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흙탕물 빠져나간 울산 '처참'…도시 전체 태풍 후유증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태화강 둔치 뻘밭 변해…3명 사망·주택 700곳 이상 침수

6일 오전 울산시 중구 태화시장 태풍피해 복구 현장. (사진=반웅규 기자)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자리는 처참했다.

태화강을 따라 조성된 둔치는 거대한 뻘밭으로 변했고,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던 차량들은 아직도 강 가장자리에 뒤엉켜 있다.

주택 침수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천억원의 재산피해가 예상되는 것은 물론, 3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울산지역 지자체들은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흙탕물 빠져나간 울산 곳곳 '처참'

6일 오전 울산 태화강 둔치.

역대급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물에 잠겼던 둔치는 흙탕물이 빠져나간 이후 거대한 뻘밭으로 변해버렸다.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온 진흙이 손가락 한마디 두께로 쌓인 탓에 둔치 전체가 검게 물들었다.

물에 잠겼던 태화강 둔치에 수백톤의 나뭇가지와 쓰레기가 쌓였다. (사진=이상록 기자)

 

가을이면 절경을 이루던 억새밭과 각종 꽃이 심어져 있던 공원은 흙탕물로 쑥대밭이 됐다.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온 나뭇가지와 쓰레기 수백톤도 둔치 곳곳을 뒤덮고 있다.

침수피해를 입은 주택가나 전통시장의 모습도 처참하긴 마찬가지다.

어른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찼던 중구 유곡동과 태화동 일대는 진흙과 쓰레기, 물살에 떠내려온 차량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으로 변한 상태다.

침수피해를 입은 도로가 아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도심 곳곳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 태풍 피해 눈덩이처럼 불어날 듯

지난 5일 구조작업을 벌이다 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소방관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시소방본부는 6일 오전 11시 13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덕망교 인근에서 온산소방서 소속 강모(29) 소방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6일 오전 울산시 중구 태화시장 태풍피해 복구 현장. (사진=반웅규 기자)

 

앞서 6일 오전 4시 19분쯤에는 울산시 중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에서 김모(52·여)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가 차를 빼려고 지하주차장에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사망으로 울산지역 사망자 수는 3명으로 늘었다. 3명의 부상자도 발생해 인명피해는 6명에 달한다.

6일 오전 울산시 중구 태화강둔치 공영주차장이 거대한 뻘밭으로 변한 모습. (사진=이상록 기자)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울산지역에는 현재까지 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700건 이상 접수된 상태다.

도로는 500곳 이상 물에 잠겼고, 최소 1,400대 이상의 차량이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150여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공장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등 20여개 동이 침수 피해를 입어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피해규모가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 지자체, 복구에 안간힘…시민들은 망연자실

울산시와 5개 구·군은 태풍 피해 복구현장에 2,300여명의 자체 인력을 투입했다.

군부대와 자원봉사단 등 1,300여명도 복구작업에 나섰다.

오랜 시간 물에 잠겨 큰 피해가 예상되는 중구 태화시장과 우정시장에는 1천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물에 잠겼던 태화강 둔치에는 모두 700여명이 투입됐다.

6일 오전 울산시 중구 태화시장 태풍피해 복구 현장. (사진=반웅규 기자)

 

태풍 피해 복구작업이 본격화했지만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침수피해를 겪은 태화시장 상인들은 밤새 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꺼내고, 가게 안을 뒤덮은 시커먼 진흙을 걷어냈다.

상인들은 힘겹게 복구작업에 나섰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탕제원 주인 최모(62)씨는 "새 탕약기를 구입하려면 2~3천만원의 돈이 드는데 물에 잠긴 기계들이 제대로 작동할지 몹시 걱정된다"며 "TV에서만 봤던 일을 내가 겪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잡화점 주인 이모(58·여)씨는 "물에 젖은 집기를 꺼내고 있지만 언제 끝날지 막막하다"며 "지자체의 도움으로 하루빨리 복구작업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