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나래 기자)
가짜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이용해 수십억 원대의 판돈 등을 받아 가로챈 기업형 사기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춰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단순한 속임수에 무려 1만 3,000명 이상이 속아 넘어갔다.
충북지방경찰청은 19일 기업형 사기 조직을 운영한 총책 이모(35)씨 등 11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청도와 국내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가짜 스포츠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모두 1만 3,000여명으로부터 76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들이 스포츠 경기 결과 전문가를 자칭한 이들은 해킹 업체로부터 구입한 포털이나 SNS 아이디 수 천개를 활용해 '스포츠토토로 한달에 500만 원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글을 올려 가입자들을 모았다.
이들은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실제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스포츠 경기 결과를 모두 맞힌 것처럼 사이트를 조작해 배팅을 유도했다.
하지만 수익이 쌓여 회원들이 환전을 요구하면 해킹과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추가 입금을 요구한 뒤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아이디 자체를 삭제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청도 6곳의 사무실과 국내에서도 부본사, 총판을 두고 회장, 사장, 팀장, 직원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해 기업형 조직을 꾸렸다.
특히 중국 청도 사무실 사장이나 국내 현금 인출팀장 등 주요 직책은 믿을 수 있는 친인척에게 맡겼다.
범행에 이용한 가짜 스포츠토토 인터넷 사이트의 도메인 주소를 짧게는 3~4일에 한번씩 바꿔가며 경찰과 피해자들의 추적을 피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심지어 불법 도박에 참여했으니 처벌을 받는다며 피해자를 협박해 신고조차 하지 못하도록 해 1만 3,000여명의 피해자 가운데 신고자는 10명에 불과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현금 12억 원과 6,000만 원 상당의 고급 시계, 70여개의 대포통장, 대포폰 18대, 현금인출카드 41개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중국과 국내 등지에서 함께 범행에 가담한 공범 200여명의 뒤를 쫓고 있는 한편 해킹 업체 등으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