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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가겠다"는 전자랜드, 더 빠르고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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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를 터트리고 있는 인천 전자랜드의 제임스 켈리 (사진 제공=KBL)

 


"여태껏 전자랜드 구단의 이미지는 열심히 한다, 앞으로 잘하겠다 이런 얘기만 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한다는 얘기만 했다. 이제 어린 선수도 많지 않다. 감독이 먼저 책임감을 갖겠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도록 하겠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2016-2017 KCC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던진 출사표다. 아마도 이날 10개 구단 사령탑들의 출사표 가운데 "2가지 우승을 꼭 하겠다"며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제패를 다짐한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과 더불어 가장 과감했던 각오였을 것이다.

설레발은 금물. 그러나 전자랜드가 기분좋은 설레발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막 첫날부터 인상깊은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 팀이자 '영원한 강호' 울산 모비스를 적지에서 잡은 것이다.

전자랜드는 22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개막 원정경기에서 24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한 제임스 켈리와 한층 더 빨라진 스피드, 더 단단해진 조직력을 바탕으로 모비스를 80-63으로 눌렀다.

켈리를 앞세운 전자랜드는 제공권 싸움에서 오히려 모비스에 앞섰다. 모비스의 심각한 야투 난조를 감안하더라도 리바운드 숫자에서 45-32로 크게 앞선 것은 의미가 있다. 공격리바운드를 17개나 잡아냈다. 높이에 열정이 더해지지 않으면 나오기 힘든 숫자다. 특히 켈리가 7개의 공격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켈리의 높이는 대단했다. 탁월한 운동능력으로 골밑을 휘저었다. 3쿼터까지는 외곽에 나와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4쿼터 들어 골밑에 힘을 집중했다. 4쿼터 막판 함지훈의 3점슛 시도를 코트 밖으로 걷어내는 블록슛 장면은 일품이었다. 또 속공 상황에서는 위력적인 마무리 능력을 발휘했다. 앨리웁 덩크는 화려함의 극치였다.

전자랜드가 가장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역시 박찬희의 가세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이적한 박찬희는 6점, 9어시스트, 6리바운드, 6스틸을 기록하며 전자랜드 데뷔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 수비, 특히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스틸 그리고 속공 등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올시즌 전자랜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전자랜드는 속공 숫자에서도 모비스에 7-3으로 앞섰다. 전자랜드가 전체 3순위로 뽑은 신인 빅맨 강상재는 18분동안 5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다. 4쿼터 켈리의 덩크를 도운 '하이-앤드-로우' 플레이와 쐐기 3점슛 등 승부처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자랜드의 해결사 정영삼도 12점을 보탰다. 전자랜드는 단 1경기만에 예전과는 다른 '포스'를 내뿜었다. 지금과 같은 기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포지션 별로 선수층이 더 두터워졌다는 느낌을 확실히 줬다. 매치업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보인다.

모비스로서는 3쿼터 양동근이 상대 선수와 충돌, 왼손 골절을 당해 4쿼터에 뛰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개막전 패배 이상의 손실을 입은 모비스다. 찰스 로드는 10점 4리바운드를 올렸고 새 외국인선수 네이트 밀러는 19점을 올렸지만 야투 26개를 던져 8개 성공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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