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국토부가 집값 급등지역에 대한 대책마련에 본격 나서고 있다.
관련해서 국토부 강호인 장관은 "강남 등일부 재건축·청약시장 과열에 대해 과열현상이 계속될 경우 선별적인 선제 대응대책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시장에서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삳은 서울 강남지역이다. 이 지역은 집값이 지속적으로 급등하고 청약과열이 심화하고 있어 투기과열지구 지정요건에 해당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는 등 주택 수요규제가 시급하다.
국토교통부 강호인 장관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의 주택상황에 대한 인식과 시장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강남 등 재건축 단지 중심의 단기 집값 급등, 아파트 청약시장의 이상 과열 등 국지적 과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런 현상이 다른 지역까지 확산할 경우 주택경기 조정 과정에서 가계와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우려되는 만큼 선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투자목적의 과도한 수요 등에 의한 과열현상이 계속 이어질 경우에는 단계적·선별적인 시장 안정시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역별 주택시장의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각 지역의 시장상황에 대한 맞춤형 처방이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8·25 가계부채대책에서 주택시장의 공급과잉을 우려해 공공택지 내 분양 아파트를 줄이는 등의 공급 축소 방안을 내놨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직접적인 수요규제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3.3㎡당 평균 4천만원을 넘어서고 개포지구 등은 8천만원을 웃돌며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지적 과열 현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수요 억제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시장의 열기가 위험하지 않다는 태도를 고수해온 국토부가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세부 지역별, 주택유형별로 주택시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집값 상승폭이 커지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보이면 가격안정을 위한 시장 안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 국토부, 전매제한 늘리고 재당첨 제한금지 부활 검토국토부는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로 강남을 포함해 집값이 급등하고 청약과열을 빚고 있는 지역에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재당첨제한금지 조항을 부활하는 수요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시장이 과열을 빚으면서 분양가가 올라 주변 집값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곳이 특정 지역에 한정돼 있고 지방은 이미 공급과잉으로 인해 집값 하락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집값 급등지역만 안정시킬수 있도록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현행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곳', '주택가격과 청약경쟁률 등을 고려했을 때 투기가 성행하거나 성행할 우려가 큰 곳'에 지정하는 것으로 국토부령에 따라 정해진 기준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하면 지정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는 2000년 초 집값 급등기에 도입됐다가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된 2011년 말 강남 3구의 해제를 끝으로 현재는 지정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구체적인 지정요건은 주택공급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해당 지역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넘거나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의 청약률이 10대 1을 넘는 곳, 주택분양계획이 직전들보다 30% 이상 감소한 곳,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이나 건축허가실적이 전년보다 급격하게 감소한 곳, 주택공급량이 1순위 청약자보다 현저하게 적은 곳 등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수도권과 충청권의 경우 '주택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부터 5년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고 그 외 지역은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 투기과열지구 지정시, LTV·DTI도 강화또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해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최대 3가구까지 가능한 조합원 분양 가구 수가 1가구로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도 강화된다.
국토부는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청약경쟁률 또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투기과열지구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경우 지난 6월 한 달간 1.09% 상승한 데 이어 7월과 8월에도 각각 0.83%, 0.76% 올랐고 지난달에는 0.93%로 상승폭이 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경우 규제가 강력해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국지적, 선별적 맞춤형 대책이 될 것이고 전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인 대책은 최대한 배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부동산업계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강남 재건축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