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69) 농민의 유가족.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 317일 만에 숨진 농민 백남기 씨 유가족에 대한 '혐오' 악플이 최근 소셜미디어 등에서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관련 시민단체에서 법적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이러한 모욕성 혹은 음해하는 내용의 게시물이나 댓글을 작성한 사람에 대해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조치하겠다고 6일 밝혔다.
투쟁본부 측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을 모욕하고 음해하는 내용의 게시물이나 댓글이 온라인 게시판을 비롯한 SNS에서 거리낌없이 사용되고 있다"며 "그 모욕과 음해는 남편과 아버지를 잃어 힘들어하는 유가족들에게 이어지고 있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인을 모독하고 음해하는 모든 온·오프라인 자료들을 모아 투쟁본부 측에 보내달라"며 "고인의 명예와 고통받는 유가족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시자들에게는 "고소·고발 이후에 용서를 비는 것은 늦은 일이고 취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순간의 실수로 평생을 후회하는 일을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근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백 씨의 임종 당시 그의 차녀 백민주화 씨가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었다는 점을 조롱하는 글들이 다수 게시됐다.
자유청년연합 장기정 대표는 전날 백민주화 씨를 비롯한 유가족들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씨의 딸 한 명(백민주화씨)은 그 날(아버지 사망 당일) 발리에 있었는데 SNS에는 촛불을 들어주세요라고 썼다"거나 "주치의가 혈액투석 등 치료를 하자고 했는데 가족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남기 씨의 장녀 백도라지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댁 식구들과 네덜란드에 함께 살던 동생은 지난 7월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고 하여 한국에 와 두 달간 아버지 곁을 지켰다"며 "이후 동생은 시부모님들에게 새로 태어난 손자를 보여드리고자 친정이 발리인 시댁형님 댁에 갔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버지께서 운명하시는 순간 발리에 동생이 머물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겠다"며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하루하루 힘들게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을 모욕하는 일을 그만두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