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은 블랙홀로? 朴대통령, 갑자기 '개헌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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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논의는 필요했다" vs "그토록 반대하던 분이 왜…"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발언대에 오르고 있다. 위 정세균 국회의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돌연 개헌 논의 개시를 선언하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반응이 뜨겁다.

박 대통령은 그간 개헌은 '블랙홀'이라며 논의조차 꺼리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 2007년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헌'을 제의하자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개헌에 관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개헌은 필요하지만, 박 대통령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비선실세' 최순실 의혹과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 여론 등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개헌을 더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1987년 개정돼 30년간 시행돼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맞지 않는 옷"이라며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개헌 논의에 찬성한다는 입장과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hv21****'는 "개헌 논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임기 초부터 (논의를) 하든지 (했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kyun****'는 "개헌이 필요한 때긴 하다. 제발 색안경을 빼고 보자. 다른 논란들은 조사 제대로 해 밝혀서 한 점 의혹을 남겨서는 안 될 거다. 개헌하자는데 다른 이유 대는 무리들이 많아 문제"라고 주장했다.

'dong****'는 "개헌은 적극 찬성이다. 중간에 심판받고 아니다 싶으면 바꿀 수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국민 무서운 걸 알 거다"라고 적었다.

'emai****'는 "개헌이 필요하지만 이런 식은 아닌 것 같다. 나라의 틀을 고치는 일인데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sara****'는 "권력의 비리와 부패, 무능을 덮고 다른 곳에 눈을 돌리려는 비겁한 술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jjst****'도 "몇 개월 전만 해도 대통령 본인께서 반대하시던 걸 갑자기 마음 바꿔 추추진하시는 이유가…. 개헌이라는 게, 오랜 생각 끝에 나와야 할 발언이다. 갑자기 이러는 이유는 화제돌리기용 이유 하나뿐"이라고 적었다.

'pigs****'는 "없던 의혹도 더 생긴다. 임기 내내 개헌정국으로 가면 정권에서 아무 일도 못한다고 개헌 얘기 나올 때마다 발끈하시던 분이 '최순실 게이트' 터지자 안면몰수, 레임덕 초래 발언을 하시는 이유가 뭐냐"고 토로했다.

'917p****'도 "도대체 비리의 규모가 얼마나 크길래…. 개헌이라. 아무래도 그 비리가 무척 큰 블랙홀인가"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국회 시정연설 중 '개헌' 언급 부분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반세기만에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하며 선진국의 문 앞에 서 있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저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4대 구조개혁으로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그 마지막 문턱을 넘기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앞서 말씀드린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지만 임기가 3년 8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일부 정책의 변화 또는 몇 개의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타파하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 정치는 대통령선거를 치른 다음 날부터 다시 차기 대선이 시작되는 정치체제로 인해 극단적인 정쟁과 대결구도가 일상이 되어버렸고, 민생보다는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투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적 정책현안을 함께 토론하고 책임지는 정치는 실종되었습니다.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큽니다.

북한은 '몇 년 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수십 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있고, 경제주체들은 5년 마다 바뀌는 정책들로 인하여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와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들은 비단 현 정부 뿐만 아니라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으로 선출된 역대 대통령 모두가 되풀이해 왔습니다.

저 역시 지난 3년 8개월여 동안 이러한 문제를 절감해 왔지만, 엄중한 안보・경제 상황과 시급한 민생현안 과제들에 집중하기 위해 헌법 개정 논의를 미루어 왔습니다.

또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들이 더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개헌 논의 자체를 자제해주실 것을 부탁드려 왔습니다.

하지만 고심 끝에, 이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한계를 어떻게든 큰 틀에서 풀어야 하고 저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개헌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국가운영의 큰 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당면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더욱 중요하고, 제 임기 동안에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바로 서게 할 틀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뜻을 국민의 대표이자 그동안 지속적으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셨고, 향후 개헌 추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실 국회의원 여러분 앞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판단 하에 오늘 국회 연설을 계기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현재의 헌법이 만들어진 1987년과 지금은 사회 환경 자체도 근본적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진입으로 한국 사회의 인구지형과 사회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고, 87년 헌법 당시에는 민주화라는 단일 가치가 주를 이루었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목표가 혼재하는 복잡다기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1987년 때와 같이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헌안을 의결해야 할 국회의원 대부분이 개헌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역대 국회의장님들은 개헌 추진 자문기구를 만들어개헌안을 발표하기도 했고, 20대 국회에서는 200명에 육박하는 의원님들이 모임까지 만들어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야의 많은 분들이 대통령이 나서달라고 요청했고, 국회 밖에서도 각계각층에서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국민들의 약 70%가 개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특정 정치 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갈 수 없는 20대 국회의 여야 구도도 개헌을 논의하기에 좋은 토양이 될 것입니다.

1987년 개정되어 30년간 시행되어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되었습니다.

대립과 분열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의 정치 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2017년 체제를 구상하고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습니다.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국회도 빠른 시간 안에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세계가 눈부신 속도로 변화하고 혁신하고 있는데, 기득권에 매달려 내 것만 지키려 하다가는 우리 모두가,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한발씩 양보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갈등을 해소하고 함께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서로 떨어져 있으면 한 방울의 물에 불과하지만 함께 모이면 바다가 된다는 말처럼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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