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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공조는 회복, 여야 협치는 파국…靑 결단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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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원내대표 사퇴…“정세균 의장, 비열하고 교활” 원색 비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새누리당의 불참 속에 가결 처리됨에 따라 여야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며 살얼음판 정국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는 24일 오전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무기명투표를 벌인 결과 총 투표수 170표 가운데 찬성 160표, 반대 7표, 무효 3표로 가결시켰다.

새누리당은 이날 표결이 이뤄지기 전에 거세게 항의하며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반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 132명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 38명 전원은 표결에 참여했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날 자정 직전 국회법 77조에 따른 본회의 차수 변경을 선언함으로써 해임건의안을 새로운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세균 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등 강력 반발했고, 이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19일부터 예정된 국정감사 일정을 전면 보이콧 하고 정세균 의장에 대해서는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국회 윤리위 제소 등의 초강경 대응을 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또 정 의장의 본회의 차수 변경과 이에 따른 해임건의안 처리는 무효임을 선언하고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계획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통과 저지 실패에 대한 책임과 정세균 의장 등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으로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헌법질서를 위반한 대한민국 헌정사의 폭거”나 “정파적 이익만 챙기려는 정치 테러” 등의 격앙된 표현으로 정 의장과 야당을 성토했다.

반면 야당은 야당대로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독선적 행태에 극력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가 전날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표를 전격 수리한 것이나, 새누리당이 해임건의안을 자동 폐기시킬 목적으로 변칙적인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에 나선 것은 오히려 야당이 결집하는 역풍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황교안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무제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국회법의 허점을 이용해 본회의 진행을 지연시키려 했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을 비판한 것도 표결 처리에 미온적이던 국민의당이 입장을 선회하는 빌미가 됐다.

이처럼 한때 틈새가 벌어지는 듯 했던 야권공조는 원상회복한 대신 여야관계는 급랭하면서 20대 국회의 화두로 거론돼온 ‘협치’는 다시 파탄 위기에 놓였다.

정세균 의장의 경우는 이달 초 사드(THAAD) 논란 등을 언급한 개회사 문제로 이미 새누리당의 사퇴 압박을 받은 데 이어 2차 사퇴 요구에 직면한 셈이어서 감정적으로도 관계가 악화된 상태다.

이와 관련,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 대해 “아주 비열하고 교활한 의원”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앞으로 국회의장이라고 부르지 않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여야관계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김 장관 건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국회를 통과한 해임건의안은 모두 5건이며, 이들 모두가 자진사퇴 등의 형식으로 수용됐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과거 전례를 무시하고 김 장관 유임을 고집할 경우, 오만과 불통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려는 야당과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뜩이나 악화된 여야관계의 숨통을 트느냐 막느냐의 열쇠는 청와대가 쥐고 있는 셈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김 장관 문제를 고리로 삼아 여권을 계속 압박하는 것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민생과 안보, 지진 안전 등 총체적 위기국면인데다 특히 쌀값 폭락 등 농촌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자칫 ‘야당의 갑질’이란 되치기를 당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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