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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부서 수사 불가능"…특수부 재배당 요구 봇물

 

청와대 외압 의혹이 제기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비화되는 가운데 검찰 수사가 별다른 진척 없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일반사건을 다루는 형사부에 배당한 채 연이어 터지는 의혹에 대해서는 관망만하고 있다. 이때문에 권력형 비리를 수사를 전담하는 특수부로 재배당해 본적적인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지금까지 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의혹의 출발점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인 대기업들로부터 800억원 넘는 거액을 모금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허울 좋게 출범했던 두 재단이 실은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자 최측근이면서도 베일에 쌓여있던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사적(私的)' 재산처럼 활용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먼저 승마선수로 활동하는 정씨의 독일 전지훈련 숙소를 구해주기 위해 최소 두 차례 K스포츠재단 직원을 독일 현지에 파견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한겨레>는 독일 현지 동포의 증언을 토대로 재단이 사실상 딸 정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했다.

재단법인 미르 출범식'에서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자료사진)

 

출범 당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지난해 10월과 올 1월 한류 문화와 스포츠로 창조경제에 이바지 한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뿐만 아니라 K스포츠재단이 국내 재벌그룹에 올 초 80억원대 투자를 제안한 사업 주관사가 최씨와 딸 정씨가 대주주인 독일 현지 스포츠마케팅 회사인 정황도 나왔다.

해당 사업 주관사는 독일의 '비덱 스포츠 유한 책임회사'로 회사 주주 명부에는 최씨의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씨와 딸 정씨 두 명 이름만 올라있다고 이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는 학계로까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딸 정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에서부터 학사경고를 받았다가 최씨의 방문 이후 지도교수가 바뀌었다는 의혹, 엉터리 수업과제 등으로 이화여대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이대 측은 전날 교직원과 학생에게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일부 교과목에서 관리 부실이 있긴 했으나 특혜는 없다"며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조치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그러나 최경희 총장의 사퇴까지는 할 사안이 아니라고 못박고 있다. 문화계 역시 박근혜 정부 하에서 '황태자'로 군림한 것으로 알려진 차은택 CF 감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최씨 일가는 현 정권의 또다른 실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도 깊은 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주) 삼남개발 김장자 대표가 지난해 이화여대에 1억원을 기부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대 측은 최근 김 대표가 운영하는 골프장인 경기 화성시 기흥컨트리클럽에서 골프대회를 열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시사저널>은 최 총장이 8월 20일 기흥컨트리클럽에서 진행하는 'ACE 아카데미 제2회 이화여자대학교 총장배 골프대회'에 참석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씨와 사정기관을 진두지휘하며 또다른 '실세'로 군림해온 우 수석까지 재단 비리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를 중심으로 시민단체 고발사건이라는 이유 만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한웅재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수사를 미적거리고 있는 검찰이 수사팀을 재배당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수통 한 검사는 "형사 8부에서 사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봐도 수사를 제대로 안하겠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라며 "미르K스포츠재단처럼 정국을 뒤흔드는 사건은 특수부에서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검사도 "이런 사건을 형사부에서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사건을 가지고 있는 부장검사의 의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형사부에 소속된 검사 수 만으로 할 수 있는 사건도 아니다. 재배당이 안되면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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