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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잃어버린 생태감수성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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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산하의 야생학교'

 

신간 '김산하의 야생학교:도시인의 생태감수성을 깨우다'는 생태감수성이 부족한 나머지 벌어지는 환경파괴와 생명의 사라짐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자연과 문명의 경계에 선 영장류학자가 생태감수성의 의미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법을 이야기해준다.

정글에서 직접 살아본 한국 최초의 영장류학자 김산하 박사는 진짜 ‘자연의 법칙’이란 단순한 약육강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연은 무척 다양한 종류의 생물이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돕기도 하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뽐내는 장소다. 그러나 도시라는 협소한 공간에 갇힌 사람들은 생태감수성이 마비된 나머지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진짜 '자연의 법칙'을 잊고 말았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인간은 다른 생물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침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렵다. 평창 올림픽 경기장의 예를 보자. 스키 선수들이 내려갈 길을 터주기 위해 어마어마한 넓이의 원시림이 벌목되었다. 그 자리의 원래 주인은 나무들이지만 인류 화합의 대잔치인 올림픽에는 초대 손님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다. 설악산은 국토의 5~6퍼센트에 불과한 국립공원으로, 이 공간만큼은 지지고 볶더라도 자연에 맡겨두기로 한 공간이지만, 교통약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산양,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 설악산 주민들에게도 케이블카 찬성 여부를 물어보았을까? 설악산은 이 동물들에게 집인데 말이다.

세월호 사건이나 다른 재난, 재해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돈벌이나 이익보다 생명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맞는 말이지만 그 생명의 가치를 인간에게만 협소하게 적용하면 인간의 목적을 위해 자연이 희생되는 것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 결국 생명을 중시하려면 뭇생명을 중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것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쉽게 희생시키지 않을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올 여름은 최고온도를 연일 경신했다. 우리는 이상고온에 투덜대며 올 해 여름은 왜 이렇게 덥냐고 말했지만, 차라리 우리 세대는 나은 편이다. 지금 제동을 걸지 않으면 이상고온 같은 기상이변이나 자연재해는 후세대에게 일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온 지구가 한 마음이 되어 지구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 2015년 12월에 열린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다 하기로 한 초유의 협약이다. 부자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탄소 배출이라는 목표 아래 자신의 몫을 다하기로 한 것이다. 나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자연을 챙기느냐는 소리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점을 이 협약이 가르쳐주고 있다.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위기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 저자는 다양한 생물과 인간이 공존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제는 멈춰 서서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해오던 모든 일들을 그만두고 자연이 무어라고 하는지 귀 기울이자고 말한다. 인간의 목적을 위해 자연이 희생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자연과 문명의 경계에 선 영장류학자는 이야기한다.

김산하 지음 | 갈라파고스 | 256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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