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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협회-KOVO의 엇박자, 배구 팬만 속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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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컵 개막 앞두고 선수 등록 두고 ‘갈등’

대한민국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은 22일 '2016청주*KOVO컵 배구대회' 개막을 앞두고 선수 등록 과정의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은 2015~2016시즌 V-리그 남자부 개막전.(사진=KOVO)

 

프로배구 컵대회 개막을 앞두고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KOVO)이 선수등록 문제를 놓고 첨예한 갈등양상을 빚고 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 13일 오전 KOVO에 전자우편을 통해 공문을 전송했다. 22일 개막하는 '2016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를 앞두고 남녀부 13개 팀의 감독과 코치, 국내 선수의 등록을 마쳐달라는 내용이었다.

국내 선수의 등록 이후 외국인 선수의 등록이 가능하고, 등록에 필요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만큼 당장이라도 모든 과정을 마칠 수 있다는 것이 배구협회의 입장이다. KOVO는 배구협회의 요청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KOVO컵대회에 임박해 요청이 온 만큼 각 팀의 선수 등록까지 시간적 여유가 더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 ’원칙’를 준수하겠다는 협회, ‘융통성’ 원하는 연맹

배구협회는 특히 ‘원칙 준수’를 강조했다. 그 동안 KOVO에 출전 등록된 V-리그 남녀부 각 팀의 지도자와 선수의 체육회 등록을 배구협회가 대행했던 관례에서 벗어나 지도자와 선수가 직접 대한체육회의 선수등록신청시스템에 접속해 등록 과정을 마친 뒤 관련 자료를 협회에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갑작스러운 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배구협회는 실제 선수등록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약 40분으로 어려운 절차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불법 도박과 성추행 등 대한체육회가 금기시하는 위법행동 관련 동영상 시청이 약 24분이 소요될 뿐 실제 등록에는 15분도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의 등록 역시 배구협회에 국내 지도자와 선수가 등록된 뒤에야 외국인 선수 등록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국내 관계자가 등록되지 않은 단체에 외국인 선수를 먼저 등록할 수 없다는 것이 배구협회의 기준이다. 배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편의를 봐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원칙과 절차에 맞게 선수 등록도 마쳐야 한다. 처음 도입하는 만큼 이런 진통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KOVO컵대회의 개막이 임박한 KOVO는 ‘융통성’을 주장한다. 올해 대회는 리우 올림픽 때문에 7월에서 9월로 대회가 미뤄진 데다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의 출전도 앞두고 있다. 국내 선수와 달리 시간이 더 필요한 외국인 선수의 등록을 위해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등록 과정을 별개로 운영해달라는 입장이다.

KOVO는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가능한 기간이 채 3일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프로농구의 경우는 8월 중순에 대한농구협회가 프로농구연맹과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9월 중으로 선수 등록을 마쳐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점에서 배구협회의 갑작스러운 선수 등록 공문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컵대회에 출전을 앞둔 외국인 선수의 등록을 우선하고 이와 별개로 국내 지도자와 선수의 등록을 진행하겠다는 것이 KOVO의 요청이다. 하지만 배구협회는 국내 지도자와 선수의 등록이 반드시 이뤄진 뒤 외국인 선수의 등록 절차를 밟겠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 진짜 문제는 올해 아닌 내년

배구협회와 KOVO의 갈등은 단순히 선수 출전 문제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향후 금전적인 부분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은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협회 사옥의 무리한 매입으로 인해 배구협회는 현재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초등부 아마추어 선수부터 프로 선수까지 모든 선수의 등록 과정을 통해 일정 수준의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배구협회는 선수 등록에 일정 금액을 부과해 연간 예산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이 제기되자 배구협회는 지도자, 선수의 등록에 어떠한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KOVO는 과거 외국인 선수는 물론, 심판 등록에 상식적인 수준 이상의 금액을 요구했던 배구협회의 전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자부 KGC인삼공사가 일찌감치 등록 절차를 밟아 외국인 선수도 최종 승인만을 남겨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때문에 V-리그 나머지 팀은 부랴부랴 KOVO컵대회 전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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