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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으로 돈을 벌려면 우선 이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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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광풍에 가짜 결혼, 위장 이혼 성행

- 상하이, 대출 많이 받아 집 사기 위한 위장 이혼 매년 2만 건
- 한편에선 부동산 구매 자격 갖기 위해 위장 결혼하는 사람들도 늘어
- 베이징, 올 들어 집값 40% 상승
- 지난 7월 위안화 신규대출 가운데 99%가 부동산 부문으로 몰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23일 (금)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선경 CBS 베이징 특파원

◇ 정관용> 중국에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거래를 위한 가짜 결혼과 위장 이혼이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정인지 베이징 연결합니다. 김선경 특파원?

◆ 김선경>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중국의 실물경기는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부동산 값은 크게 오르고 있다구요?

◆ 김선경> 부동산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아파트 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도시 신규주택가격 상승폭은 월간 상승폭으로는 2010년 1월 이후 6년 만에 최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인데 조사대상 70개 도시 중 집값이 상승한 곳은 64개나 되는데 거의 모든 도시에서 집갑이 오르고 있는 것이고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 집값은 올 들어 상승폭이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경우 올 들어 집값이 40% 정도 오르는 등 자고 일어나면 값이 오를 정도로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집값 상승 때문에 가짜 결혼 위장 이혼이 성행한다는 얘기는 무슨 얘깁니까?

◆ 김선경> 부동산 거래 목적의 위장 이혼이 성행하는 도시는 상하이입니다. 상하이 당국이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집 구매 시 대출 상한을 대폭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면서 심해진 현상인데요. 상하이의 경우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은 집값의 70%를 대출받을 수 있는데 이를 대폭 줄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한 채 더 사기 위해 위장이혼을 감행한다는 것입니다.

상하이 가정법원에는 이혼 신청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고 중국언론들은 상하이에서만 매년 부동산 투자를 위한 이혼건수가 2만여 건에 이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주택구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위장 이혼건수도 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위장 이혼은 그렇다 치고 가짜 결혼은 왜 하는 겁니까?

◆ 김선경> 지역에 따라 규제가 다르기 때문인데 해당 도시 호구(戶口)를 가진 투자자만 부동산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규제를 피해가기 위해 위장 결혼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경우가 그런데, 부동산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은 베이징 호구를 보유한 사람과의 위장 결혼을 통해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짜 혼인 신고를 한 뒤 부동산을 구매한 이후 곧바로 이혼 수속을 밟고 있고 위장결혼을 알선하는 브로커까지 성행하는 등 위장결혼을 위한 산업이 이미 형성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과열이 결혼까지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는데 돈이나 이익 앞에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중국인 사고방식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중국에서 아파트 값이 급등하는 이유는 뭔가요?

◆ 김선경> 아시는 대로 중국도 경기가 좋지는 않은 상황인데 중국 당국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2014년 11월 이후 공격적으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양적 완화까지는 아니지만 시중에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하지만 풍부한 시중 자금이 기업보다는 부동산 시장으로만 흘러들어가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인민은행 발표를 보면 지난 7월의 경우 위안화 신규대출 가운데 99%가 부동산부문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또 부동산을 살려 경기를 부양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도 부동산 과열에 한몫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거래 호조 때문에 철강과 시멘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과잉공급 상태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중국 정부로서는 굳이 피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 정관용> 부동산 경기 과열은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 김선경> 그렇습니다. 아시는 대로 부동산 투자 급증은 거품 우려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은 게 현실이고 특히 제조업 투자를 갉아먹는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중국의 공장으로 불리는 둥관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던 한 기업인이 공장 문을 닫고 부동산 투자에 나선 사례가 언론을 통해 최근 소개되기도 했는데 중국의 6월 제조업 투자 증가율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중국 당국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성장률 떠받치기에 나서고 있는데 사실 제조업 투자가 줄어들 경우 인프라투자를 확대한다 하더라도 고정자산 투자를 보완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제조업이 위축되면 성장동력 회복이 더 어려워지고 중국 경제의 미래도 어둡다는 측면에서 우려되는게 사실입니다. 또 중국은 정부나 기업 가계의 부채가 위험수위라는 지적이 외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중국정부도 인정하는 부분인데 부동산 광풍은 부채를 줄이기 위한 차입 축소 노력을 저해하면서 부정적 영향을 더하는 게 현실입니다.

◇ 정관용> 중국 당국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지 않을까요? 대응책 마련은 어떻습니까?

◆ 김선경> 당국도 잘 알고는 있지만 대책 마련이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현재 1% 초반에 머무르고 있고 민간투자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해야 하는데 하지만 부동산시장 상황을 놓고 보면 통화긴축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돈을 안 풀 수도 없고 또 풀더라도 부동산 시장으로만 흘러들어가는 모습인데 이를 두고 중국 경제학자들은 1990년대 일본과 같은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진단하면서 중국의 통화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과거 부동산 과열 억제는 대부분 경기과열 시기에 맞춰 이뤄졌지만 이번엔 경기 둔화시기와 겹쳐있다는 게 과거와는 다른 상황입니다. 특히 대도시를 제외한 중국의 3,4선 도시들은
아직도 부동산 재고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률적인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은 어렵고 섬세하게 강약 조절을 해야 하는데 대처가 말같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어서 중국 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돈이 있는 사람들은 집값이 올라 좋겠지만 서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

◆ 김선경> 그렇습니다. 주요 도시의 주택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도시에 발판을 마련하려는 젊은 계층들이 좌절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도시 서민들 역시 도시 외곽으로 계속 밀려나고 있고 임금상승이 집값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빈부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임대료 상승으로 중국의 한국인 교민사회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동북부에 있는 왕징지역은 중국 내 대표적 한인촌인데 이제 한국인 왕징 시대는 내리막을 걷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국기업들의 상황이 악화되는데다 최근 2년 사이에 집값 임대료가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한때 5만명 넘는 교민들이 거주했는데 최근에는 거주자가 3만 명 이하로 줄었다고 교민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경기침체에 북핵문제, 지진문제까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중국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베이징 김선경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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