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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도 공매도 쉽게 한다"…NH투자증권, 모바일 플랫폼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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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와 똑같은 조건이지만 실적은 미미…"투자의 민주화 기대"

한미약품 늑장공시사태 이후 공매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도 쉽게 공매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나와있어 눈길을 끈다.

주가하락이 예상될 때 남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공매도는 주식투자에서 헤지(위험회피)를 하는데 꼭 필요한 통상적인 주식투자방법이다.

하지만 공매도는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다.

개인투자자도 가능은 하지만 그들에게는 거의 문이 닫혀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을 빌려올 수 있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의 도매시장에서 직접 자유자재로 쉽게 주식을 빌려오지만 개인은 주식을 빌려온 기관투자자에게서 주식을 빌릴 수 있다.

주식을 빌리기 위한 조건도 까다롭다.

담보로 예탁금을 120~140% 쌓아야 하고 빌릴 수 있는 기간도 한달 이내로 제한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용도나 자금규모에서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더 결정적인 것은 주식을 빌리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개인에게 돌아갈 물량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공매도는 기관투자자들만의 리그로 진행됐고 거기에 소외돼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면서 금지하라는 주장까지 공공연하게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들도 쉽게 공매도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출시한 모바일 플랫폼 '큐브이 아이셀렉트(QV iSelect)'가 그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흔히 주식을 사는 것은 롱(long), 주식을 파는 것은 숏(short)이라고 불린다.

이 플랫폼은 1000만 원 이상을 예치금으로 한 상태에서 롱과 숏 포지션에 50대 50으로 동시에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이태윤 NH투자증권 대안상품개발부장은 "선진금융국에서 흔히 롱을 할 때는 숏이 함께 이뤄진다. 이 때 숏은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남의 주식을 빌려와서 파는 공매도이다. 그 목적은 헤지(투자위험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할 때는 헤지를 위해 롱숏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 때 숏을 위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가 통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롱숏 전략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편이다. 숏을 하려고 해도 남에게서 빌려올 수 있는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는 왜 롱숏전략으로 투자를 할 수 없는가에 착안해 이 플랫폼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QV iSelect 플랫폼의 숏장면 모바일 화면 캡처. (사진=구성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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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플랫폼에서 숏의 대상은 국내 주식만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홍콩 등 해외 주식까지 열려있다.

NH투자증권측은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하면 대상종목은 국내 300여 개를 포함해 모두 5000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종목은 NH투자증권이 고객이 주문하면 시장에서 쉽게 빌려올 수 있을 정도로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종목으로 국내에서는 코스피 200 등 대형 우량종목 종목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NH투자증권측은 밝혔다.

개인투자자가 플랫폼에서 숏으로 이들 종목 가운데서 선택하면 NH투자증권이 이를 빌려와서 팔아준다.

선택 종목수는 롱과 숏을 합쳐 5개 이하로 제한돼 있다.

롱을 한 종목하면 숏은 4종목까지, 롱을 4종목하면 숏은 한종목만 선택할 수 있다.

종목을 빌려올 때의 수수료 등의 조건은 기관투자자들이 빌려올 때의 조건과 똑같다.

다만 기관투자자들과는 공매도할 때 기준으로 하는 가격을 어느 시점의 가격으로 하느냐에서 다르다.

기관투자자들은 공매도를 할 때 매도 주문을 한 당일 실제 매매가 이뤄진 시점의 가격이 기준 가격인 반면 개인투자자는 주문을 한 다음날 거래량 가중평균가격 (VWAP, Volume Weighted Average Price)이 기준가격이다.

이것은 주식매매 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방책이라고 NH투자증권측은 밝혔다.

하지만 이 플랫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지난 7월 25일 출시된 지 3달 가까이 지났지만 이 플랫폼에 예탁금을 맡긴 고객은 지금까지 28명, 예탁금은 2억 8000만 원 수준이다.

이것은 이 플랫폼에 대한 홍보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롱숏이라는 투자전략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하기 때문이다.

이태윤 부장은 "이 플랫폼을 통해서 개인도 맘만 먹으면 기관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롱숏을 할 수 있다. 공매도 기준가격의 시점 차이를 제외하고는 기관투자자 거래 때와 차이가 나는 점은 전혀 없다. 이 차이도 헤지라는 목적에서 보면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기관투자자들보다 더 좋은 여건에서 롱숏을 할 수 있다. 개인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우수한 종목도 빌려올 수 있고, 주문을 하면 기관투자자보다 우선적으로 물량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서 투자의 민주화, 대중화가 이뤄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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