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국세청의 핵심인 조사직 간부의 절반 가까이를 행정고시 출신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논산·계룡·금산)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 조사직 4급 이상의 행정고시 출신 간부는 23명(43.4%)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 전체의 행정고시 출신 직원은 176명으로 전체 직원 19,442명의 0.9%에 불과하고 행시 출신의 비중이 가장 비율이 높은 본청도 8.2%인 데 비하면 조사직에 유독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무 조사를 맡고 있는 국세청 조사직은 경제현장과 밀접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오랜 기간 근무한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소수의 행시출신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행시 출신이 아닌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직 간부는 국세청의 핵심 코스이기 때문에 모든 행시 출신들이 거쳐가고 싶어한다"며 "일반 직원들도 조사직에 근무하고 싶어하지만 하늘의 별따기며, 들어가더라도 일반직 출신이 조사직 간부가 되기는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고위공무원 비율은 행시 출신이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세청 고위공무원 비율을 살펴보면 총 인원 34명 중 행정고시 출신 인원이 26명으로 76.5%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인원의 0.9%에 불과한 행정고시 출신 인원이 고위공무원의 3/4가량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은 행정고시 출신에 권력의 집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종민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이 시작이 빠를 수는 있지만 조사직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것은 과도하다"며 "더욱이 고위공무원에 대해서는 행시출신의 권력독점화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다"면서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일반 직원들이 느낄 형평성과 공정성을 위해 행시 출신의 권력 독식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