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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아시아 시장, ‘위조 여권’은 예견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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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쿼터’ 자격 위해 불법 사례 속속 등장

지난 시즌 대구에서 활약할 당시 브라질 국적으로 활약했던 미드필더 세르징요(왼쪽)는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강원 유니폼을 입으며 시리아 국적으로 영입됐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세계 축구계의 중심에 당당히 진입한 아시아 축구. 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작지 않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최근 이슈는 ‘위조 여권’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9월 2016 AFC 챔피언스리그 서아시아권역 8강 1차전에 엘 자이시(카타르)에 몰수승을 줬다. 상대인 알 나스르(아랍에미리트) 소속 공격수 산투스 완데를레이가 위조 여권을 사용해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출신의 완데를레이는 인도네시아 이중국적을 취득해 알 나스르에 입단했지만 AFC는 완데를레이가 제출한 인도네시아 여권이 위조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9월 2일 선수자격을 박탈했다. AFC는 당시 “완데를레이가 인도네시아 국적을 취득할 당시 제출한 서류가 위조됐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K리그 챌린지 강원FC가 소속 외국인 선수 세르징요가 위조된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2015년 대구FC에서 활약할 당시만 해도 브라질 국적으로 활약했던 세르징요는 올 시즌 강원 유니폼을 입으며 시리아 국적으로 ‘아시아쿼터’ 선수가 됐다.

강원에 따르면 세르징요는 할아버지가 시리아계라는 점을 이용해 시리아 국적을 얻었다고 해명했다. 세르징요는 브라질 주재 시리아 대사관에서 2013년 5월 시리아 시민권을, 2014년 6월에는 시리아 여권을 차례로 취득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과 경찰은 세르징요가 브로커를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시리아 여권을 손에 넣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세르징요 외에도 이중국적을 통해 아시아쿼터로 활약하는 브라질 출신 선수에 대한 추가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 이랜드에서 활약하다 퇴출된 벨루소 역시 지난 시즌 강원에서는 브라질 출신으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시리아 국적으로 등록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선의로 출발한 '아시아쿼터', 변질된 의도

현재 K리그는 '3+1'의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을 운영 중이다. 국적에 상관없이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가운데 아시아 국적을 가진 선수는 '아시아쿼터'를 통해 추가로 1명을 영입할 수 있다.

2009년 AFC가 아시아 축구의 상생을 위해 도입한 '아시아쿼터'는 아시아 축구시장의 성장과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수출국' 브라질 출신 선수의 아시아 국적 취득 러시로도 이어졌다. 비단 브라질뿐 아니라 아시아 리그로 더욱 수월하게 이적하기 위해 많은 선수가 아시아 국적 취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시아 축구에 정통한 김환 JTBC 해설위원은 "실제로 아시아 국가의 여권을 파는 브로커가 존재한다"면서 "국가별로 가격이 정해져 있고, 주로 내전 등으로 정세가 어려운 국가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국적을 파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환 해설위원은 "아시아 국적을 얻을 경우 정규 외국인 쿼터에 들지 못하지만 아시아 쿼터로는 충분히 아시아 각 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가 주로 이 방법을 통해 아시아 국적을 취득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시즌 강원과 올 시즌 서울 이랜드 FC에서 활약했던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벨루소는 강원에서는 브라질, 서울 이랜드에서는 시리아 국적으로 활약했다. 서울 이랜드 관계자는 “벨루소가 처음 시리아 국적이 있다고 했을 때 긴가민가했지만 구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여권과 등록 서류가 전부다. 지금은 떠난 선수라 불법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에서 활약하는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주실레이는 브라질 국가대표 경력도 있지만 팔레스타인 국적을 취득해 아시아쿼터 자격을 얻었다. 산둥은 FC서울과 AFC 챔피언스리그 8강 당시 이탈리아 국가대표 그라치아노 펠레와 아르헨티나 출신 미드필도 왈테르 몬티요, 브라질 출신 수비수 지우와 함께 주실레이가 출전했다.

유럽처럼 혈통을 따져 정상적인 방식으로 아시아 국가의 국적을 얻는 사례가 있는 반면 부정한 방법을 통해 아시아 국적을 얻는 경우도 속속 적발되고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대부분 문제가 되는 선수들이 시리아나 팔레스타인, 동티모르와 같이 분쟁지역의 국적을 가져오는 만큼 더욱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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