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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만에 또 '저물가' 설명…고심하는 이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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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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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관리 책임을 진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원인과 대책을 석달만에 또 설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였다.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0.77%포인트 끌어올린 덕분에 7개월만에 0%대를 벗어났다. 올해 2월(1.3%) 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한은이 설정한 물가목표치(2%) 하한인 1.5%에는 여전히 못미친다.

따라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물가목표설명책임제에 따라 오는 1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물가가 목표 범위를 이탈한 원인'과 '향후 전망', '목표 달성을 위한 통화정책 운영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 제도를 올해 처음 도입한 후 7월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한은은 올해부터 물가가 6개월 연속 목표치를 일정범위 이상 이탈할 경우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총재가 원인과 대책을 설명하고, 이후에도 이탈이 계속되면 3개월 마다 설명회를 갖는 설명책임제를 도입했다. 지난 수년간 전례 없는 저물가로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난 데 따른 비판에 직면해 물가정책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한은은 올해부터 3년간 적용할 물가 목표로 2%를 설정했고, 여기서 ±0.5%포인트 초과 이탈, 즉 1.5%를 넘기지 못하면 총재가 설명을 해야 한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는 단 한번도 1.5%를 넘기지 못했고, 그 결과 총재는 7월에 이어 이달에도 목표 이탈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저물가의 원인이나 대책이 7월과 달라질 것이 없다는 점이다.

물가가 목표에 못 미치는 이유는 한은이 여러 차례 밝혀온 대로 공급요인, 즉 저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다. 원유가격은 최근 OPEC(석유수출국 기구)의 감산합의로 강세를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40달러 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경기부진으로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정책금리를 낮춘 결과 원화강세로 이어져 수입 물가가 낮아진 것도 원인이었다.

이 총재가 설명할 저물가의 원인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대책 또한 마땅치 않다. 한은이 물가를 올릴 수 있는 수단은 기준금리 인하가 유일하지만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내렸고,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는데다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의 초저금리의 부작용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리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설령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물가상승 효과는 커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한은이 계량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를 세 번에 걸쳐 0.75% 포인트 인하한 2014년의 경우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21%포인트, 역시 세 번 인하한 2015년은 0.16% 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0.1% 포인트도 안 되는 물가를 높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조정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세계적인 경기부진과 그에 따른 저물가 상황에서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은 사실상 별로 없는 것이다.

이달 이 총재의 저물가에 대한 설명회는 7월 내용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난 7월의 설명에 대해 너무 뻔 한 내용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심지어 금통위원들조차 금통위 회의에서 설명이 부실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특별한 원인이나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은 총재의 반복되는 설명이 자칫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신뢰와 위상에 상처만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만큼 이 총재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설명 책임제는 물가안정 목표제를 채택한 32개국 중 영국, 이스라엘 등 6곳에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서면으로 할 뿐 중앙은행 총재가 언론을 통해 구두로 직접 설명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만큼 강도가 높다는 의미다.

그나마 향후 물가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긍정정인 내용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유가의 추가 급락 등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내년에는 1.5%의 물가상승률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저유가 등 저물가의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어 2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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