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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삼성 눈치는 옛말, 믿을 건 아이폰7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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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총력전…밀어주기 이면엔 갤노트7 사태 고충·불만 팽배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한 시민이 아이폰7 사전예약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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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의 국내 출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이폰7 시리즈가 전작보다 빠른 속도로 물량을 소진, 갤럭시노트7이 불명예 퇴진한 시장에서 독무대를 예고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른바 '갤노트7쇼크'로 잃어버린 특수를 아이폰7으로 만회하기 위해 특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삼성전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아이폰에는 적극적인 마케팅를 펼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이다. 이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 논란으로 교환·환불 조치를 되풀이하다 결국 단종사태까지 맞으면서 이통사들의 타격이 그만큼 컸다는 것으로 분석이다.

◇ 아이폰7 예판 '전작 대비 판매량 최대 2배 이상'…지원금 이례적 조기 공개

예약 판매가 5일째 접어든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7 시리즈는 통신사별로 전작 대비 최대 2배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폰7 시리즈 온라인 예약 판매가 시작된 지난 14일에는 조기 매진됐다. 이날에만 10만여 대가 예약된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온라인 예약 판매 신청 결과 1분만에 2만 대, 15분 만에 5만대가 마감됐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1차 예약 판매는 2분 만에, 2차 예약 판매는 1시간 만에 종료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1분 만에 2만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업체 관계자는 "1년 전 아이폰6s 출시 때보다 두 배 이상 예약 판매량이 늘었다"며 "혁신도 없고 디자인도 별로라던 혹평에 비해 관심이 뜨겁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예약판매에는 허수 지원자가 많은 만큼 이동통신사들은 아이폰7이 출시되는 21일 실제 개통으로 이어지도록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예약 판매 시작과 동시에 공시지원금을 공개한 것도 아이폰7 특수 잡기 전략 중의 하나다. 통상적으로 아이폰 시리즈는 출시 당일 공시지원금을 공개해왔다.

아이폰7 출고가는 32GB 기준으로 86만 9000원, 아이폰7플러스는 102만 1900원이다. 가장 대용량인 아이폰7플러스 256GB는128만 3700원이다.

최고가 요금제에서의 공시지원금은 SK텔레콤이 12만 2000원, LG유플러스 11만 8000원, KT 11만 5000원의 지원금을 준다.

가장 많은 가입자가 선택하는 6만원대 요금제에서는 LG유플러스 7만 1000원, KT 7만원, SKT 6만 90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7이 그룹사 LG전자 제품인 V20의 경쟁작임에도 중저가 요금제에서 최대 지원금 책정한 것이 눈에 띈다.

◇ 예약 돌풍에 아이폰7 특화 프로그램, 제휴 카드로 '아이폰 특수 잡기' 총력

이통사들은 아이폰7 특화 프로그램까지 선보였다.

KT는 아이폰7 전용 구매 프로그램인 '체인지업'을 출시했다. 아이폰7 개통 1년 뒤 사용 중인 아이폰을 반납하고 새 아이폰으로 기기변경을 하면 남은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조건에 따라 출고가의 최대 50%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처음으로 아이폰 전용 구매 지원 프로그램 'Project 505'을 출시했다. 18개월동안 할부원금의 50%만 납부하고 사용한 중고폰을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을 면제하하고 파손 시 수리비를 최대 25만원 지원, 고객 부담금을 5만원 이하로 낮춰주는 프로그램이다. 아이폰7 출시일인 21일부터 가입할 수 있다.

애플의 부실한 A/S 정책이 단점으로 꼽히는 만큼 이를 원스톱으로 진행해주는 'U+파손도움 서비스'도 전국 120개 분실파손 A/S전담 매장에서 시행한다. 아울러 신한 제휴카드도 새롭게 선보여, 사용 실적에 따라 24개월간 최대 60만원까지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SK텔레콤 역시 최대 할인금액이 지원되도록 아이폰 7 전용카드 'T라이트할부 i KB국민카드'를 출시한다. 고객이 전월 카드 실적 30만원 이상 사용 시 매월 1만 5000원, 70만원 이상 사용 시 매월 2만 1000원(2년 50만 4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12월까지 이 카드로 아이폰7을 구매한 고객은 SK텔레콤 분실·파손보험 '폰세이프 고급형(월 5900원)'에 가입 시 6개월치 이용료를 면제 받는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더이상 삼성 눈치 안본다"… 밀어주기 이면엔 갤노트7 사태 고충·불만 팽배

이처럼 이통사들의 적극적인 아이폰7 마케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금까지 이통사들은 국내 최대 제조사이자 가장 많은 단말기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위해 아이폰 마케팅에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이통사 역시 타격과 고충이 크다는 반증"이라며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와 이통사간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달 첫 리콜 사태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이통사와 구체적인 협의도 없이 갤럭시노트7 교환 및 환불 계획을 발표하는 바람에 주말부터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았다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신제품에는 이통사별 다양한 프로모션이 얽혀있어 말처럼 쉽게 리콜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신제품 구매를 위해 발급한 제휴카드 처리, 대리점에 지급된 인센티브, 고객에게 건네진 사은품 비용 분담 등이 문제인 셈이다.

일선 판매점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 "일선 판매점에서는 일단 고객에게 단말만 돌려받고 환불해주고 있다"며 "판매점이 자체 제공한 사은품 비용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환불 때 통신사를 바꿀 경우 절차는 더욱 복잡해진다. 요금을 일할 계산해서 정산하고, 관련 수수료도 돌려줘야 한다. 여기에 갤노트7 교환·환불에 따른 후속처리와 민원 부담을 이통사와 일선 유통점이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통신 업계는 혼란과 불만이 팽배해진 상태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하반기 특수가 사라지면서 시장이 침체된 것도 이통사들이 아이폰7 마케팅에 사활을 걸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갤럭시노트7가 발화 논란에 휩싸인 지난 9월 번호이동 건수는 46만 9045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이달에도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도 1만 4000여건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남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고는 LG V20밖에 없지만 이는 갤럭시노트7만큼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아이폰7의 인기는 아이폰7이 너무나 참신하고 좋아서라기보다 갤럭시노트7 구매자라면 최신 프리미엄폰을 선호하는 사람들일텐데 이 사람들의 선택지가 줄어들면서 아이폰7으로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상반기 프리미엄폰 갤럭시S7을 구원투수로 세우기는 했지만 신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과연 6개월도 지난 제품을 사려고 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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