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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하지만 아쉽다?' 넥센-LG 1승1패, 손익계산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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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하지만 아쉽기도 하다' 염경엽 넥센(오른쪽), 양상문 LG 감독은 13, 14일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1승1패를 한 데 대해 목표를 달성했다면서도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다.(자료사진=각 구단)

 

똑같은 1승1패다.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셈이라 만족할 수도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전적일 수도 있다.

넥센과 두산은 13,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PO) 1, 2차전을 나눠 가졌다. 1차전에서 LG가 먼저 7-0 완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 넥센이 5-1로 멍군을 불렀다.

2차전 뒤 두 팀 사령탑은 1승1패에 대해 모두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목표했던 바는 달성했다"고 했고, 양상문 LG 감독도 "1승1패니까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출발선에 섰다고 해도 시리즈에 들어서기 전과는 엄연히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준PO 1, 2차전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넥센, 두고두고 아쉬운 1차전

넥센으로서는 1차전이 두고두고 아쉽다. 상대 선발을 나름대로 공략하는 데 성공했지만 승부처에서 침묵하면서 승리를 거둘 기회가 무산된 까닭이다.

1차전에서 넥센은 LG 선발 헨리 소사를 상대로 안타 8개를 때려냈다. 볼넷도 1개 얻었다. 1사 만루 기회도 2번이나 찾아왔다. 그러나 득점은 0이었다. 1회는 김민성의 병살타로, 4회는 박동원의 3루수 파울 뜬공과 임병욱의 삼진으로 만루 기회가 날아갔다.

응집력에서 뒤졌다. 이날 넥센은 9회까지 11안타 2볼넷에도 무득점에 그쳤다. 역대 포스트시즌(PS) 최다 안타 무득점 패배다. 득점권 13타수 2안타, 이길 수가 없었다. 염 감독은 "소사가 승부처에서 잘 던지기도 했지만 우리가 못 쳐서 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2차전을 가져왔지만 넥센으로서는 3, 4차전이 부담스럽다. 상대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와 류제국이 선발로 나서기 때문이다. 여기에 맞서는 넥센은 신재영과 스캇 맥그레거 카드, 살짝 밀리는 게 사실이다.

16일 3차전에 나설 넥센 선발 신재영.(자료사진=넥센)

 

허프는 LG의 1선발이다. 올해 넥센에 2경기 1승 평균자책점(ERA) 5.14를 거뒀다. 그러나 잠실에서는 올해 8경기 4승1패, ERA 1.96이다.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7이닝 4실점 비록 패전을 안았지만 자책점은 2개였다. 류제국은 더 무섭다. 9월에만 4승 무패였다.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도 8이닝 6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올해 넥센에도 3승1패 ERA 2.28로 강했다.

신재영은 올해 15승으로 두 팀 투수 중 최다승이다. 그러나 PS 경험이 전무하다. 여기에 올해 LG에 1승2패 ERA 4.85로 썩 좋지 않았다. 특히 잠실에서 2패 ERA 7.71이었다. 맥그레거는 준PO 1차전에서 5이닝 4실점 패전을 안았다.

염 감독은 "신재영은 마음 편하게 던져줬으면 좋겠다"면서도 "맥그레거가 2년 전 소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사는 넥센에서 뛰던 2년 전 LG와 PO에서 1차전에서는 5회를 채우지 못했지만 4차전에서 6⅓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쳤다.

넥센으로서는 3, 4차전에서 무조건 1경기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5차전에서 밴 헤켄을 앞세워 시리즈 승리를 도모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1차전 패배는 아쉽다. 이겼다면 3, 4차전을 부담없이 치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2차전 승리로 넥센은 분위기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염 감독은 "시리즈가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다"면서 "그러나 2차전 승리는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흐름은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이 PS에 적응해 편하게 경기할 수 있게 돼서 3차전도 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5차전의 두려움이 생겼다

LG는 일단 원정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여기에 1, 2선발을 쓰지 않고도 거둔 1승1패였다. 그런 점에서 넥센보다는 LG가 살짝 더 이문이 남는 장사였다고 볼 수 있다. LG는 3, 4차전에서 허프와 류제국을 투입해 시리즈를 끝낼 요량이다.

하지만 LG도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1차전에서 이긴 상황에서 2차전까지 잡았다면 단숨에 시리즈를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NC와 PO를 앞두고 체력을 비축할 기회였다. 2차전 뒤 양 감독이 "첫날 이겨서 내심 오늘까지 이기면 시리즈가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을 가졌다"고 털어놓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2차전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LG의 패배였다. 이날 LG 타선은 4안타 1볼넷 1득점 빈공에 그쳤다. 10안타 6볼넷을 얻어낸 넥센에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다.

그러나 한 가지 숙제를 남긴 게 다소 불안하다. LG는 밴 헤켄의 높은 벽을 다시금 확인했다. 2차전에서 밴 헤켄은 7⅔이닝 5탈삼진 1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안타 3개, 볼넷 1개만 내주는 데 그쳤다. 양 감독은 "밴 헤켄 공을 생각보다 못 쳤다"면서 "쉽게 공략하리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초반 분위기를 살릴 공격도 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잠실은 LG 땅이다' LG는 올 시즌 잠실에서 40승30패로 강했고, 특히 넥센에는 6승2패의 성적을 냈다.(자료사진=LG)

 

'만약 5차전에서 다시 만난다면?' LG는 이런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밴 헤켄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LG와 만나지 않았지만 지난해는 4승 무패 ERA 1.89였다. 2014년에도 3승3패 ERA 3.38로 나쁘지 않았다. 밴 헤켄은 "LG 선수들과 많이 상대해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LG는 3, 4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자칫 1경기라도 내준다면 5차전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5차전 선발을 소사로 본다면 선발 카드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다.

LG는 2차전 패배보다 타선 침묵이 더 아쉽다. 여기서 밴 헤켄 공략의 실마리를 잡았더라면 5차전을 간다고 해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터. 그러나 언터쳐블을 확인하면서 5차전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 요소로 남았다. 특히 흐름을 탔던 타선이었다. 자칫 상승세가 2차전 침묵으로 꺾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LG에게 다소 유리하다. LG는 1, 2선발을 안고 경기한다. 올해 LG는 홈 성적이 40승30패로 좋았다. 특히 넥센과 잠실 성적은 6승2패였다.

1승1패, 만족하지만 아쉬움도 남았던 준PO 1, 2차전. 과연 3, 4차전에서는 두 팀의 희비가 어떻게 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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