는 올해 소사를 상대로 타율 0.250, 1타점을 기록했다. 3안타 중 2루타와 홈런이 1개씩 있었다. 소사가 테임즈에 강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양상문 감독은 데이터 대신 테임즈의 상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승부수를 던졌다.

소사는 시속 152km짜리 강속구를 연거푸 던져 헛스윙과 파울을 이끌어냈다. 이어 떨어지는 변화구로 테임즈가 방망이를 헛돌리게 했다.

9회초 2사부터는 마무리 임정우가 나왔다.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가 1차전에서 크게 흔들렸음에도 "필요한 상황이 오면 임정우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LG는 임정우로 11회까지 버텼다. 2⅓이닝을 버텼다. 올시즌 개인 최다이닝 투구다. 또 33개의 공을 던졌다. 임정우가 정규리그에서 30개 이상의 공을 던진 것은 6번 뿐이다.

4차전 걱정을 할 처지가 아니었다. 구위가 살아난 임정우를 최대한 길게 끌고갔다. 11회초 위기가 찾아왔지만 실점없이 넘길 수 있었던 이유는 3차전에서 가장 빛나는 승부수가 통했기 때문이다.

LG는 11회초 수비에 앞서 이천웅을 빼고 그 자리에 안익훈을 넣어 중견수로 돌렸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흐름상 매우 중요한 타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안익훈을 투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확한 한수였다. 안익훈은 나성범의 타구를 담장 앞에서 잡아내는 놀라운 수비로 2사 1,2루 실점 위기를 막았다. 양상문 감독은 "오늘의 히어로, 내 마음 속 MVP"라며 안익훈을 치켜세웠다.

포스트시즌이 아무리 '투수 놀음'이라 해도 6안타 16개의 4사구를 묶어 2점밖에 뽑지 못한 타선에는 문제가 있어보인다. 그러나 실점없이 버티고 또 버티자 결국 승리의 기회가 찾아왔다. 벼랑 끝 위기에서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오늘'만 살겠다는 각오로 과감하게 던진 승부수들이 통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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