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산하 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노사합의로 한데 대해 정부가 비판하고 나서자 "정부가 갈수록 이성을 잃고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그동안 불편을 감내해준 서울시민 여러분과 서로의 입장을 한 발씩 양보해 노사합의를 이뤄낸 지하철 양공사 노사, 그리고 노사양쪽을 조정해 합의안을 이끌어 낸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에 큰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그런데 정부가 이를 부실합의라고 비판하며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며 "파업에 따른 시민불편을 막고, 노사간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해온 저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노사와 서울시의 노력에 칭찬은 못할 망정 합의와 파업종결을 폄하하고 불이익 운운하는 중앙정부, 제정신 맞나"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이어 "은행, 학교 등의 공적기관도 그러하지만 특히 공공기관에 당사자와 노동조합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공기관은 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 아니라, 시민이 위임한 공공성의 가치를 지키고 시민안전을 지키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공공기관에서 성과연봉제보다 더욱 절실히 필요한 것은 '안전 및 공공성 평가제'로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고, 그 사업을 통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가장 큰 의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차제에 서울시만이라도 공공기관 평가의 잣대를 바꿔보겠다. 일반직원들을 성과연봉제로 줄 세우기보다는, 공공기관이 공공성을 얼마나 잘 실현하고 있는지, 국민의 안전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를 평가해서 각 기관을 독려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대통령부터 성과연봉제 도입하라는 게 시민의 목소리로, 평직원들의 성과평가 이전에 공공기관의 운영자, 나아가 국가와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들부터 성과연봉제를 실시하라는 것"이라며 "이번 지하철 파업 타결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살펴볼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