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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축구로 치면 지금 전반 30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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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으로 갈수록 지출 많아져 2060년 기금 소진 예상

- 오건호 박사, <내가 만드는="" 공적연금="">에서 새로운 연금 시스템 제안
- 현행 국민연금은 안정된 상위 계층에 유리
- 공적연금의 중심축을 국민연금에서 기초연금으로 전환할 필요
- ‘기초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의 3원체계로 든든하게
- 공적연금의 지속 가능성은 우리 세대의 책임.. 연금개혁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0월 10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


◇ 정관용>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노후 대비 어떻게 좀 하고 계십니까? 여론조사에서 이런 질문했더니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참 많이 나왔다고 그러죠. 걱정스러운 노후 그나마 유일하게 온 국민이 버텨볼 수 있는 하나의 창구가 바로 국민연금입니다.

그런데 불안한 점이 참 많죠. 나중에 정말 받을 수 있을까, 기금이 고갈된다는데 이런 걱정. 또 그 돈 받아봐야 푼돈인데 이것 갖고 될까. 따로 민간연금 들어야 되는 것 아닐까. 또 후손들은 앞으로 돈을 얼마나 더 내야 될까 이런 걱정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이 연금체계에 새롭게 좀 개혁이 필요하다, 이런 주장을 담은 책이 나왔네요. <내가 만드는="" 공적연금="">. 우리나라 연금 분야의 최고 전문가죠.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건호 박사의 책입니다. 오 박사, 어서 오십시오.

◆ 오건호>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리 연금체계 제도개혁 필요하다, 그 주장이 담긴 책인 거죠?

◆ 오건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제목을 그런데 ‘내가 만드는’이라고 붙인 건 뭐예요?

◆ 오건호> 단체 이름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인데요. 같은 취지입니다. 이후 복지국가도 그렇고 특히 연금도 그렇고 실제로 이 제도를 누릴 당사자들이 일정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제도개혁에 참여하지 않으면 사실 해법이 안 나온다..

특히 이제 연금은 미래세대와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한데 대략 이 정도 가면 어떻게 해결되겠지라는 좀 안이함이 저희 세대한테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우리 세대가 정신 바짝 차리고 연금개혁에 참여하자, 이런 취지로 ‘내가 만드는’ 것을 앞에 붙였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건 직접 우리가 다 돈을 내는 거잖아요.

◆ 오건호>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가 서로 합의를 해야 되는 거고. 그 합의를 우리가 같이 한번 만들어보자 그런 취지군요.

◆ 오건호> 네.

◇ 정관용> 어떤 언론에 이 책에 대해 평가하는 글을 제가 읽었는데, ‘진영논리를 떠나서 본 공적연금 개혁 제안’ 이렇게 소개가 돼 있더라고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우리 오건호 박사는 주로 진보진영 쪽 활동을 많이 해 오신 분 아닙니까? 스스로 그 진영을 벗어났어요?

◆ 오건호> 종래에 제가 속한 시민단체 쪽에서 주장하던 공적연금 개혁방향하고는 제가 다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 정관용> 기존의 공적연금 개혁 방안은 어떤 거였죠? 진보진영이 주장하던 건?

◆ 오건호> 공적연금의 중심축이 국민연금이죠. 그래서 국민연금을 강화하자라는 주장이고. 작년에 국회에서도 현행 국민연금의 법정 급여율이 앞으로 40%로 될 예정이에요. 그래서 40% 모델이라고 부르는데 이 40%를 50%로 올리자, 이런 논의가 야권, 시민사회 쪽에서 제안됐었죠.

◇ 정관용> 거기서 말하는 40~50%라는 건 생애 평균 소득의.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위원장(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오건호> 그렇죠. 지금은 자기소득의 40%를 주는데 40년 가입하면. 50%를 주자. 그러니까 4분의 1 인상방안을 계속 논의했던 거고. 요약하면 국민연금 중심으로 공적연금을 짜자는 건데. 저는 국민연금의 내부를 분석해 보면 사실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 따라서 이후 노후에 공적연금의 중심축을 국민연금이 아니고 기초연금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이제는 좀 추진해야 되지 않냐.

◇ 정관용> 기초연금 우선?

◆ 오건호> 기초연금 중심의 공적연금 체계로 가자는 거죠.

◇ 정관용> 왜요? 국민연금에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까?

◆ 오건호> 보통 국민연금을 강조하시는 분들은 국민연금을 소득재분배 제도라고 불러요. 사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설계도를 보면 그러한 요소가 있습니다. 보통 다른 나라 공적연금은 비례연금이에요.

◇ 정관용> 소득에 비례해서.

◆ 오건호> 그렇죠. 낸 것만큼 돌려받는 건데.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급여구조는 좀 복잡합니다. 2개의 몫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의 몫은 비례급여라고 불러요.

◇ 정관용> 소득 비례?

◆ 오건호> 그래서 현행 국민연금에서는 모든 가입자들이 자기가 낸 것만큼은 그 비례급여를 통해서 되돌려 받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몫이 있어요. 균등급여라고 부르는데. 이건 가입기간에 따라 일정 금액을 부여해 줍니다.

◇ 정관용> 플러스 추가로.

◆ 오건호> 일종의 국민연금 가입에 따른 보너스라고 볼 수 있는데..

◇ 정관용> 그럼 가입기간만 기준이에요. 아니면 소득구간별로 달라요?

◆ 오건호> 균등급여는 소득구간별로 똑같습니다.

◇ 정관용> 똑같아요?

◆ 오건호> 아까 비례급여는 소득구간별로 다르니까 많이 낸 사람은 또 많이 돌려받게 되는데. 낸 만큼 돌려받는 거죠. 균등급여는 각각의 소득을 따지지 않고 모든 가입자 평균소득 기준으로 동일한 값을 부여해 줍니다.

◇ 정관용> 그래서 저소득층한테 더 유리하다 그 말이군요.

◆ 오건호> 그렇죠. 그러니까 만약에 이걸 소득대체율, 급여율이라고 부르는데요. 보통 교과서에서는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 제도이다. 왜냐, 하위계층일수록 높은 급여율을 제공하므로.

그 이유는 보너스로 받는 게 똑같지만 그것을 분모로 나눌 때 그 분모가 자기 소득이기 때문에 자기소득 대비 급여율이 하위계층에 높게 나타나는 거예요. 그래서 누진적인 급여율이기 때문에 아래계층, 하위계층일수록 유리하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실상을 보면 그 보너스의 총 절대적 규모는 어떻게 결정되냐면 가입기간에 따라 결정돼요.

◇ 정관용> 기간.

◆ 오건호> 그런데 현행 국민연금에서 누가 오래 가입하느냐. 노동시장에서 안정된 중상위 계층 분들이 오래 가입하고요. 따라서 보너스를 더 많이 받고.

◇ 정관용> 저소득층은 가입기간이 짧다?

◆ 오건호> 그렇죠. 10년, 15년 가입하면 그 정도만 보너스를 받는 거고. 그다음에 지금 절반의 성인은 아예 보험료를 내고 있지 못해요. 이분들은 아예 배제당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국민연금 가입한 사람들이 모두 다 보너스를 받지만 윗계층일수록 많이 받는 거예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 오건호> 그래서 우리 세대 내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라고 보는 거죠.

◇ 정관용> 모든 계층이 똑같은 기간 국민연금에 가입한다고 친다면 저소득층한테 유리한 제도가 맞죠.

◆ 오건호> 유불리는 이제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급여율은 계산상 높게 나타나지만 실제 순혜택은 똑같아지죠, 가입기간이 같으면.

그런데 현실적으로 국민연금은 노동시장을 토대로 운영되기 때문에 노동시장의 격차가 그대로 국민연금 가입에 반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결국은 중상위계층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는 제도로 귀결되어버린 거죠.

◇ 정관용> 애초에 우리 설계를 그렇게 만든 거예요?

◆ 오건호> 균등급여가 들어가면 설계도에서는 하위계층이 유리하게 나와요. 그런데 지금 받는 것에 비해서 내는 보험료가 작습니다. 이 둘을 수익비라고 하는데. 한 2배가량 나와요. 정확히는 1.9 정도 나오는데 이게 높다 보니까 최상위 소득자들도 심지어는 재벌회장님들도 낸 것보다 더 많이 받아가는 거고. 그리고 그 보너스인 균등급여가 가입기간이 연동되다 보니까 오래 가입하신 분들이 더 많이 받아가는 걸로 돼버린 거예요.

◇ 정관용> 이론적으로는 하후상박인데,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역진적인 그런 문제가 있다.

◆ 오건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또 국민들이 국민연금 관련해서 제일 걱정을 많이 하는 게 이천 몇 십년 가면 제로가 된다는 등, 쌓아놓은 돈이. 그건 어떻게 하느냐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오건호> 낸 돈만큼 받아가면 미래기금이 소진될 이유가 없죠, 계속 가입자가 들어오니까. 그런데 저희가 낸 것에 비해서 한 2배 정도 돌려받으니까 이 제도의 전반전에는 돈이 쌓여요. 지금이 그 전반전, 축구로 치면 지금 한 전반 한 30분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게 후반전으로 넘어갈수록 지출이 더 많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정부가 행한 국민연금 재정 추계에 의거하면 2060년, 지금으로부터 44년 후네요. 그때 기금이 소진된다는 전망이 나와 있죠.

그런데 이건 현행 국민연금제도를 손보지 않는다. 즉 급여율과 보험료율을 지금 방식으로 고정해 놓고 분석한 겁니다. 그러니까 2060년에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저는 그러한 면에서 이 분석이 주는 우리한테 메시지는... 글쎄요. 미래가 굉장히 불안하다는 그런 의미도 있습니다마는 그러니까 지금부터.

◇ 정관용> 개혁을 하자, 그거죠?

◆ 오건호> 어떠어떠한 방향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그런 메세지를 주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또 정부는 이렇게 말해요. 기금 고갈이 설령 오더라도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정부가 줍니다. 그 후에는 쌓여 있는 기금은 없지만 국민들한테 걷어서 주면 됩니다. 이른바 부과방식으로의 개편 이렇게 말하잖아요. 그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 오건호> 제도는 그렇게 운영될 겁니다. 현재 우리 국민연금은 사전에 보험료를 쌓아놨다가 나중에 받으니까 적립방식 재정 구조고요. 지금 말씀하신 부과방식은 그에 필요한 급여만큼을 보험료로 부과하는 거예요. 그래서 부과방식이라고 부릅니다.

2060년에 기금이 다 소진되니까 그해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그때 미래세대한테 보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부과방식으로 바뀌는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질 거라고 우리가 가정을 해야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그게 구현되기 위해서 당시 미래세대들이 얼마의 보험료를 내야 되냐 하면 지금 저희는 자기 소득의 9%를 내고 있는데. 2060년 소진돼서 부과방식으로 제도를 전환하면 그 당시 젊은 친구들은 21%를 보험료로 내야 돼요.

◇ 정관용> 갑자기 2배 이상 돼버리는 셈이 되는군요?

◆ 오건호> 그래서 논리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지금은 9% 내지만 나중에 미래세대들이 21% 내면 제도는 부과방식으로 전환돼서 운영할 수 있다라는, 논리적으로는 가능한데 정치적으로. 그 전 앞세대들은 9%만 냈는데 받는 건 똑같습니다. 왜냐하면 급여는 동일하니까. 왜 우리만 21%를 내야 됩니까라고 그들이 항의를 했을 때 과연 앞세대들이 대답을 할 수 있을까. 항의에 그치지 않고 혹은.

◇ 정관용> 못 내겠다고 그러면.

◆ 오건호> 제도에 대한 일정한 거부의사를 밝혔을 때는 그때는 그 세대들이 연금을 못 받는 거죠. 그래서 이건 사실 굉장히 우려할 만한 미래의 시나리오기 때문에 부과방식을 전환하면 된다, 이 이야기는 저는 조금 안이한 것 같아요. 지금부터 우리가 준비를 해야죠.

◇ 정관용> 일정부분은 또 그런 시점이 온다면 보험료를 급격하게 올리기 어려우니까 현행 9%인데 만약 필요하면 11% 정도까지 걷고 나머지 부족한 한 10% 정도는 세금에서 메꿔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잖아요.

◆ 오건호> 그래서 지금 국민연금 개혁에서는 그 논의가 필요합니다. 국민연금을 올렸으면 좋지만 지금도 미래세대에 의지하는 게 너무 많다 보니까 오히려 안타깝게도 국민연금에 한해서 우리가 논의할 수 있는 기본 내용은 급여를 올리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미래세대와의 책임을 서로 나눠갖는. 그래서 세금이든 혹은 보험료를 어떻게 점진적으로 상향시켜나갈까의 논의가 필요하고요.

저는 그래서 국민연금은 있는 그대로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상위계층들이 이만큼 혜택을 더 많이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낸 것보다 모두 더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국민연금을 타시는 분들은 그런 걸 몸으로 조금 느끼세요. 내가 낸 게 얼마 안 되는데. 그래서 이렇게 무조건 국민연금의 불신을 조장할 게 아니고 사실 국민연금이 그런 혜택을 받고 있다면 또 그만큼의 기여를 해야죠.

◇ 정관용> 결국은 그러니까 보험료도 세금도 점진적으로 올려갈 수밖에 없다, 그 말이군요?

◆ 오건호> 사실 그러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야 됩니다. 그게 굉장히 중요한 미션인데 너무 힘들어요, 지금.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숙제라고 봐요.

◇ 정관용> 장기적으로는 그 방향으로 가야 옳다. 그리고 아까 처음에 지적했던 이론적으로는 하후상박인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부분, 이건 어떤 제도개혁을 통해 고칠 수 있나요?

◆ 오건호> 아까 설계도는 그렇게 되어 있지만 전혀 거꾸로의 결과가 초래되는 이유는 낸 것에 비해서, 받는 것에 비해서 내는 게 작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보험료를 점진적으로 올려가면 지금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계층 간의 세대 내 형평성도 개선되고 또 보험료를 올려가니까 미래세대와의 형평성도 같이 개선됩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 오건호> 따라서 듣는 청취자께서는 보험료를 더 올려, 불편하시겠지만 국민연금 보험료를 점진적으로 올려가는 논의가 사실은 꼭 필요합니다.

◇ 정관용> 그게 계층간 불평등 문제도 해결하는 방법이다?

◆ 오건호> 미래의 우리 자식, 손주하고도 좀 형평한 관계를 맺는 거고요.

◇ 정관용> 좀 국민연금의 이런 문제점들이 크니까 기존의 진보진영은 국민연금 강화론을 폈는데 오건호 박사는 그거 안 되겠다 싶어서 기초연금 강화론을 편다 했잖아요. 문제점까지는 분석을 했어요. 기초연금을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 오건호> 그래서 국민연금을 올리기는 어렵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충분치 않다. 그래서 주목한 게 기초연금입니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때까지는 국민연금만 있었어요. 공무원분들 빼고 일반 국민들한테는. 그러다가 2007년 연금개혁을 통해서 우리나라 연금체계의 중대한 전환이 이루어져요. 그전에는 국민연금 단일체계가 국민연금, 기초연금 이원체계로 바뀐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오건호>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2007년 연금개혁을 굉장히 부정적, 비판적으로 평가를 하세요. 국민연금을 깎았기 때문에.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르게 보는데. 국민연금 깎았지만 그걸 상쇄하는 몫만큼의 기초노령연금이 그때 들어왔어요. 그래서 국민연금의 단일체계를 국민연금 이원체계로 전환한 게 굉장히 중요한 거라고 보고요. 하지만 여전히 지금은 국민연금 중심의 이원체계인데 앞으로 기초연금 중심으로 가자는 거예요. 기초연금은 사각지대가 없습니다.

◇ 정관용> 모든 국민들한테 똑같이.

◆ 오건호> 국민연금에 가입했는지 가입 안 했는지 묻지 않고요. 비록 지금 30% 상위계층한테는 드리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마는 최소한 하위 70% 계층한테는 다 드리죠.

그리고 두 번째는 국민연금은 내고 받는 걸 우리 세대가 지금 결정해요. 하지만 실제 부담은 누가 하냐면 미래세대가 합니다. 그래서 저 테이블 저편에 미래세대가 있다고 가정하고 우리가 제도를 만드는데 사실 우리 세대 중심주의가 좀 작용을 하죠. 그런데 기초연금은 그게 거기에 필요한 재원을 그 해 사람들이 조달합니다.

◇ 정관용> 우리가 내는 세금에서 나오니까.

◆ 오건호> 그렇죠. 지금 기초연금으로 한 10조원으로 450만 명의 어르신들한테 드리고 있는데 그거 밑의 세대한테 묻지 않고요. 지금 우리 세대가 세금으로 제공하고 있는 거죠. 그런 면에서 저는 정직하고 정공법적인 제도다.

그래서 기초연금은 그해 드릴 걸 그해 결정한다는 것. 그리고 어차피 미래에 갈수록 노인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공적연금 재정이 증가하는 걸 막을 수는 없어요. 미래세대한테 좀 미안하죠. 하지만 국민연금은 어느 특정 시점의 미래의 보험료가 갑자기 뛰는 이른바 보험료 절박이 예상이 되는데..

◇ 정관용> 아까 얘기했죠, 우리가.

◆ 오건호> 기초연금은 그렇지 않아요. 기초연금은 한해 한 25만 명에서 30만 명 정도 지금 매년 노인 수가 증가합니다. 그러면 그 노인 수가 증가한 만큼 재정이 더 느는 거예요.

◇ 정관용> 매년 세금이 조금씩 조금씩 더 늘어나는 거죠.

◆ 오건호> 그리고 또 만약에 우리가 기초연금을 20만 원에서, 30만 원, 40만 원으로 올린다고 그러면. 물론 갑자기 올릴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점진적으로 올릴 수 있겠죠. 그래서 1년 단위로 바로 뒷세대하고의 점진적인 재정 증가의 로드맵을 그릴 수가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오건호> 그러다 보니까 후세대 부담이 큰 건 이것도 마찬가지지만 일종의 세대 간 계약 세대 간 논의가 국민연금보다는 훨씬 순조로울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국민연금 기금을 많이 쌓아놓는데 사실 골치 아픕니다. 너무 많이 쌓여 있고 이걸 어떻게 운용해야 될지 모르는데 기초연금은 쌓아놓지 않아요. 거기에 필요한 걸 그 해 세금으로 조달하는 부과방식 구조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가 조금 더 기초연금 강점에 주목해서.

◇ 정관용>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 기초연금 중심으로 가자는 거예요? 알기 쉽게 얼마 정도
그렇게?

◆ 오건호> 지금 지구상에 가장 기초연금이 강한 나라는 뉴질랜드고요. 우리나라보다 7배 정도 됩니다. 그럼 우리나라 돈으로 140만 원 정도 되고. 네덜란드, 캐나다 이런 나라들은 60만 원, 80만 원, 100만 원 정도 되는데. 그 정도 같이 가면 좋겠는데 미래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요. 그래서 더 갔으면 좋겠습니다마는 제 책에서는 지금보다 2배 정도.

◇ 정관용> 40만 원.

◆ 오건호> 40만 원 정도를 제가 미래 재정부담을 생각해서 그렇고. 기초연금을 40만 원 정도만 가면 국민연금은 오히려 조금 낮춰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에요.

◇ 정관용> 그렇죠.

◆ 오건호> 청취자께서 이거 너무 하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데 지금 우리가 40% 급여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보험료율이 한 16% 정도 돼요. 지금 저희는 9%가 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세대한테 부담을 넘기지 않으려면 지금 우리가 9%에서 7%를 더 내야 되는데 지금 여러 생활이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실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리더라도 그렇게까지 올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이렇게 2배로 늘리려면 세금도 늘어나야 되잖아요.

◇ 정관용> 세금도 늘어나는 대신.

◆ 오건호> 보험료는 좀 덜 올리게.

◇ 정관용> 덜 올리고 대신에 국민연금 받는 것은 조금 줄여보자.

◆ 오건호> 줄이고. 왜냐하면 국민연금 급여가 상위계층일수록 많아요. 그래서 조금 줄이면 중상위 계층들의 삭감폭이 좀 클 겁니다. 그런 식으로 부담하고요. 제 책의 중심은 그래서 기초연금 중심의 공적연금 3원체계로 가자는 거예요.

◇ 정관용> 3원이라면.

◆ 오건호> 기초. 기초연금이 중심이 되고 국민연금이 좌측에 있고요. 또 우측에 퇴직연금을 두는 거예요.

◇ 정관용> 퇴직연금?

◆ 오건호> 현재 퇴직연금이 있는데 사적연금입니다. 민간영역에서 관리하는데 사실 그 제도의 성격은 공적인 성격이 강해요. 법정 의무제도입니다. 그리고 그 규모를 보더라도 국민연금은 저희가 월급의 9%를 노사가 합해서 내는데 퇴직연금은 월급의 8.3%를 매달 내요. 거의 비슷합니다. 그래서 법적 의무제도이기 때문에 이걸 왜 민간에서 관리하느냐.

◇ 정관용> 그걸 공공화하자.

◆ 오건호> 제2의 공공연금으로 만드는 거죠. 그러면 이것이 급여율 효과가 한 20% 정도돼요. 그러면 국민연금은 미래세대와의 형평성을 생각해서 조금 슬림화시키더라도 20% 급여율을 가진 퇴직연금이 공적연금으로 전환되면 3원체계가 되면 좀 두터워집니다.

◇ 정관용> 그렇겠네요.

◆ 오건호> 아주 하위계층 어르신들은 기초연금 중심으로 가고요. 중간계층들은 국민연금 그리고 그 외의 공적인 퇴직연금까지 합쳐서 이런 3원체계로서 미래 노후를 대비해 보자, 이런 제안입니다.

◇ 정관용> 퇴직연금을 그렇게 공공화한 나라들은 많죠?

◆ 오건호> 퇴직연금이 공적, 그러니까 의무로서 퇴직연금이 있는 나라는 있는데 다수의 경우는 사적 부문에서 운영합니다, 민간에서.

◇ 정관용> 그래요? 공공화하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까? 그걸 우리가 선도적으로 해 보자?

◆ 오건호> 그렇죠. 왜냐하면 민간에서 운영하면 결국은 관리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오건호> 그래서 국민연금처럼 제2의 국민연금공단을 만들면 됩니다.

◇ 정관용> 이렇게 기초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 이 세 가지 정도 지금 해 두면 노후가 든든해질 수 있다. 대신에 세금이 됐건 보험료가 됐건 내가 좀 더 낼 생각을 합시다, 간단히 말하면 그거군요?

◆ 오건호> 하여튼 제가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든든해지기는 참 어려워요. 왜냐하면 저희가 지금...

◇ 정관용> 너무 솔직하신 것 같아. 조금 과장해도 돼요.(웃음)

◆ 오건호> 알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 3원체계라고 제가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거 하면 완전 든든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최소한의 생활까지는 되는 거 아니냐. 그런데 그러자면 아무튼 지금부터 조금씩 우리가 더 부담할 건 필수적이다.

◆ 오건호> 그렇죠. 특히 시민사회 쪽에서도 공적연금 논의할 때 미래가 돼도 국가가 책임진다. 또 미래세대들이 어떻게든 공적제도인데 인수받아서 운영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공적연금의 지속 가능성은 미래세대가 어떠한 판단을 할 여부보다는 그들이 우리 이 제도를 그대로 수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드는 게 핵심이고 그 조건을 누가 만드느냐 우리가 만드는 거예요.

◇ 정관용> 지금부터.

◆ 오건호> 세금이든 보험료든 혹은 전체 공적요금체계 재설계든. 그래서 제가 책 마지막 문단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공적연금의 지속 가능성은 미래세대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세대의 손에 있고 우리가 우리의 책임성을 자각하는 그런 연금개혁에 참여하자. 그래서 제목이 내가만드는복지국가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내가 만드는 공적연금 지금부터 논의 시작합시다, 이런 거군요. 국회가 좀 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말이죠.

◆ 오건호> 지난 한 20년가량의 한국의 연금 정치를 보면 다른 것도 그러합니다마는 노선이 없어요, 여야가. 여당이 되면 깎자 그래요. 그리고 야당이 되면 올리자 그럽니다.

그런데 여야는 주고받지 않습니까? 위치를 바꾸는데. 그러다 보니까 국민들이 종잡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또 연금에 워낙 민감하다 보니까 저는 일종의 연금 포퓰리즘이 한국 정치에서는 작동해 왔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고요. 지금부터 있는 그대로 진영을 떠나서 제대로 된 연금개혁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 정관용> 내가만드는복지국가의 공동운영위원장 오건호 박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건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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