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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쉰 소사-불펜 총출동…처절했던 마운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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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헨리 소사 (자료사진 제공=LG 트윈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오늘은 우규민을 빼고 투수 모두 대기한다"고 말했다.

우규민은 2차전까지 2패를 당한 LG가 3차전에서 기사회생했을 때 4차전 선발투수로 기용하기 위해 아낀다는 것으로 알아들었다. 그리고 굳이 언급은 안했지만 헨리 소사와 데이비드 허프는 '당연히' 3차전 대기 명단에서 빠지지 않을까 예상했다. 둘은 원정 1,2차전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사가 나왔다. 지난 21일 마산 1차전에서 6⅓이닝동안 98개의 공을 던진 소사는 이틀 쉬고 3차전 마운드에 올랐다.

좌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7회초 등판한 진해수가 2사 1루에서 내려가고 소사가 올라왔다. 소사는 테임즈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초에도 등판해 세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소사는 9회초 1사 1루에서 임무를 마쳤다. 1⅔이닝동안 18개의 공을 던졌다.

최근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고 이틀 쉰 뒤 선발등판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소사는 반대로 선발등판 후 3일만에 중간계투로 등판했다. 어떻게든 3차전을 잡겠다는 LG의 필사적인 의지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9회 2사에서 등판한 LG 마무리 임정우는 11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무려 33개의 공을 던지며 2⅓이닝을 실점없이 버텼다. 양상문 감독은 '내일'을 생각하지 않았다. 순간의 승부에 집중했다. 11회말 끝내기 점수가 나오면서 과감한 마운드 기용은 빛을 발했다.

사정은 NC도 비슷했다. 김경문 NC 감독이 투수 교체를 두고 이처럼 많은 고민을 했던 날이 또 있을까.

선발투수가 경기 시작과 함께 흔들리면서 큰 위기를 맞았지만 NC는 과감한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맞섰다.

승부조작 의혹 탓에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재학 대신 3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선발 장현식은 경기 시작부터 흔들렸다. 직구가 다 높게 제구됐다. 첫 타자는 볼넷. 우려는 점점 더 커졌다. 1회에만 볼넷 4개를 줘 밀어내기로 1실점한 것이다.

김경문 감독의 바람이 어긋났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르는 장현식을 두고 "1회 첫 타자가 중요하다. 장현식은 얼마든지 좋은 공을 갖고 있으니 자기 공만 던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나 첫 타자부터 꼬였다. 장현식은 2회에도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때까지 총 38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13개, 볼이 25개였다.

김경문 감독은 더이상 주저하지 않았다. 장현식과 더불어 3차전 선발 후보로 거론됐던 최금강을 투입했다. NC 벤치는 1회 장현식이 끊임없이 볼을 던질 때부터 최금강을 불펜에 대기시켰다.

최금강도 제구가 썩 좋지는 않았다. 볼넷 2개를 내주고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히메네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3회에도 2사 1,3루에서 몸을 날려 김용의의 타구를 잡은 중견수 김준완의 호수비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최금강이 4회에 다시 2사 1,3루 위기에 처하자 NC는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정규리그에서 팀내 가장 많은 26세이브를 올린 임창민을 투입했다. 불을 껐다. 다음 투수는 원종현. 6회에 나왔다. 2사 만루 위기가 있었지만 실점없이 마무리했다.

NC는 수많은 볼넷을 허용하고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 장현식의 밀어내기 볼넷이 8회까지 유일한 실점이었다. 8회에는 이민호가 세타자를 몸 맞은 공으로 내보내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히메네스의 3루 땅볼 때 3루주자 문선재가 합의판정 끝에 홈에서 아웃됐고 채은성의 타구를 나성범이 몸을 날려 잡아내면서 NC는 또 한번 큰 고비를 넘겼다.

NC도 집단 마무리로 불리는 3명의 핵심 불펜투수를 경기 중반부터 비교적 빠른 타이밍에 투입했다. 승부수였다. 9회까지 수많은 LG 잔루를 만들어내며 버텼으니 내용은 불안해도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이처럼 3차전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양팀의 마운드 운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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