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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스마일' 정세균의 승부수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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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론 견지하며 압박 지속...새누리, 입법부 수장 인신공격 등 자책골도 한몫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정감사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28일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이 외부 일정을 마치고 국회로 복귀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2일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국정감사가 일주일째 파행을 맞은 것과 관련해 "의장으로서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의 중립의무 위반' 등을 문제삼으며 파상공세를 펼친지 8일만이다.

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정 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한 지 6일만이다.

하지만 정 의장의 유감표명 대상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국민이었다.

이날 오후까지도 이정현 대표가 일주일간 이어온 단식을 중단하고 국감 복귀를 선언하고 정 의장도 국회파행의 책임을 일부 통감하고 새누리당을 향해 유감표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이날 세 문장짜리 짧은 입장문을 통해 "나라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국회가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국회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사과 대상을 국민으로 못박았다.

또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국민 여러분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하라는 새누리당의 끈질긴 파상공세에 "헌법을 존중하고 국회법을 따랐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한 데 이어 국회 파행의 책임을 새누리당에 다시 한 번 지운 셈이다.

특히 정 의장이 외교적 부담을 무릅쓰고 뉴질랜드 방문을 연기한 데 이어 믹타(MIKTA) 국회의장회의 참석도 취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은 막판 승부수로 보인다.

정 의장이 출국할 경우 국회 파행 장기화가 불가피했다. 새누리당은 그 책임을 정 의장에게 떠넘길 요량으로 주말 내 타결을 압박하려 했지만, 정 의장은 오히려 국회 정상화가 안 되면 출장을 포기하겠다고 역공을 폈다.

국군의날 행사장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난 뒤, 정 의장이 "모든 것을 법 절차에 따르겠다. 헌법이나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없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도 새누리당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또 "국정감사는 입법부가 기능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원칙론을 부각시키며 무조건 국감 복귀를 촉구한 것도 새누리당으로서는 부담이었다.

새누리당은 지난주 '국회의장의 유감표명과 새누리당의 국감복귀'라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중재안에 대해 정 의장이 불같이 화를 낸 사실을 전해듣고, 국회 파행 책임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앞서 지난달 1일 20대 첫 정기국회 개원사에서 사드배치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를 제기해 새누리당의 거센 공격을 받았을 때는 "새누리당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사실상 사과표명을 했다.

하지만 이번 김재수 장관 해임안 처리 이후 새누리당이 제기한 사퇴 요청과 형사고발, 권한쟁의신청 등에는 법대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했다.

국회법에 따라 여야 원내대표 협의와 차수변경, 표결처리 등 정당한 의장의 권한을 행사한 만큼 새누리당의 무차별적 의장 흔들기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 의장의 이런 판단과 승부수는 새누리당 내부의 국감 복귀론과 이정현 대표이 명분없는 단식론, 집권여당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비난여론 등이 겹치면서 판도는 정 의장에게로 급격히 기울었다.

여기에는 새누리당 강경파가 근거가 미약한 정 의장의 개인비리 의혹 등 입법부 수장에 대한 전례없는 인신공격까지 가한 것이 역풍을 맞고 '자책골'이 된 것도 한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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