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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그분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 미디어가 뭐예요?'

 

필립 얀시는 '그들이 나를 살렸네Soul Survivor'에서 자신의 신앙적 뼈대를 잡아준 13명의 영적 스승의 인생 여정과 저작을 소개한 바 있다. 그중 절반은 그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동안 직접 만났던 인물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직접적이고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깊은 영향을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폴 브랜드 박사였다. 앨버트 래스커 의학상Albert Lasker Medical Award을 수상한 탁월한 외과 의사이자 인도의 의료 선교사였던 그를 인터뷰하면서 시작된 교제는 10여 년간 이어졌고, 그 우정의 결과물인 '나를 지으신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 '그분의 형상을 따라','고통이라는 선물'은 모두 ECPA(미국복음주의기독교출판협회)가 수여하는 골드메달리언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의 우정은 그 후로도 20년이나 지속되었다.

폴 브랜드 박사는 여든아홉 번째 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숨을 거뒀고, 추모 강연을 부탁받고 단상에 오를 때 필립 얀시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청중들 앞에 섰다. 근 30년 동안 얀시의 인생에 우뚝 선 거인으로 다가왔던 인물, 첫 만남에서부터 아버지를 대하는 느낌이 들었던 인물, 그리고 기회의 신발을 아낌없이 벗어던졌던 인물, '신발을 신지 않거나 셔츠를 입지 않은 손님 절대 사절'이라는 정책에 정면으로 맞섰던 인물, 꽉 끼는 신발이나 겉이 거친 샌들만 신어도 다칠 수 있는 한센환자들의 무감각한 발을 지킬 묘안을 찾느라 수없이 많은 밤들을 뜬눈으로 지새웠던 인물, 곧 자기의 영적 스승에게 최소한의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였다.

이 책은 브랜드 박사의 의학적이고 영적인 통찰에다 그의 50년 의사 생활과 20년 의료 선교사로서의 삶을 얀시의 필력으로 담아낸 것이다. 형상, 피, 머리, 영, 고통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다루면서 필립 얀시는 무엇보다 다음의 세 가지 내용을 담아내고자 애썼다. 첫째, 3개 대륙을 오가며 의술을 펼쳤던 폴 브랜드 박사의 훌륭한 삶을 정확히 포착해 독자들에게 소개하려 했다. 둘째, 의학적인 사실들을 쉽게 설명해 인간의 몸이 가진 진가를 매력적인 스타일로 전달하고자 했다. 셋째, 육체와 영적인 몸 사이의 유사성으로부터 끌어내 때로는 찬양으로, 때로는 선지자적 도전으로 표현한 영적 적용이었다.

탁월한 외과 의사와 타고난 글쟁이의 만남은 장엄한 인체의 세계를 열어 보여주었고, 인체에 담긴 비범하고도 영적인 교훈을 끄집어내는 데 부족함이 없다. 신비한 인체 설명에서 시작해 성육신과 성만찬의 의미,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와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 등 육체에 반영된 영적 진리들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들려준다.

폴 브랜드는 의사보다 건축가가 되고 싶었다. 피와 고름만 보면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이 일어났기 때문인데, 이는 어려서 부모의 진료를 도와주다 보고 경험한 것들 때문이었다. 선교사로 나가기 위해 일찍이 아버지가 밟았던 '위생 및 열대의학' 과정을 밟고 있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가 있었다. 출혈이 심해 섬뜩할 정도로 창백해진 얼굴과 맥도 잡히질 않던 환자가 수혈을 통해 빠르게 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을 지켜본 후 그는 누구보다 의학을 좋아하고 사랑하게 된다.

이 책에는 이처럼 폴 브랜드 박사가 의료 선교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과정,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외과 전공 의대생 신분으로 독일 공군의 런던 공습을 견뎌냈던 경험, 인디아 남부 산간 지역에서 선교하다 흑수열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92세까지 헌신적으로 사역하다 95세에 소박하게 그 땅에 묻힌 어머니의 감동적인 이야기, 지금의 그가 있도록 이끌어준 여러 스승들의 교훈, 의료 현장에서 경험했던 아찔한 순간들과 가슴 아픈 환자들의 사연들과 그들을 헌신적으로 돌봐주었던 에피소드가 소개된다. 손상된 손과 발, 얼굴을 애초에 설계된 신체 조건으로 되돌리려 애쓰고, 환자들이 걷거나 손가락 쓰는 법을 다시 익히고 가족과 공동체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기회를 얻는 걸 보면서 가슴 벅차했던 그는 평생 의사로서의 소명에 충실했다. 힘과 부, 아름다움을 숭상하는 우리 시대에 약하고, 가난하며, 매력적이지 않은 한센환자들 틈바구니에서 일생을 보낸 한 의료선교사로서의 삶은 그리스도인다운 삶의 모습, 즉 '하나님의 형상'을 드러내면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큰 울림과 함께 보여준다.

450그램의 몸집으로 온종일 쉴 새 없이 돌아가는데다가 웬만한 탈 정도는 스스로 고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신장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여과 기능을 전담하고 있는 이 기관은 지극히 작은 공간에서 초단시간에 이 역할을 해낸다. 가느다란 관을 돌돌 말아 화학물질을 낱낱이 걸러내는 수백만 개의 투명한 고리를 만드는 방식으로 속도를 통제한다. 덩치가 큰 적혈구는 그처럼 좁다란 통로를 빠져나가지 못하므로 피에서 당분과 염분, 수분 따위를 걸러내 별도로 처리한다. 신장이 적혈구에 달라붙은 짐 보따리들을 다 떨어내서 30여 종의 화학물질들을 배출하고 나면, 곧바로 효소가 빈자리의 99퍼센트를 채워 혈류에 실어 보낸다. 나머지 1퍼센트는 대부분 요소인데, 방광에 모였다가 신장에서 쓸모없다는 판정을 받은 여분의 물과 더불어 한꺼번에 배출된다. 1초쯤 있다가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온몸에 다시 한 번 메아리치면 새로운 피가 쏟아져 들어가 가느다란 관을 가득 채운다.

총 9만 7천 킬로미터에 육박하는 혈관들, 신체를 구성하는 100조 개의 세포를 먹여 살리는 5-6리터의 피, 외부 침투의 조짐이 보일 때 즉각적으로 화학적 경계경보가 발령되고 신체의 수많은 시스템이 곧장 대응 태세에 들어가는 면역 체계 등 인체를 구성하는 수많은 기관들의 역할과 기능을 알게 되면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몸의 본질, 생명의 의미, 몸을 살덩이가 아니라 생명체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피와 숨, 그리고 그 모든 작용을 통제하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머리와 영을 다루고 나서, 고통에 반응하는 신체 작용을 통해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몸의 특성까지 짚는다. 이 어렵고 복잡한 설명이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이해되는 건 모두 노련한 가이드, 필립 얀시의 필력 덕분이다.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모세혈관 속에서 적혈구들은 신선한 산소를 세포 하나하나에 빠짐없이 전달하고, 이산화탄소나 요소와 요산 같은 쓰레기들을 빨아들인다. 그렇게 수집한 유해 화학 물질들을 날라다가 몸 밖으로 배출해주는 신체 기관에 전달한다. 폴 브랜드 박사는 이러한 혈액의 정화 기능을 구약성경에서 피와 관련한 여러 본문과 제사법을 다루며 '피가 죄를 정화시킨다'는 개념과 연결시키고, 특히 신약성경의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정결하게 한다'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숨을 이야기하다가 영적 호흡과 성령님을 말하고, 피가 가진 생명의 상징을 이야기하다가 성찬에서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생명'을 실감하며 살아야 한다고 도전한다. 인체에 침투하는 독성 물질을 이야기하면서 죄의 문제를 논하고,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를 설명하다 지체들의 소속감과 교회의 하나 됨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고통에 근거한 연합'을 제안하며 건강한 공동체의 신선한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의 설명과 이야기는 그것 자체로 끝나지 않고 항상 그것과 연결되는 영적이고 신학적인 주제로 넘어간다. 이 책의 주제가, 그리고 저자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책은 지난 1984년에 나온 초판본 내용을 전면 수정, 보완한 2008년 개정증보판을 완역한 것이다.

폴 브랜드 , 필립 얀시 지음 |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 416쪽 | 15,000원

 

다변화된 미디어 매체에 아이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조건 금지하고 막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미 아이들은 미디어 시대의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시대에 자라고 있다. 그러므로 무조건 막기보다 미디어의 장점들을 잘 활용하고 절제하며 사용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십여 년 간 어린이 청소년 세계관 전문 사역자로 일해 왔던 저자 유경상은 캠프와 세미나로 검증된 미디어코칭 교재 '하나님, 미디어가 뭐예요'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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