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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자본잠식 대우조선에 후한 점수…"정성립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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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상태인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최근 실시한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회사의 경영상황과 걸맞지 않는 양호한 성적으로, 현 경영진 교체나 해임 권고를 피하기 위해 봐주기 평가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대우조선 올해 상반기 경영평가 66.1점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 관련 2016년도 상반기 경영평가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평가를 실시했다.

(표=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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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점 만점에 총 66.1점을 득했고 D(부진) 등급을 받았다. 세부적으로는 ▲매출액, 영업이익률, 신규수주, 부채비율, 영업수금 등 경영목표이행실적 22.63점(56.58%·40점 만점), ▲예정원가 준수, 공정 및 조달일정 준수, 인력 능력 등 자구계획 이행 실적 29.07점(72.68%·40점 만점) ▲심사프로세스, 예산관리 강화, 기술경쟁력 강화, 윤리 경영 등 정성적 평가 14.4(72%·20점 만점) 등의 점수를 받았다.

연속 D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경영진 교체 또는 해임을 권고할 수 있다.

이번 평가에서 주목받는 부분은 공정 및 조달일정 준수 등 자구계획 이행실적과 기술경쟁력 강화 등 정성적 평가 부문인데 이 두 가지 항목이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이는 보통 이상인 우수에 해당하는 점수다.

◇ 대우조선해양의 올 상반기 상황은 'Worst Case'

해당 평가 점수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2일 서별관회의를 위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서별관회의 자료를 확인했다.

해당 문건에는 대우조선해양에 산은과 수은이 각각 2조6000억 원과 1조6000억 원 총 4조2000억 원을 쏟아부었을 경우에 올해와 내년도에 예상되는 결과를 ▲Best Case ▲Normal Case ▲Worst Case로 구분해 분석해 놨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상황을 대입해 보니, 최악인 Worst Case에 해당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실 제공)

 

올해 상반기 대우조선해양은 4499억 원의 영업손실에 1조18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7763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하반기에 1조원 규모의 영업이익과 1조500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두지 못한다면 Normal Case가 될 수 없다.

이런 상황임에도 자구계획 이행 실적을 40점 만점에 29.07(72.68%)를 받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해영 의원 "조선업 업황과 대우조선해양 상반기 경영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상당히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경영평가 및 MOU 점검 전반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얼마나 담보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 수주상황 등 대외적 상황은 '최악'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주변 상황은 더욱 엄혹하다. 그러나 경영평가에서는 이런 부분이 반영된 흔적을 찾기 어렵고 장밋빛 전망일색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대우조선해양계열 재무구조개선약정 이행점검 결과' 보고서 약정이행 여부 판단 항목에서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발생에 따른 적자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해 재무상태와 영업실적 상반기 이행률은 미흡하나, 주기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계획'의 정상 이행 및 신규 수주 실적 개선 전제시 향후 계열 전반의 약정 이행 달성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명시했다.

주기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계획의 정상 이행과 신규 수주 실적 개선을 전제로 한다면 향후 계열 전반의 약정 이행 달성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수주동향을 보자.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8일 공개한 '구조조정 청문회 현안보고'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수주동향은 2014년 1158억 달러에서 지난해 871달러로 절반 가깝게 떨어졌는데, 올해 8월에는 235억 달려 수준으로 급감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8일 공개한 '구조조정 청문회 현안보고' 자료. (사진=자료사진)

 

'글로벌 수주절벽' 현상이 일어나며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8월말 기준) 수주 규모는 9억8000달러에 그쳤다.

여기에 애초 지난달 30일까지 인도하기로 했던 소난골사 드릴십 2기는 현재까지도 인도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는 "소난골사 드릴십 2기의 인도 불발시 30~40% 가량의 큰 폭의 할인율에 적용된 헐값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대우조선 경영정상화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런 안팎의 상황들 때문에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평가는 다분히 현 경영체제 유지를 위한 방편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김해영 의원은 "대우조선의 부실이 드러나기 전엔 2014년 당시 경영평가에서는 69점을 받았는데 현재 부실이 드러나고 경영 상황이 더 어려운 상황에서 그와 비슷한 평가결과를 받은 것은 말그대로 면피성 경영평가를 한 것"이라며 "평가를 엄중하고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산업은행은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상태 평가를 엉터리로 해 논란이 일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경영관리위원회 MOU 평가'를 진행하면서 경영관리 평가에서 과도하게 높은 점수를 줬고, 이를 근거로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매년 성과급을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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