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여건 좋은 대도시 경쟁률 치열…충남북·강원·전남 줄줄이 미달충북 330명 모집에 203명만 지원, 3년 연속 미달…세종 경쟁률 2.3대 1대도시·수도권과 농어촌 지역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도 심화하고 있다.
근무 환경이 좋은 대도시에는 응시자들이 대거 몰리는 반면 산간벽지나 도서지역 학교에서도 근무해야 농어촌 지역은 오히려 지원이 갈수록 줄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는 직업적으로 선망의 대상이지만, 벽지나 섬 지역이 있는 도(道) 단위 지역에서는 매년 선발시험 때마다 미달 사태를 빚어 교육당국이 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신안 섬마을에서 발생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예비 교사들이 주거 여건이 좋은 대도시를 선호하는 반면 벽지나 섬 등에서 홀로 생활하는 것도 감수해야 하는 농어촌 지역을 기피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18일 전국 시·도교육청이 2017학년도 유·초·특수학교 교사 임용시험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충북도교육청의 경우 초등교사 일반은 330명 모집에 203명만 지원, 0.6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무려 127명이 미달한 것이다.
충북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초등교사 지원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2014년에는 360명 모집에 336명이 지원해 288명이 최종 합격했다. 지난해에는 390명 선발에 323명이 응시했고, 295명이 합격 통보를 받았다. 충북교육청은 모자란 교원을 기간제 교사로 채웠다.
충남도교육청도 사정은 같다. 내년도 초등교사 일반 562명 선발에 319명만 지원해 0.5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514명 모집에 447명, 2014년에는 468명 모집에 411명 지원했다.
충남 역시 예비 초등학교 교원들의 대도시 선호 현상 속에 3년 연속 미달했다.
전남도교육청도 미달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290명 선발 예정에 245명만 지원했다.
강원도교육청 역시 242명을 뽑는데 140명만 응시해 3년째 미달 사태에 직면했다.
반면 도시 규모 확대로 초등교사 모집 인원을 크게 늘리고 있는 세종시는 268명 선발에 624명이 응시, 2.3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초등교사 1천676명(장애 제외) 모집에 2천620명 지원해 1.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농어촌을 낀 도 단위 지역에 응시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충북만 해도 청주교대와 한국교원대(초등교육 전공) 졸업 예정자가 450명가량 된다.
충북교육청은 이들의 '충북'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두 학교 졸업자와 졸업 예정자에게 3점의 '지역 가산점'을 부여한다. 지역 가산점 제도는 시·도별 공통 사안이다.
그런데도 지원자가 203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역 가산점을 포기하고 세종시 등 대도시에 응시 원서를 냈다는 얘기다.
물론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학교가 자기가 낳고 자란 지역에 응시했을 수도 있지만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전국 교육대학 재학생 대부분 여성이다.
따라서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등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성 예비교원들이 도 단위 지역 지원을 꺼렸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교대 관계자는 "교대는 어느 곳이든 전국에서 신입생이 몰린다"며 "우리 학교만 해도 충북 출신의 입학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지역 가산점 제도가 있다 해도 '충북'으로만 지원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산간 오지가 많은 지역 교사 지원생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응시생들이 농어촌 지역보다는 대도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충남처럼 농어촌과 섬이 많은 지역은 교사 근무지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