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민지 (급식영양사)
지금 sns상에서는 경기도 파주의 한 학교 급식 사진이 화제입니다. 사진을 쭉 보면 폭립치즈퐁듀, 수제마늘계란빵, 탄두리치킨. 이게 학교급식이 맞나 싶은 메뉴들이 한가득합니다. 양도 푸짐해요. 요즘 급식 부실문제가 곳곳에서 터지면서 대체 이런 훌륭한 급식을 만든 곳이 어디냐, 이 학교가 어디냐, 화제가 되고 있는 건데요. 이 급식을 만든 영양사 선생님 직접 만나보죠. 김민지 영양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민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 학교가 영국의 왕립고등학교 이런 학교 아니죠?
◆ 김민지> 네, 전혀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학교 이름이 뭐예요?
◆ 김민지> 파주에 있는 세경고등학교라고 합니다.
◇ 김현정> 세경고등학교. 지금 이 식판 사진들이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아시죠?
◆ 김민지> 너무 많은 관심을 주시더라고요.
수제 탄두리 치킨 (사진=김민지 영양사 제공)
◇ 김현정> 진짜 메뉴들이 범상치 않습니다. 폭립치즈퐁듀, 탄두리치킨, 갈릭계란빵. 이게 급식에서 흔히 나오는 메뉴들 아니잖아요.
◆ 김민지> 네. 아무래도 수제 메뉴를 하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이런 거 말고도 제가 소개해 드린 거 말고도 어떤 메뉴들 하셨어요?
◆ 김민지> 가장 인기가 많았던 요리 중 하나는 식빵에 구멍을 뚫어서 계란 넣고 마늘소스 발라서 만든 갈릭 빵이 있고요. 그리고 또띠아에 고구마 으깨고 견과류 올려서 만든 고구마피자 그리고 제철 과일을 갈아서 만든 과일 에이드 등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거 말고도 제가 사진 보니까 무슨 스팸마요김밥도 있고, 김치치즈스테이크도 있고요. 이 김치치즈스테이크는 어떻게 만드는 겁니까?
◆ 김민지> 떡갈비를 오븐에 구운 다음에 김치와 야채를 다져서 올리고 그 위에 치즈를 올리고 또 다른 종류의 치즈를 올린 다음에 소스를 만들어서 뿌려서 제공을 하고 있어요.
수제 김치치즈스테이크 (사진=김민지 영양사 제공)
◇ 김현정> 아니, 세상에. 선생님, 그런데 그렇게 만들려면 그 많은 아이들을, 이게 손이 보통 가는 작업이 아닐 텐데 어떻게 하세요?
◆ 김민지> 저희 (조리 실무사) 여사님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을 해 주시고 저도 신메뉴나 이런 새로운 메뉴가 나갈 때면 조리실에 나가서 직접 만들기도 하고 보고 있고요.
◇ 김현정> 돈도 많이 들 것 같은데요. 급식 예산 항상 부족하다, 부족하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는데 그 학교는 어떻게 넉넉하게 나오는 겁니까? 다른 학교보다 2배, 3배?
◆ 김민지> 아니요, 저희 급식비 단가는 3800원으로 작년까지 3400원인데 이번에 400원을 인상했어요.
◇ 김현정> 그럼 다른 학교하고 비슷한 거예요?
◆ 김민지> 다른 학교 급식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작년에 저희 학교 급식비가 최저가라고 들었어요.
◇ 김현정> 최저가요? 그 최저가 가지고 이 단가가 맞춰져요?
◆ 김민지> 학교에서 저희는 공과금이랑 시설유지비를 지원해 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식품비를 더 여유롭게 쓸 수 있어요.
◇ 김현정> 또 그것뿐이겠습니까? 선생님이 알뜰살뜰하게 장보고 이런 것도 있으시겠죠?
◆ 김민지> 네, 좋은 재료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함께 일하시는 저희 조리 실무사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고 워낙 많이 노력을 해 주셔서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교장선생님께서도 메뉴를 일일이 챙겨보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아이들 만족도를 높이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하지 않았나 싶어요.
◇ 김현정> 야, 교장선생님 자랑까지. (웃음) 아니, 저는 또 감동했던 게 케이크나 샌드위치 같은 것도 급식으로 나눠주시는데 포장지 위에다 스티커를 하나씩 다 붙이셨더라고요. 거기에 '세경고 파이팅, 맛있게 먹어라, 걱정을 왜 해.' 이런 것도 있고. 어떤 거는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한 거야.' 이런 스티커를 다양한 스티커를 하나씩 붙여서 아이들한테 나눠주셨더라고요?
◆ 김민지> 네, 아무래도 기념이나 행사 때 챙겨주고 싶은 게 더 있어서요. 물론 수백 개 하는 게 하나하나 붙이는 거라 다른 업무를 아예 못 봐요. 그래서 제가 '다시는 안 해야지.' 이렇게 생각을 하다가도 아이들이 받고 좋아하고 감동하는 모습을 보면 다음 번에 또 하고 있더라고요. (웃음)
수제 음료(사진=김민지 영양사 제공)
◇ 김현정> 고맙다고 인사 보내는 아이들 중에 제일 혹시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 김민지> 매번 어떤 학생이 저한테 손편지를 써서 '선생님 너무 급식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손 편지를 써주고 직접 쿠키도 구워서 갖다 주고 이런 학생이 있었어요.
◇ 김현정> 아유, 예뻐라.
◆ 김민지> 네. 너무 예쁘더라고요.
◇ 김현정> 그 쿠키는 못 드셨겠는데요?
◆ 김민지> 아끼다가 먹었어요. (웃음)
◇ 김현정> 참 선생님 같은 마음을 모든 우리나라의 급식 선생님들이 가지셨으면 좋겠고요. 끝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메뉴 어떤 거 해 보고 싶으세요?
◆ 김민지> 너무 많은데요.
◇ 김현정> 너무 많은데 만약 예산 상관없이 '오늘 하루는 마음껏 만드세요!' 한다면 뭐 만들고 싶으세요.
◆ 김민지> 마음껏 예산 생각 안 하고 만들라고 하시면 아이들이 고기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스테이크 같은 것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고요. 샐러드에 정말 저희가 수제로 치즈도 만들어서 치즈샐러드도 만들어보고 싶고 단가가 더 높은 과일을 사용해서 음료수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 김현정> 정말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급식메뉴를 만든 영양사입니다. 김민지 영양사님.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의 맛난 밥상 계속 부탁드리고요. 그 선생님 비법을 좀 다른 영양사분들께도 널리널리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민지> 네, 정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화제의 급식의 주인공 김민지 영양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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